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도 늦지 않은 ‘회개’

<교회력에 따른 말씀 묵상> ……………… (공동번역성서 개정판)

{ 어제 만도 2과 } 마태오복음서 20장 8-14절 …. [8] 날이 저물자 포도원 주인은 자기 관리인에게 ‘일꾼들을 불러 맨 나중에 온 사람들부터 시작하여 맨 먼저 온 사람들에게까지 차례로 품삯을 치르시오.’ 히고 일렀다. [9] 오후 다섯 시쯤부터 일한 일꾼들이 와서 한 데나리온씩을 받았다. [10] 그런데 맨 처음부터 일한 사람들은 품삯을 더 많이 받으려니 했지만 그들도 한 데나리온씩 밖에 받지 못하였다. [11] 그들은 돈을 받아들고 주인에게 투덜거리며 [12] ‘막판에 와서 한 시간밖에 일하지 않은 저 사람들을 온종일 뙤약볕 밑에서 수고한 우리들과 똑같이 대우하십니까?’ 하고 따졌다. [13] 그러자 주인은 그들 가운데 한 사람을 보고 ’내가 당신에게 잘못한 것이 무엇이오? 당신은 나와 품삯을 한 데나리온으로 정하지 않았소? [14] 당신의 품삯이나 가지고 가시오. 나는 이 마지막 사람에게도 당신에게 준 만큼의 삯을 주기로 한 것이오.

* = * ( 1 ) 교회력으로 이제 한 해를 마감하는 날이 내일로 박두했습니다. 위에서 보는 예수님의 비유 말씀은 한 해를 마감하는 우리들에게 얼마나 격려와 은혜가 풍성한 말씀인지 모르겠습니다. 뒤늦게라도 주님 앞에 돌아오기만 하면 같은 은혜, 같은 구원을 허락하시겠다는 약속 아닙니까?

동시에 이 비유는 하느님의 크신 은혜에 감사하는 마음으로 먼저 회개가 있어야 할 것을 깨닫게 합니다.

이 비유가 말하려는 것은 근로의 시간 문제가 아닙니다. 몇 시간 일을 했건 포도원에 들어와서 포도원 일에 합력했다는 것 하나로 똑 같은 처우를 받았다는 것인데, 아무리 생각을 해 보아도 이것은 ‘하느님의 궁극적인 요구, 즉 우리들의 구원의 관문인 회개의 요긴함’을 말하고 있는 것이 확실합니다.

이 해가 마저 지나기 전에 회개해야 하겠습니다. 무엇보다 하느님의 뜻을 거스렸던 모든 일에 대해 회개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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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의 복음 } 루가복음서 21장 34-36절 … [34] “흥청대며 먹고 마시는 일과 쓸데없는 세상 걱정에 마음을 뻬앗기지 않도록 조심하여라. 그 날이 갑자기 닥쳐올지도 모른다. 조심하여라. [35] 그 날이 온 땅 위에 사는 모든 사람에게 덫처럼 들이닥칠 것이다. [36] 그러므로 너희는 앞으로 닥쳐올 이 모든 일을 피하여 사람의 아들 앞에 설 수 있도록 늘 깨어 기도하여라.

* = * ( 2 ) 회개는 일회성이 아닙니다. 하루에 열두 번이라도 회개해야 합니다. 그런데 회개 후에는 회개한 사람의 삶으로 연결되는 새로운 출발이 필요합니다. 거룩한 삶, 하느님 중심적인 기도생활이 필요합니다.

하느님 중심적인 기도란, 자기 중심적이지 않은 기도를 말합니다. 날마다 ‘기도’라는 이름으로, 자기의 요구를 하느님의 도움을 입어 관철하려는 행동은, 기도라고 볼 수 없습니다. 철저히 하느님의 사람이 되기를 바라서 하느님의 뜻을 받들며 기도해야 합니다.

저는 지난 한 해 동안, 저의 정치적 의견을 관철하려고 하느님께 기도했음을 회개합니다. 저의 기도는 이제, 누가 정권을 빼앗겼든, 누가 정권을 잡았든 간에, 그들이 어떤 이념이나 어떤 세속적 가치관의 종이 되지 말고, 하느님께 붙잡힌 사람들이 되기 위해 기도하고 있습니다.

모든 국회의원들과, 공무원들과, 전문가들과, 교육자들과, 언론인들과, 사회 지도자들과, 사업가들과, 백성들이 하느님의 뜻을 받들어, 나라와 겨레를 사랑하며, 자신의 입신양명 만을 위해 살지 않는 나라 되는 것을 위해 기도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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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의 만도 1과 } 베드로전서 3장 15-16절 …. [15] 여러분의 마음속에 그리스도를 주님으로 우러러 모시고 여러분이 간직하고 있는 희망에 대해서 설명을 듣고 싶어하는 사람들에게는 언제라도 답변할 수 있도록 준비해 두십시오. [16] 그러나 답변을 할 때에는 부드러운 태도로 조심스럽게 해야 합니다. 여러분은 언제나 깨끗한 양심을 지니고 사십시오. 그러면 그리스도를 믿는 여러분의 착한 행실을 헐뜯던 자들이 바로 그 일로 부끄러움을 당하게 될 것입니다.

* = * ( 3 ) 회개는 그릇된 행실에 대한 회개 만이 아니고, 마땅히 행해야 할 의무를 소홀히 한 데 대한 회개도 뒤따라야 할 것입니다. 이것 역시 이 해가 저물기 전에 하느님 앞에서 회개해야 옳습니다. 나태함이 다시는 없기 위해서, 하느님 사랑 – 이웃 사랑의 사명을 감당할 열심과 힘과 건강과 상황을 하느님께서 주시기를 빌어야 하겠습니다.

그리하여 하느님 중심적인 삶의 질서가 저와 여러분에게 확실하게 세워지기를 바랍니다. ‘저희들의 착한 행실을 헐뜯던 사람들이 저희의 행실을 보고 부끄러움을 당하게 될’ 꿈이 있다는 것입니다.(벧전 3:16하)

<기도> 주 하느님, 한 해를 보내면서, 저희의 회개를 보시려는 하느님의 소망을 깨닫게 하시니 감사드립니다. 저희가 행한 잘못을 철저히 회개합니다. 또한 저희가 져야 할 책임을 소홀히 한 것을 회개합니다. 새 해를 맞기 전에 <하느님의 뜻을 최우선으로 삼는> 자세로 회개하고 새 해의 삶을 설계하게 하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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