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순절 제30일, 말씀 묵상> ………… (공동번역성서 개정판)
{ 만도 1과 } 창세기 3장 1-17절 …. [1] 야훼 하느님께서 만드신 들짐승 가운데 제일 간교한 것이 뱀이었다. 그 뱀이 여자에게 물었다. “하느님이 너희더러 이 동산에 있는 나무 열매는 하나도 따먹지 말라고 하셨다는데 그것이 정말이냐?” [2] 여자가 뱀에게 대답하였다. “아니다. 하느님께서는 이 동산에 있는 나무 열매는 무엇이든지 마음대로 따먹되, [3] 죽지 않으려거든 이 동산 한가운데 있는 나무 열매만은 따먹지도 말고 만지지도 말라고 하셨다.” [4] 그러나 뱀이 여자를 꾀었다. “절대로 죽지 않는다. [5] 그 나무 열매를 따먹기만 하면 너희의 눈이 밝아져서 하느님처럼 선과 악을 알게 될 줄을 하느님이 아시고 그렇게 말하신 것이다.” [6] 여자가 그 나무를 쳐다보니 과연 먹음직하고 보기에 탐스러울 뿐더러 사람을 영리하게 해줄 것 같아서, 그 열매를 따먹고 같이 사는 남편에게도 따주었다. 남편도 받아먹었다.
<( 묵상 1 )> 창세기는 모든 것의 처음 일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우주만물과 인류가 창조된 이야기 끝에, 인간이 왜 창조주 하느님을 등지게 되었는가를 오늘의 본문은 말합니다.
거기에는 한 능동적인 개입자가 등장하는데, 본문에서는 그를 ‘뱀’이라고 했습니다. 뱀이라는 피조물이 반역의 주범이었다고 볼 것은 아닙니다. 그 뱀을 앞세우고 첫 사람인 아담을 넘어뜨린 존재(또는 권세)가 있었던 것인데, 그 존재를 후일 ‘사탄’ 이라고 호칭하며(계 12:9), 그것은 영원한 존재가 아닙니다(사 14:12-15).
그 존재는 슬며시 아담을 속입니다. 아담을 향하여, 하느님께서 “그것을 따먹는 날, 너는 반드시 죽는다”(창 2:17) 고 하셨던 열매를, 사탄은 “절대로 죽지 않는다.”(창 3:4) 고 거짓말을 합니다. 하느님과 인간 사이에 들어와서, 불순종의 가능성과 방법을 제시하고, 반역하도록 유도합니다.
이 개입자는 오늘날도 인간에게 접근하여 불순종과 반역을 일으키려고 온갖 덫을 놓고 다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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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그러자 두 사람은 눈이 밝아져 자기들이 알몸인 것을 알고 무화과나무 잎을 엮어 앞을 가렸다. [8] 날이 저물어 선들바람이 불 때 야훼 하느님께서 동산을 거니시는 소리를 듣고 아담과 그의 아내는 야훼 하느님 눈에 뜨이지 않게 동산 나무 사이에 숨었다. [9] 야훼 하느님께서 아담을 부르셨다. “너 어디 있느냐?” [10] 아담이 대답하였다. “당신께서 동산을 거니시는 소리를 듣고 알몸을 드러내기가 두려워 숨었습니다.”
<( 묵상 2 )> 인간을 넘어뜨린 뱀은 아담 앞에 나타나지 않습니다. 다만 하느님께서 사랑스런 아담과의 교제를 위해 다가오시지만, 하느님을 능가해보려 했던 인간(아담과 하와)은 그들의 ‘알몸’을 감추려고 숨어 있었습니다.
그리하여 인간을 향한 하느님의 첫 음성이 들려옵니다. “아담아, 너 어디 있느냐?”
오늘도 인간을 향하여 외치시는 하느님의 음성이 있습니다. “인간 아무 아무야, 너 어디 있느냐?”고 외쳐 부르십니다.
때로, 하느님을 반역하는 무리들의 좌중에 앉았다가 하느님의 이 음성을 들을 수도 있습니다. 또 하느님을 뵙기가 민망한 곳에서 이 음성을 들을 수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어디 있는지 알고 오시는 하느님 앞에, 우리가 어느 곳에 있었든지, ‘네, 하느님, 여기 있습니다. 이제 제게 오심을 감사드립니다.” 해야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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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네가 알몸이라고 누가 일러주더냐? 내가 따먹지 말라고 일러둔 나무 열매를 네가 따먹었구나!” 하느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시자 [12] 아담은 핑계를 대었다. “당신께서 저에게 짝지어 주신 여자가 그 나무에서 열매를 따 주기에 먹었을 따름입니다.” [13] 야훼 하느님께서 여자에게 물으셨다. “어쩌다가 이런 일을 했느냐?” 여자도 핑계를 대었다. “뱀에게 속아서 따먹었습니다.”
<( 묵상 3 )> 아직 죄의 자리를 박차고, 돌이켜 나올 의사가 분명치 않은 사람들은 곧잘 변명을 합니다.
아담은 하느님 탓을 했습니다. “당신께서 저에게 주신 여자가 저를 꾀어서 그랬습니다.” 이것은 ‘제게는 잘못이 없습니다.’ 라는 컨셉을 달고 있습니다.
하와도 마찬가지 핑계였습니다. “뱀에게 속아서 따먹었습니다.”
하느님께서 뱀에게는 묻지 않으셨습니다. 사탄(뱀)에게는 인격이 없기 때문에 책임을 묻지 않으신 것입니다. 어련히 거짓말과 속임수를 본질로 하는 사탄에게 무슨 물을 필요가 있었겠습니까?
하지만, 인간에게는 물어주셨습니다. “왜 불순종했느냐?”고 물으시고 그 잘못의 책임을 지게 하셨습니다. 주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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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야훼 하느님께서 뱀에게 말씀하셨다. “네가 이런 일을 저질렀으니 온갖 집짐승 가운데서 너는 저주를 받아, 죽기까지 배로 기어 다니며 흙을 먹어야 하리라. [15] 나는 너를 여자와 원수가 되게 하리라. 네 후손을 여자의 후손과 원수가 되게 하리라. 너는 그 발꿈치를 물려고 하다가 도리어 여자의 후손에게 머리를 밟히리라. [16] 그리고 여자에게는 이렇게 말씀하셨다. “너는 아기를 낳을 때 몹시 고생하리라. 고생하지 않고는 아기를 낳지 못하리라. 남편을 마음대로 주무르고 싶겠지만, 도리어 남편의 손아귀에 들리라. [17] 그리고 아담에게는 이렇게 말씀하셨다. “너는 아내의 말에 넘어가 따먹지 말라고 내가 일찍이 일러둔 나무 열매를 따먹었으니, 땅 또한 너 때문에 저주를 받으리라. 너는 죽도록 고생해야 먹고 살리라.”
<( 묵상 4 )> 이 대목을 읽으면, 하느님께서 인간을 극진히 ‘사랑’하셨음을 깨닫습니다. 사탄(뱀)에게도 저주를 내리시고(본문 14절), 심지어 땅에도 저주를 내리셨지만(본문 17절), ‘하느님의 형상으로 지으신’ 인간은 저주를 하시지 않고, 재생의 길, 에덴의 회복의 기회를 주셨습니다.
그것은 ‘여자의 후손’ 곧 메시아로 오신 예수 그리스도께서 ‘뱀’(사탄의 머리를 밟으시리라는 약속(본문 15절)을 하셨기 때문입니다. 이 약속을 예수님의 십자가 위의 죽으심과 부활, 승천을 통해서 성취하셨습니다.(히 2:14, 요일 3:8. 참고: 눅 10:18, 요 12:31 등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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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도> 주 하느님, 저희 인류의 조상의 범죄를 기억하면서, 저희의 범죄를 경고 받게 되었음을 감사드립니다. 사탄의 속삭임에 귀기울이지 말게 하시고, 잘못을 저질렀을 때에는 핑계치 말게 하시며, 즉시로 하느님 앞에 달려가 회개하도록, 성령을 통하여 인도하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