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현 후 끝주일, 본문 묵상> …… (공동번역성서 개정판)
{ 구약 } 신명기 30장 15-20절 …. [15] 보아라. 나는 오늘 생명과 죽음, 행복과 불행을 너희 앞에 내놓는다. [16] 내가 오늘 내리는 너희 하느님 야훼의 명령을 순종하며 너희 하느님 야훼를 사랑하고 그가 지시하신 길을 걸으며 그의 계명과 규정과 법령을 지키면 너희는 복되게 살며 번성할 것이다. 너희가 들어가 차지하려는 땅에서 너희 하느님 야훼께서 내리시는 복을 누릴 것이다. [17] 그러나 너희 마음이 변하여 순종하지 아니하면, 하느님께 추방당하여 다른 신들 앞에 엎드려 그것들을 섬기게 될 것이다. [18] 오늘 나는 너희에게 일러둔다. 그리되면 너희는 반드시 망하리라. 너희가 이제 요르단 강을 건너가 차지하려는 땅에서 오래 살지 못할 것이다. [19] 나는 오늘 하늘과 땅을 증인으로 세우고 너희 앞에 생명과 죽음, 복과 저주를 내놓는다. 너희나 너희 후손이 잘살려거든 생명을 택하여라. [20] 그것은 너희 하느님 야훼를 사랑하는 것이요 그의 말씀을 듣고 그에게만 충성을 다하는 것이다. 그것이 야훼께서 너희 선조, 아브라함과 이사악과 야곱에게 주겠다고 맹세하신 땅에 자리잡고 오래 잘사는 길이다.
* = * ( 1 ) 오늘의 구약 본문은 신명기의 법령들을 모두 알려 주고 나서, 하느님과 인간 사이에, 마치 계약서에 계약 당사자들이 날인을 하듯이, 인을 치시는 부분입니다.
야훼 하느님은 하늘에 계시므로, 하늘과 땅이 하느님 대신하여 증인으로 섭니다. 그들 앞에서 하느님의 백성들이 서명을 해야 할 단계에 있습니다.
그러므로 오늘의 계약 문건의 구체적인 사항은 모두 생략되어 있고 다만 서명 만을 남겨 두고 있기 때문에, 인간들은 마음 속으로 신명기 5장부터 29장까지의 내용을 품고 있어야 합니다. 즉 십계명으로 시작하여 모든 시행세칙에 이르기까지 동의해야 서명을 할 수 있습니다.
오늘, 공현 후 끝주일을 맞이하여, 신명기 법령, 곧 옛 계약서를 다시 꺼내 들고, 우리 선조들이 서명했던 법조항을 들고 나오는 것은, 그 계약의 내용을 얼마나 형식에 불과하게 취급했던가를 채근하기 위함입니다.
그 책임을 물으시겠다는 것이 아니고, 그 모든 ‘법의 정신’이 무엇이었던가를 똑바로 알려 주시면서, 하느님께서 친히 인간이 되시어 세상에 오신 예수님을 통해서, 인류와 ‘새 계약’을 맺으신 것을 기억시키려 함에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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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신 } 고린토 전서 3장 1-6, 8-9절 …. [1] 형제 여러분, 나는 여러분에게 영적인 사람을 대할 때와 같이 말할 수가 없어서 육적인 사람, 곧 교인으로서는 어린 아이를 대하듯이 말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2] 나는 여러분에게 단단한 음식은 먹이지 않고 젖을 먹였습니다. 여러분은 그 때 단단한 음식을 먹을 수가 없었던 것입니다. 사실은 아직도 그것을 소화할 힘이 없습니다. [3] 여러분은 지금도 육적인 생활을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여러분이 서로 시기하고 다투고 있으니 여러분은 아직도 육적인 사람들이고 세속적인 인간의 생활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니고 무엇이겠습니까? [4] 여러분이 세속적인 인간이 아니고서야 어떻게 “나는 바울로파다.” 하거나 “나는 아폴로파다.” 하거나 할 수 있겠습니까? [5] 도대체 아폴로는 무엇이고 바울로는 무엇입니까? 아폴로나 나나 다 같이 여러분을 믿음으로 인도한 일꾼에 불과하며 주님께서 우리에게 각각 맡겨주신 일을 했을 따름입니다. [6] 나는 씨를 심었고 아폴로는 물을 주었습니다. 그러나 그것을 자라게 하신 분은 하느님이십니다. …. [8] 심는 사람과 물주는 사람은 동등한 사람이고 각기 수고한 만큼 삯을 받을 따름입니다. [9] 우리는 하느님을 위해서 함께 일하는 일꾼들이고 여러분은 하느님의 밭이며 하느님의 건물입니다.
* = * ( 2 ) 바울로 사도는, 구세주 예수님께서 그의 공생애를 통하여 인류와 맺어 주신 ‘새 계약’의 내용과 그 중요성을 해설해 주기 위해서, 고린토 교회의 성도들에게 편지하면서, 그 서두에서 ‘새 계약’은 ‘옛 계약’인 율법서에 비해, 영적으로 한껏 업그레이드 된 것이니, 이 점을 주의하지 않고서는, 이해할 수 없다는 것을 경고하는 내용입니다.
여기에 ‘바울로파다, 아폴로파다’ 하는 분파현상을 나무라는 것은 고린토 사람들의 파벌나누기를 꾸짖는 뜻도 담겨 있지만, 실상은 그런 정도의 주의로 환기시키려 했던 것이 아니었습니다. 아직도 인간의 차원, 육신적 차원에 머무르지 말고, 하느님의 뜻이 어디에 있는가를 깨닫기를 바라던 사도 바울의 간곡한 뜻을 알라고 교회가 이 서신을 오늘 주일본문으로 택하고 있는 것입니다.
즉 ‘새 계약’의 법령은 ‘옛 계약’ 곧 율법의 법령에 비길 바가 아닐만큼 차원 높은 법전임을 전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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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복음 } 마태오 복음서 5장 21-22, 27-36절 …. [21] “ ‘살인하지 마라. 살인하는 자는 누구든지 재판을 받아야 한다.’ 하고 옛 사람들에게 하신 말씀을 너희는 들었다. [22] 그러나 나는 이렇게 말한다. 자기 형제에게 성을 내는 사람은 누구나 재판을 받아야 하며 자기 형제를 가리켜 바보라고 욕하는 사람은 중앙 법정에 넘겨질 것이다. 또 자기 형제더러 미친놈이라고 하는 사람은 불붙는 지옥에 던져질 것이다. ….” [27] “ ‘간음하지 마라.’ 하신 말씀을 너희는 들었다. [28] 그러나 나는 너희에게 이렇게 말한다. 누구든지 여자를 보고 음란한 생각을 품는 사람은 벌써 마음으로 그 여자를 범했다. [29] 오른눈이 죄를 짓게 하거든 그 눈을 빼어 던져버려라. 몸의 한 부분을 잃는 것이 온몸이 지옥에 던져지는 것보다 낫다. [30] 또 오른손이 죄를 짓게 하거든 그 손을 찍어 던져버려라. 몸의 한 부분을 잃는 것이 온 몸이 지옥에 던져지는 것보다 낫다.”
[31] “또한 ‘누구든지 아내를 버리려면 그에게 이혼장을 써주어라.’ 하신 말씀이 있다. [32] 그러나 나는 이렇게 말한다. 누구든지 음행한 경우를 제외하고 아내를 버리면, 이것은 그 여자를 간음하게 하는 것이다. 또 그 버림받은 여자와 결혼하면 그것도 간음하는 것이다.”
[33] 또 ‘거짓 맹세를 하지 마라. 그리고 주님께 맹세한 것은 다 지켜라.’ 하고 옛 사람들에게 하신 말씀을 너희는 들었다. [34] 그러나 나는 이렇게 말한다. 아예 맹세를 하지 마라. 하늘을 두고도 맹세하지 마라. 하늘은 하느님의 옥좌이다. [35] 땅을 두고도 맹세하지 마라. 땅은 하느님의 발판이다. …. [36] 네 머리를 두고도 맹세하지 마라. 너는 (* 네) 머리카락 하나도 희게나 검게 할 수 없다.
* = * ( 3 ) 오늘의 본문들은 하나의 공식이 있습니다. “옛 사람들에게 ‘무엇이라’ 고 하셨다. 그러나 나는 너희에게 말한다. ‘이렇게 해야 한다. …. ” 이런 공식으로 되어 있습니다.
옛 사람들에게 말씀하신 것은, 이 법령을 어기는 사람들은 죄인이 되는 형법으로 되어 있지만, 새 법은 법의 정신을 드러내어, 그 모법을 기억하고 따름으로 하느님의 백성이 되는 ‘은혜 시대의 법령’을 살고 있음을 강조했습니다.
그런데 새 법은 지키기가 더 힘들게 되었습니다. ‘남에게 성을 내는 사람, 남을 비난하는 사람은 모두 지옥에 갈 사람이라’ 했고, ‘이성을 향해 음욕을 품는 사람은 벌써 간음한 것이라’ 했으며, ‘음행 이외에 이혼 사유는 있을 수 없다’, ‘맹세는 절대로 금한다’ 했습니다.
결국 아무도 예수님의 법령 앞에는 죄인이 아닌 사람이 없게 되는 법을 주신 것입니다. 누가 이 계약서에 날인을 할 수가 있겠습니까?
그래서 모두 기권하시겠습니까? 그럴 수 없습니다.
물론 우리 인간은 하느님 앞에서 자기 자신마저도 신뢰할 수 없는 존재들입니다. 하지만 하느님의 영, 곧 성령께서 함께 하시면, 베드로와 바울로와 같은 사도들, 그리고 예루살렘과 지중해 연안 곳곳에 세워진 초대교회들에, 복음으로 새 계약 속에 살게 된 모든 회중들이 어떻게 변화된 인격을 가지게 되었는지를 보십시오. 성령께서 함께 하시면 새로운 인격을 입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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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도> 주 하느님, 성령을 통하여 새 사람을 입게 하옵소서. 그리하여 옛 사람을 벗어버리고, 성령으로 충만히 입히시어, 예수님의 품성을 닮아가는 하느님의 자녀로 살게 하옵소서. 주님의 은혜로 은혜의 법 아래 살게 하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