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느님, 저희를 용서하소서

<사순절 제20일, 본문 묵상> ………… (공동번역성서 개정판)

{ 구약 } 예레미야 7장 1, 23-28절 …. [1] 야훼께서 예레미야에게 내리신 말씀이다. “ … [23] 나는 내 말을 들으라고만 하였다. 그래야 내가 너희 하느님이 되고, 너희는 나의 백성이 된다고 하였다. 잘되려거든 내가 명하는 길을 따라 걸어야 한다고 하였을 뿐이다. [24] 그런데 너희는 귀를 기울여 나의 말을 듣기는커녕 제멋대로 악한 생각에 끌려 나에게 등을 돌리고 나를 외면하였다. [25] 너희 조상들이 이집트에서 나오던 날부터 오늘에 이르도록 나의 종 예언자들을 줄곧 보냈지만, [26] 너희는 나의 말에 귀를 기울여 들으려고 하지 않았다. 고집이 세어 너희 조상들보다도 더 못되게 굴고 있다. [27] 네(* 예레미야)가 이런 말을 다 일러주어도 이 백성은 너의 말을 듣지 않을 것이다. 외쳐보아도 대답하지 않을 것이다. [28] 그러니 이런 말이나 하여주어라. ‘이 종족은 저희 하느님 야훼께서 무슨 말씀을 하셔도 듣지 않는 것들, 아무리 꾸짖어도 귓전으로 흘리는 것들, 이제 진실은 사라졌다. 진실을 말하는 입술은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게 되었다. … ’ ”

<( 묵상 1 )> 이 말씀이, 하느님께서 주전 610년에 이스라엘 백성들만 두고 말씀하신 것일까요? 아마도 오늘의 세계를 향해서도 더 큰 음성으로 하느님의 전령들을 통해서 들려주시는 말씀일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하느님께서 진노하셔서 예언자들을 통하여 ‘가만두지 않으실 것이라’(렘 7:30) 해도 꿈쩍않고, 하느님께서 ‘너희가 내 속을 썩이고 있다’(렘 8:19) 해도 꿈쩍하지 않습니다.

그들은 오로지, ‘예언자’로 자처하는 거짓예언자들이 “괜찮다, 괜찮다.”(개역개정, “평강하다, 평강하다”) 라고 하는 거짓 예언에만 귀를 기울입니다.

참 예언자들이 전하는 하느님의 말씀에는 등을 돌린 나머지, 그 예언자들은 “돌에 맞아 죽고, 톱질을 당하고, 칼에 맞아 죽기도 했습니다.”(히 11:37) 마침내 하느님의 독생자 예수 그리스도께서 세상에 오셔서 “부끄러움도 상관하지 않고 십자가의 고통을 견디어내시고”(히 12:2) 구원의 길을 여셨습니다.

2천 년이 지난 오늘날도 똑같은 일이 우리 속에서 진행되는 것을 보십니까? 하느님께서는 독생자의 죽음과 부활을 보고서도 마음을 돌이킬 줄을 모르는 이 백성들을 어떤 심정으로 바라보고 계시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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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시 } 시편 95편 7하-11절 …. [7하] 오늘 너희는 그의 말씀을 듣게 되리니 [8] “므리바에서, 그 날 마싸 광야에서의 너희 선조들처럼, 너희는 마음을 완고하게 굳히지 마라. [9] 그들은 거기에서 내가 하는 일을 보고서도 나의 속을 떠보고 나를 시험하였다. [10] 사십 년 동안 그 세대에 싫증이 나버려, 마침내 나는 말하였다. ‘마음이 헷갈린 백성이로구나. 나의 길을 도무지 깨닫지 못하는구나.’ [11] 나는 울화가 터져 맹세하였다. ‘이들은 내 안식에 들지 못하리라.’ ”

<( 묵상 2 )> 이 성시 본문(시편 95편 1-11절)은 ‘개래송’(라 ‘Venite’)이라고도 칭하며, 예전적 교회의 아침기도에서 매일 노래하는 시편입니다.

제가 상반부(1-6절)를 생략한 것은 오늘의 메시지의 중점을 통일시키기 위해서입니다.

오늘 새 날이 밝았으니, 이 하루 동안 하느님의 심정을 알아드리며 살아가자는 취지에서 이 시편을 매일 노래하도록 정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오죽 하느님의 진노가 극에 달하셨으면 ‘너희가 나의 속을 떠보려고 나를 시험했지? 사십 년 동안이나 나는 그 세대에게 싫증이 나버려, 그들은 결코 내 안식하는 곳에 들지 못하게 하리라, 했다’ 고 선언하셨겠습니까?

회개의 기회를 그렇게도 주었건만, 회개할 줄을 모르는 백성, 수많은 하느님의 전령사들을 보내서 하느님께서 회유하시려고 애를 쓰셨지만 종내 등을 돌리고 돌아올 줄을 몰랐던 백성, 그들을 이제는 나도 단념하련다, 하시는 선언으로 읽히지 않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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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복음 } 루가복음서 11장 14-23절 …. [14] 예수께서 벙어리 마귀 하나를 쫓아내셨는데 마귀가 나가자 벙어리는 곧 말을 하게 되었다. 군중은 이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15] 그러나 더러는 “그는 마귀의 두목 베엘제불의 힘을 빌려 마귀들을 쫓아낸다.” 하고 말하였으며 [16] 또 예수의 속을 떠보려고 하늘에서 오는 기적을 보여달라고 하는 사람도 있었다. [17] 그러나 예수께서는 그들의 생각을 알아채시고 이렇게 말씀하셨다. “어느 나라든지 갈라져서 싸우면 쓰러지게 마련이고 한 집안도 갈라져서 서로 싸우면 망하는 법이다. [18] 너희는 내가 베엘제불의 힘을 빌려 마귀를 쫓아낸다고 하는데 만일 사탄이 갈라져서 서로 싸우면 그 나라가 어떻게 유지되겠느냐? [19] 내가 베엘제불의 힘을 빌려 마귀를 쫓아낸다면 너희 사람들은 누구의 힘으로 마귀를 쫓아내는 것이냐? 바로 그 사람들이 너희의 말이 그르다는 것을 지적할 것이다. [20] 그러나 나는 하느님의 능력으로 마귀를 쫓아내고 있다. 그렇다면 하느님의 나라는 이미 너희에게 와 있는 것이다. [21] 힘센 사람이 빈틈없이 무장하고 자기 집을 지키는 한 그의 재산은 안전하다. [22] 그러나 그보다 더 힘센 사람이 달려들어 그를 무찌르면 그가 의지했던 무기는 모조리 빼앗기고 재산은 약탈당하여 남의 것이 될 것이다 [23] 내 편에 서지 않는 사람은 나를 반대하는 사람이며 나와 함께 모아들이지 않는 사람은 헤치는 사람이다.”

<( 묵상 3 )> ‘허위사실 유포’라는 죄가 있습니다. 어떤 사람에 대해서 사실이 아닌 말을 퍼뜨리는 자도 몹쓸 사람이지만, 그런 자를 책벌할 수 있는 사람이 그런 사기꾼을 그냥 두고 보는 것은 더 몹쓸 일입니다.

예수님께서 하느님의 권능으로 행하신 일을 두고, 마귀의 두목(베엘제불)의 힘을 빌려 행한 것이라고 ‘허위사실’을 유포하는 자들이 있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그런 자들 앞에서 조용히 타이르셨지만, 마음 속으로는 ‘참으로 몹쓸 놈’이라 하셨을 것입니다.

지금 우리가 사는 세상은 온통 ‘허위사실 유포’가 지배하는 세상이 되었습니다. 진실을 알 수가 없게 되었습니다. 유포되고 있는 내용을 밝혀 줄 기구도, 책임자도 없어진지 오래기 때문입니다.

그러니까, 제일 큰 범법자는 진실을 가릴 기구를 없앤 자일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상은 진실을 가리우고 있는 자들을 ‘잘한다’ 고 칭찬하고 있습니다.

거짓이 지배하는 이런 세월이 얼마나 더 지속될는지 안타까울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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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도> 주 하느님, 저희들의 나태함으로 저희에게 허락하신 자유, 진실, 공의, 거룩, 평화를 모두 상실한 시대를 지금 살게 되었습니다. 저희가 빛과 소금으로 살지 못한 죄를 용서하소서. 저희를 불쌍히 여기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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