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의 수요일, 본문 묵상> ………………. (공동번역성서 개정판)
{ 복음 } 마태오 복음서 6장 1-6, 16-18절 …. [1] “너희는 일부러 남들이 보는 앞에서 선행을 하는 일이 없도록 하여라. 그렇지 않으면 하늘에 계신 아버지에게서 아무런 상도 받지 못한다.” [2] “자선을 베풀 때에는 위선자들이 칭찬을 받으려고 회당과 거리에서 하듯이 스스로 나팔을 불지 마라. 나는 분명히 말한다. 그들은 이미 받을 상을 다 받았다. [3] 자선을 베풀 때에는 오른손이 하는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여 [4] 그 자선을 숨겨두어라. 그러면 숨은 일도 보시는 네 아버지께서 갚아주실 것이다.”
[5] “기도할 때에도 위선자들처럼 하지 마라. 그들은 남에게 보이려고 회당이나 한길 모퉁이에 서서 기도하기를 좋아한다. 나는 분명히 말한다. 그들은 이미 받을 상을 다 받았다. [6] 너는 기도할 때에 골방에 들어가 문을 닫고 보이지 않는 네 아버지께 기도하여라. 그러면 숨은 일도 보시는 아버지께서 다 들어주실 것이다.”
[16] “너희는 단식할 때에 위선자들처럼 침통한 얼굴을 하지 마라, 그들은 단식한다는 것을 남에게 보이려고 얼굴에 그 기색을 하고 다닌다. 나는 분명히 말한다. 그들은 이미 받을 상을 다 받았다. [17] 단식할 때에는 얼굴을 씻고 머리에 기름을 발라라. [18] 그리하여 단식하는 것을 남에게 드러내지 말고 보이지 않는 네 아버지께 보여라. 그러면 숨은 일도 보시는 아버지께서 갚아주실 것이다.”
<( 묵상 1 )> 오늘부터 부활주일 전 날까지, 주일을 제외한 40일을 회개의 기도를 드리는 기간으로 보내는 것이 예전적교회 만이 아니라 모든 교회의 전통입니다. 주일을 제외하는 것은, 주일은 부활을 기념하는 날로 교회가 인식해 왔기 때문에, 그 날은 금식할 수 없다는 전통 때문이었지 별다른 의미는 없습니다.
‘회개’ 라는 말을 겁내는 사람은, 진정 회개가 필요한 사람입니다. 그러므로 ‘회개로의 권유’를 기쁜 마음으로 받아들이는 사람은 복된 사람입니다. 왜냐하면,
1) 회개는 모든 기도의 시간 못지않게, 하느님을 친밀하게 독대 곧 ‘하느님을 혼자 뵐 수 있는 기회’이기 때문입니다.
2) 회개의 시간은 우리의 지저분했던 영혼의 내면을 온전히 정결하게 씻는 기회이기 때문입니다.
3) 회개를 통하여, 우리에게는 큰 선물, 곧 마음의 평화(화해)와 새 힘을 얻기 때문입니다.
이 사순절을 보내는 규정을 교회가 따로 정하지는 않습니다. 회개의 기간 답게 각자가 모든 일에 절제하는 것이 옳습니다. 가령 부분적인 금식을 할 수도 있고, 절식을 할 수도 있습니다.
기호품(술, 담배, 마약, 커피, 사치 음식 등)을 끊으며, 육식을 삼가는 것도 좋은 일입니다. 하지만, 이를 강제나 억지로 할 일은 아니고, 능동적으로 정하시고 이행하시기 바랍니다.
회개의 기간으로 보내는 일에 적절할 것이라고 자발적으로 정한 일이 있으면, 성실히 이행하는 것이 좋습니다. 남의 눈을 의식하거나, 자부심에 만족하려고 극기서약이나 기도서약을 할 필요는 없습니다.
하느님께서 계명으로 금하신 일을 범하고도 이를 아직껏 회개하지 않고 자기 자신을 두둔-변명하고 있거나, 맡은 책임에 나태했다고 생각하면, 이를 통절히 회개하고 성도의 삶을 회복하는 것이 이 사순절을 지키는 목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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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신 } 고린토 후서 5장 20하 – 6장 2절 …. [5:20하] 하느님과 화해하십시오. 이것은 결국 하느님께서 우리를 시켜 호소하시는 말씀입니다. [21] 우리를 위해서 하느님께서는 죄를 모르시는 그리스도를 죄있는 분으로 여기셨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하느님께로부터 무죄선언을 받게 되었습니다. [6:1] 우리는 하느님과 함께 일하는 사람으로서 여러분에게 간곡히 부탁합니다. 여러분이 받은 하느님의 은총을 헛되게 하지 마십시오. [2] 하느님께서는, “너에게 자비를 베풀 만한 때에 네 말을 들어주었고, 너를 구원해야 할 날에 너를 도와주었다.” 하고 말씀하셨습니다. 지금이 바로 그 자비의 때이며 오늘이 바로 구원의 날입니다.
<( 묵상 2 )> ‘회개’란 회개의 눈물과 직결되므로 슬픈 일로 보시면 안됩니다. 도리어 더할 나위 없이 기쁘고 마음 가벼운 일입니다. 하느님의 집으로 돌아오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죄와 죄의 그늘 속에서 방황하던 일을 끝내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하느님께로 돌아오는 사람들은 죄를 용서받습니다. 죄의 종살이를 면하고 자유함을 얻습니다. 이것이야 말로 하느님과 화해한 사람들이 맛보는 진정한 해방의 기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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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약 } 요엘서 2장 1-2, 12-13절 …. [1] 시온에서 나팔을 불어라. 이 땅에 사는 모든 사람이 떨도록 나의 거룩한 산에서 경보를 울려라. 야훼께서 거둥하실 날이 왔다. 그 날이 다가오고 있다. [2] 어둡고 음산한 날, 짙은 구름이 덮인 깜깜한 날, 산들이 까맣게 수도 없이 많은 무리가 덮쳐온다. 이런 일은 전에도 없었고, 앞으로도 천만대에 이르도록 이런 일은 다시 없으리라. …. [12] “그러나 이제라도, 야훼의 말이다. 진심으로 뉘우쳐 나에게 돌아오너라. 단식하며 가슴을 치고 울어라.” [13] 옷만 찢지 말고 심장을 찢고 너희 하느님 야훼께 돌아오너라. 주는 가엾은 모습을 그냥 보지 못하시고 좀처럼 노여워하지도 않으신다. 사랑이 그지없으시어 벌하시다가도 쉬이 뉘우치신다.
<( 묵상 3 )> 구약시대에는 나팔을 불어 회개의 기간을 만백성에게 알렸습니다. 경고의 나팔소리였습니다. 자칫하면 멸망의 위기가 닥쳐오고 있다는 신호였습니다. 회개란 해도 되고 안 해도 되는 그런 한가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었습다.
그래서 온 백성들이 뉘우치고 돌아올 것을 알렸습니다. ‘거룩한 대회’ (회개의 절기)를 열어서, 온 회중이 구원의 하느님 앞에 회개의 기도를 올림으로써 다시 소망을 찾아보고자, 재를 온 몸에 뒤집어 쓰는 일로부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교회는 오늘을 ‘재의 날’이라고 칭합니다. 이마에 재를 바르는 정도로도, ‘내가 죽을 죄인이었습니다’를 다시 고백하시는 복된 날로 지키시기를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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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도> 주 하느님, 예수 그리스도의 보혈의 공로 아니고서는 소망이 없었던 저희를 붙드사 하느님의 자녀로 삼아주시고, 지금껏 사랑으로 보살펴 주셨음을 감사드립니다. 이제 사순절을 맞아 저희를 위하여 주님께서 수난 당하심을 다시 마음에 되새기며, 저희의 죄와 모든 허물을 다시 깨끗이 씻음 받는 기간으로 보내고자 합니다. 주 성령님께서 저희를 인도하시어 하느님 앞에 서기에 합당한 자로 씻어 주시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