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탄과 재림을 진정 사모하여

<대림 3주일, 본문 묵상> ……………. (공동번역성서 개정판)

{ 구약 } 이사야 35장 2하-4절 …. [2하] 사람들이 야훼의 영광을 보리라. 우리 하느님의 영광을 보리라. [3] 늘어진 두 팔에 힘을 주어라. 휘청거리는 두 무릎을 꼿꼿이 세워라. [4] 겁에 질린 자들을 격려하여라. “용기를 내어라. 무서워하지 마라. 너희의 하느님께서 원수갚으러 오신다. 하느님께서 오시어 보복하시고 너희를 구원하신다.”

{ 서신 } 야고보서 5장 7-10절 …. [7] 그러므로 형제 여러분, 주님께서 오실 때까지 참고 기다리십시오. 농부는 땅이 귀중한 소출을 낼 때까지 끈기있게 가을비와 봄비를 기다립니다. [8] 여러분도 참고 기다리며 마음을 굳게 하십시오. 주님께서 오실 날이 가까이 왔습니다. [9] 형제 여러분, 심판을 받지 않으려거든 서로 남을 탓하지 마십시오. 심판하실 분이 이미 문 앞에 서 계십니다. [10] 형제 여러분, 고난을 참고 이겨낸 사람들의 본보기로서 주님의 말씀을 받아 전한 예언자들을 생각하십시오.

{ 복음 } 마태오 복음서 11장 7-11절 …. [7] 요한의 제자들이 물러간 뒤에 예수께서 군중에게 요한을 두고 이렇게 말씀하셨다. “너희는 무엇을 보러 광야에 나갔더냐? 바람에 흔들리는 갈대냐? [8] 아니면 무엇을 보러 나갔더냐? 화려한 옷을 입은 사람이냐? 화려한 옷을 입은 사람은 왕궁에 있다. [9] 그렇다면 너희는 무엇을 보러 나갔더냐? 예언자냐? 그렇다! 그런데 사실은 예언자 보다 더 훌륭한 사람을 보았다. 성서에, [10] ‘너보다 앞서 내 사자를 보내니 그가 네 갈 길을 미리 닦아놓으리라.’ 하신 말씀은 바로 이 사람을 가리킨 것이다. [11] 나는 분명히 말한다. 일찍이 여자의 몸에서 태어난 사람 중에 세례자 요한보다 더 큰 인물은 없었다. 그러나 하늘 나라에서 가장 작은 이라도 그 사람보다는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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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 약 60년 전에 있었던 제 친척 누님의 이야기입니다. 그 누님은 오랫동안 집을 떠나 직장생활을 했기 때문에 30이 가깝도록 결혼을 하지 못한 상태에 있었습니다.

지방에서 한 작은 교회의 사찰로 일하는 착한 노총각을 소개해 준다고 해서 목사님이 주선해서 상견례도 치루고 약혼까지 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누님에게 걱정이 생겼습니다. 약혼했다는 이 남자가 전화연락도 없고, 편지도 없고, 간접적으로라도 결혼을 어떻게 준비하고 있는지, 결혼 후에 어떻게 살 것인지 아무런 이야기가 없었습니다. 하다못해 지나가던 길에라도 들러서 함께 식사를 하자든지 차를 마시자든지 하는 말 조차도 없었습니다.

누님이 너무도 마음이 불안해서 약혼자에게 편지를 한 겁니다. ‘만날 기회라도 주시면 몇 가지 의논할 일이 있다’고 하고서, ‘약혼했다는 사람들이 이렇게 무소식이어도 되냐고 묻고 싶다’고도 했고요.

그런데도 연락이 없는 거에요. 누님은 마지막 카드를 꺼낸 겁니다. 약혼식 날 받았던 몇 가지 ‘예물’을 모두 한 보따리에 싸서, 소포로 그 남자에게 보내버리고 만 것입니다.

그제야 그 남자가 그 교회 전도사님을 보내서, 아무래도 파혼을 해야겠다는 연락을 했더랍니다. ‘자기는 나에게 과분한 혼처여서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든다’는 믿기 힘든 전갈과 더불어.

( 2 ) <우리 인간들이 간절히 기다리거나 말거나 관계없이,> 하느님께서는 우리 인류들을 구원하시기 위해 독생자 예수 그리스도를 보내셨고, 또 장차 어느 날에 이르러서는, 심판장 되시는 재림주 예수 그리스도도 그렇게 보내실 것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우리 인간들이 ‘오실 테면 오시라지’ 하고 무심히 있어서는 안됩니다.

마치 결혼식 날을 잡아놓고도 무심하게 약혼자를 기다리게만 했던, 그런 남자처럼, 무심하게 지낼 수는 없습니다. 사랑의 표시가 있어야 하고, 결혼하면 이렇게 살자, 저렇게 살자 하고 결혼 이후의 삶을 준비하느라고 바쁜 것이, 약혼한 사람들의 자연스런 자세 아닙니까?

그런 준비가 없다면, 그건 약혼자라고 볼 수도 없지요.

이와 마찬가지로, 성탄절을 맞이하는 우리들은, 과거 2천 년 전의 유다인들이 실패했던 것과 똑같은 실패를 답습하지 말아야 합니다. 적어도 왜 예수님을 인간의 몸으로 세상에 오시게 했었던지 그 이유를 깊이 묵상하면서 성탄절을 맞이해야 할 것입니다.

( 3 ) 죄로 말미암아 인류가 하느님과 등지고 살면서도, 하느님께로 돌아올 생각을 하지 않고, 반역의 상태에 그대로 머물러 살고 있었기 때문에, 하느님께서 독생자 예수 그리스도를 인간세상에 보내시기로작정하셨던 것 아닙니까?

인간이 자기 죄값을 스스로 치룰 수도 없었고, 너무도 죄의 무게가 막중했기 때문에, 하느님께서 대속의 제물로 독생자를 주시기로 작정하신 것 아닙니까?

그리하여 예수 그리스도께서 이 세상에 오셨고, 십자가를 지셨고, 대속의 제물이 되셨습니다.

이런 하느님의 결행에 진심으로 감사드리면서, 우리가 회개와, 감사와, 경외하는 믿음, 그리고 하느님의 뜻을 받들어 살려는 순종의 자세가 우리들에게 요긴한 것입니다. 이것이 성탄을 맞이하고 재림을 기다리는 우리들의 기본자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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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도> 주 하느님, 하느님의 마음을 조심스럽게 묵상하며 성탄을 맞이하게 하옵소서. 독생자 예수께서 저희 죄를 대속하시기 위해 온전한 제물로 목숨을 바치셨던 그 일을 생각하며 성탄을 맞이하게 하옵소서. 심판주로 다시 오실 약속을 저희 인간들과 맺으신 하느님의 심정을 저희가 깨달아 거듭난 자로 살게 하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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