세속적 상상 가지고 알 수 없는 천국

<교회력에 따른 말씀 묵상> ……………. (성경전서 새번역)

{ 복음 } 누가복음서 20장 34-38절 …. [34] 예수께서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이 세상 사람들은 장가도 가고, 시집도 가지만, [35] 저 세상과 죽은 사람들 가운데서 살아나는 부활에 참여할 자격을 얻은 사람은 장가도 가지 않고 시집도 가지 않는다. [36] 그들은 천사와 같아서, 더 이상 죽지도 않는다. 그들은 부활의 자녀들이므로, 하나님의 자녀들이다. [37] 죽은 사람들이 살아난다는 사실은 모세도 가시나무 떨기 이야기가 나오는 대목에서 보여 주었는데, 거기서 그는 주님을 ‘아브라함의 하나님, 이삭의 하나님, 야곱의 하나님’ 이라고 부르고 있다. [38] 하나님은 죽은 사람들의 하나님이 아니라, 살아 있는 사람들의 하나님이시다. 모든 사람은 하나님과의 관계 속에서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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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 1 ) 위의 38절은 희랍어 원문에서 직역을 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하나님은 죽은 자들의 하나님이 아니라, 살아 있는 자들의 하나님이시다. 모두가 그분에게는 살아 있다.” 로 번역됩니다.

이것이 무슨 뜻입니까? 하나님이 죽은 자들의 하나님이 아니시라면, 별세한 사람들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는 말씀입니까? 까다롭지요?

가령, 이렇게 풀면 어떻습니까? ‘하나님께서는 ‘죽음으로’ 단절된 사람들과는 관계가 없으십니다.’ 라고 풀면 이해가 되십니까? 말하자면, ‘영혼이 하나님을 떠났던 사람’ 이라면, 육신마저 죽고난 후에는, 아예 하나님과의 관계가 끝나고 만다고 말하면 이해되시겠습니까?

그리고 ‘하나님은 살아 있는 사람들의 하나님이시다’ 라는 말씀을 풀어봅시다. 37절에서, 이 말씀을 이해하기 쉽도록, 모세가 하나님을 “아브라함의 하나님, 이삭의 하나님, 야곱의 하나님”이라고 부른 이유를, ‘하나님은 살아 있는 사람들의 하나님이시기 때문이라’ 고 했습니다.

하지만 아브라함도, 이삭도, 야곱도 벌써 목숨 거둔지 오래였습니다. 그러므로 ‘살아서 그들의 영혼이 하나님을 떠나지 않은 사람들은, 죽어서도 하나님과의 관계가 지속된다’는 의미인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38절의 결어 부분을 보겠습니다. “모두가 그분에게는 살아 있다” 이 말씀이 무엇일까요? 결론을 말씀드리면, “하나님과 인간 사이에 맺어진 생명의 관계는, (하나님께서 영원하신 분이시므로), 영원토록 끊어지지 않는다.” 는 말씀입니다.

( 2 ) 복음서에서 가장 신비스런 것이 ‘하늘나라’, 그리고 ‘부활’과 ‘영생’ 이라는 단어입니다. 또 복음서에서 가장 큰 사건이라면 ‘주님의 부활 사건’ 입니다. 만약 제가 복음서 기자였다면, 21세기에 사는 오늘의 사람들을 위하여 부활하신 예수님에 관한 이야기를 제일 많은 분량으로, 그리고 상세하게 기록하려고 노력했을 것 같습니다.

그러나, 복음서는 물론이고, 예수님 자신께서 하늘나라에 관해서, 그리고 부활의 몸에 관해서 그리 상세한 말씀을 주시지 않으셨습니다. 왜 그러셨을까요? 좀 상세히 일러 주셨더라면, 하늘나라를 사모하는 사람들이 더 많았을 것이고, 그러면 사람들이, 확신을 가지고, 하늘나라 갈 준비, 곧 열렬한 신앙생활을 할 것 아니겠습니까?

그렇지만 예수님의 생각은 제 생각과 전혀 다르셨습니다. 하늘나라는 이 세상의 언어로는 설명할 수도 없고, 세속적 가치관으로 하늘나라를 설명하다가는 아마도 오히려 수많은 오해를 불러일으킬 것을 우려하여, 도리어 이 부분에 관해서는 입을 다물고 계셨던 것으로 보입니다.

예를 들어서, ‘영생’이라는 말 자체가, 우리들의 이해로는 ‘영원히 지속되는 시간 속에서 생명이 유지되고 있는 상태를 말하는 것’ 으로 연상되지만, 그것보다는 ‘하나님과의 혼의 합일’이 이루어진 영혼이기 때문에, 하나님께서 영원하시므로, 하나님의 영원 속에 더불어 영존할 것이라는 뜻입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 하늘나라를 비유의 말씀, 곧 부자와 나사로의 비유 속에서 말씀하실 때에도, 천국의 구조(가령, 천국과 지옥은 한 장면 속에 있다, 천국으로 간 사람들은 아브라함의 품에 안긴다, 아무리 거기 있는 사람들이 많더라도, 서로 의사소통하는 일이 가능하다, 천국과 지옥 사이에 깊은 구렁이 있다, 지옥불은 타고 있어도 거기 있는 사람들은 죽지 않고 고통만 영원히 받는다, 등등)를 알고자 할 필요가 없다는 말씀이십니다.

재언하거니와, 이 비유의 말씀은 ‘어떤 사람이 천국에 합당한 자인가, 어떤 사람이 지옥에 합당한 사람인가’를 설명하시려던 것이었지, 천국이나 지옥의 구조에 관한 힌트를 주기 위해 말씀하신 것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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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도> 주 하나님, 저희의 부활과 영생은, 하나님과 저희와의 생명의 관계에서 결정되는 것이고, 하나님께서 돌보시는 저희 이웃들을 저희가 어떻게 관계했는가로 결정된다는 사실을 잊지 않게 하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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