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어나라, 내 영혼아!

<대림 1주일, 본문 묵상> …………… (공동번역성서 개정판)

{ 구약 } 이사야 2장 1-5절 …. [1] 이것은 아모쓰의 아들 이사야가 유다와 예루살렘이 어찌 될 것인지를 내다보고 한 말이다. [2] <장차 어느 날엔가 ‘야훼의 집’(* 성전)이 서 있는 산이 모든 멧부리 위에 우뚝 서고 모든 언덕 위에 드높이 솟아, 만국이 그리로 물밀듯이 밀려들리라. [3] 그 때 수많은 민족이 모여와서 말하리라. “자, 올라가자, 야훼의 산으로, 야곱의 하느님께서 계신 전으로! 사는 길을 그에게 배우고 그 길을 따라가자. 법은 시온에서 나오고, 야훼의 말씀은 예루살렘에서 나오느니.” [4] 그가 민족간의 분쟁을 심판하시고, 나라 사이의 분규를 조정하시리니, 나라마다 칼을 쳐서 보습을 만들고, 창을 쳐서 낫을 만들리라. 민족들은 칼을 들고 서로 싸우지 않을 것이며, 다시는 군사 훈련도 하지 아니하리라. [5] 야곱의 가문이여, 야훼의 빛을 받으며 걸어가자.>

* = * 이사야서의 이 본문 만큼, 간곡한 말로 ‘세계평화의 꿈’을 표현한 곳이 어디에 또 있을까요?

평화는 화해에서 시작합니다. 화해 가운데 가장 본질적인 화해는, 인류의 반역죄로 인해 등졌던 하느님과 인간 사이의 화해입니다. 그 화해의 ‘대속물’로 하느님께서 준비하신 제물이 당신의 외아들 예수 그리스도이셨습니다.

대속의 제물이며 ‘평화의 왕’(화해의 대속물)이신 예수님께서 인간의 몸을 통해서 이 세상에 인간으로 오시기로 작정한 것이 하느님의 구원역사의 핵심이었습니다.

하느님의 이 뼈아픈 결정, 이 장엄한 결행을 기념하는 교회절기가 ‘대림절’입니다. 그러므로 이 계절은 송구스럽고도 엄숙한 마음으로, 지켜야 할 것입니다. 그래서 대림절의 예전색깔이 자색입니다.

그러므로 회개와 경건의 자세로, 재림하실 예수님을 맞이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기도에 힘써야 할 것이며, 초림 때의 인류의 무지와 방만을 다시는 재현하지 않도록 깨어 있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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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신 } 로마서 13장 11-14절 …. [11] 이렇게 살아야 하는 여러분은 지금이 어느 때인지를 알아야 합니다. 여러분이 잠에서 깨어나야 할 때가 왔습니다. 지금은 우리가 처음 믿던 때보다 우리의 구원이 더 가까이 다가왔습니다. [12] 밤이 거의 새어 낮이 가까웠습니다. 그러니 어둠의 행실을 벗어버리고 빛의 갑옷을 입읍시다. [13] 진탕 먹고 마시고 취하거나 음행과 방종에 빠지거나 분쟁과 시기를 일삼거나 하지 말고 언제나 대낮으로 생각하고 단정하게 살아갑시다. [14] 주 예수 그리스도로 온몸을 무장하십시오. 그리고 육체의 정욕을 만족시키려는 생각은 아예 하지 마십시오.

* = * 로마 시대의 기독교가 중세 암흑기를 맞기 이전, 기독교 신앙(신학)을 바른 자리에 앉히는 데에 기여한, 신학의 거장 어거스틴(354 – 430)의 생애에서, 가장 크게 영향을 준 성경본문이 바로 위에 적은 로마서 본문(13:11-14)이었습니다.

이 본문은 다만 어거스틴 만이 아니고, 모든 인류에게 경각심을 주는 말씀입니다. ‘죄악의 어두운 골짜기에서 헤매는 영혼들아, 광명한 빛이 임하여 오신다. 이제 잠을 깨어라’ 라고 경고하시는 말씀인 것입니다.

이 경고는 하느님의 고맙고도 인자한 경고의 말씀입니다. 그래서 어거스틴은 죄의 습관을 모두 벗어버리고, 그를 얽매었던 모든 미신과 죄악의 굴레로부터 벗어났습니다.

대림절을 맞으시는 성도 여러분, 아직껏 저와 여러분을 얽매는 죄의 사슬이 있다면, 이 말씀을 통하여 해방을 맞으시기를 기원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대림절은 참으로 복된 계절입니다. 모든 굴레와 사슬에서 벗어나는 형제자매들의 모습을 많이 보는 절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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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복음 } 마태오복음서 24장 36, 40-44절 …. [36] “그러나 그 날과 그 시간은 아무도 모른다. 하늘의 천사들도 모르고 아들도 모르고 오직 아버지만이 아신다. …. [40] 그 때에 두 사람이 밭에 있다면 하나는 데려가고 하나는 버려둘 것이다. [41] 또 두 여자가 맷돌을 갈고 있다면 하나는 데려가고 하나는 버려둘 것이다. [42] 이렇게 너희의 주인이 언제 올지 모르니 깨어 있어라. [43] 만일 도둑이 밤 몇 시에 올는지 집 주인이 알고 있다면 그는 깨어 있으면서 도둑이 뚫고 들어오지 못하게 할 것이다. [44] 사람의 아들도 너희가 생각지도 않은 때에 올 것이다. 그러니 너희는 늘 준비하고 있어라.”

* = * 우리 주변에 보면 대림절을, 마치 재림주로 오시는 예수님 만을 묵상하며 지내야 하는 절기로 보는 이들이 있는가 하면, 초림을 다시 맞이하는 것으로 오인하는 이들도 있습니다. 둘 다 틀렸습니다.

교회의 대림절은 주님의 ‘초림’(베들레헴 말구유에서 마리아의 몸을 빌어 성령으로 잉태되고 탄생하신 하느님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의 오심)을 기념하면서, 예수님께서 약속하신 대로, 심판주로 다시 이 세상에 임하실 ‘재림주’를 맞이할 수 있도록 준비시키기는 기간입니다.

그러므로 대림절의 교회의 대표표제는 “내 영혼아, 깨어나라” 입니다. 우리들의 영혼이 항상 깨어 있어야 하겠지만, 이 절기에 다시 깨어나자는 것이 우리들의 기도요, 간곡한 지침인 것입니다. 진정 내 영혼이 하느님을 바라보고 있는가를 묵상하면서 오는 네 주간을 보냅시다.

<기도> 주 하느님, 성탄절을 앞두고 저희의 마음이 2천 년 전, 하느님 아버지께서 성자 예수 그리스도를 이 세상에 인간이 되어 오게 하신 그 마음을 저희가 묵상하게 하옵소서. 인류를 구원하시기 위하여, 죄인인 저를 구원하시기 위하여 이 놀라운 결행을 이루신 하느님의 결심을 저희가 뼈아프게 묵상하게 하옵소서. 그리하여 큰 감사와 큰 뉘우침으로 이 복된 계절을 보내게 하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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