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물이 하느님을 대신할 수 없다

<사순절 제32일, 말씀 묵상> …….. (공동번역성서 개정판)

{ 만도 2과 } 마르코 복음서 10장 17-31절 …. [17] 예수께서 길을 떠나시는데 어떤 사람이 달려와서 그 앞에 무릎을 꿇고 “선하신 선생님, 제가 무엇을 해야 영원한 생명을 얻겠습니까?” 하고 물었다. [18] 예수께서는 이렇게 대답하셨다. “왜 나를 선하다고 하느냐? 선하신 분은 오직 하느님뿐이시다. [19] ‘살인하지 마라.’ ‘간음하지 마라.’ ‘도둑질하지 마라.’ ‘거짓 증언 하지 마라.’ ‘남을 속이지 마라.’ ‘부모를 공경하여라.’ 한 계명들을 너는 알고 있을 것이다.” [20] 그 사람이 “선생님, 그 모든 것은 제가 어려서부터 다 지켜 왔습니다.” 하고 대답하였다. [21] 예수께서는 그를 유심히 바라보시고 대견해 하시며 이렇게 말씀하셨다. “너에게 한 가지 부족한 것이 있다. 가서 가진 것을 다 팔아 가난한 사람들에게 나누어주어라. 그러면 하늘에서 보화를 얻게 될 것이다. 그러니 내가 시키는 대로 하고 나서 나를 따라오너라.” [22] 그러나 그 사람은 재산이 많았기 때문에 이 말씀을 듣고 울상이 되어 근심하며 떠나갔다.

[23] 예수께서는 제자들을 둘러보시며 “재물을 많이 가진 사람이 하느님 나라에 들어가는 것은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모른다.” 하고 말씀하셨다. [24] 제자들은 이 말씀을 듣고 놀랐다. 그러나 예수께서 다시 이렇게 말씀하셨다. “하느님 나라에 들어가기는 참으로 어렵다. [25] 부자가 하느님 나라에 들어가는 것보다는 낙타가 바늘귀로 빠져 나가는 것이 더 쉬울 것이다.”

[26] 제자들은 깜짝 놀라 “그러면 구원받을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하며 서로 수군거렸다. [27] 예수께서는 제자들을 똑바로 보시며 “그것은 사람의 힘으로는 할 수 없으나 하느님은 하실 수 있는 일이다. 하느님께서는 무슨 일이나 다 하실 수 있다.” 하고 말씀하셨다.

[28] 그 때 베드로가 나서서 “보시다시피 저희는 모든 것을 버리고 주님을 따랐습니다.” 하고 말하였다. [29] 예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셨다. “나는 분명히 말한다. 누구든지 나를 위하여 또 복음을 위하여 집이나 형제나 자매나 어머니나 아버지나 자녀나 토지를 버린 사람은 [30] 현세에서 박해도 받겠지만 집과 형제와 자매와 어머니와 자녀와 토지의 복도 백 배나 받을 것이며 내세에서는 영원한 생명을 얻을 것이다. [31] 그런데 첫째가 꼴찌가 되고 꼴찌가 첫째가 되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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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말씀 묵상 )> 오늘 본문에 등장하는 사람이 얼마나 재산이 많았는지는 나타나 있지 않습니다. 부자다 가난하다는 판단은 다분히 상대적인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만한 부자면, 시대를 초월해서 부자임에 틀림없다고 할 사람들이, 오늘의 본문을 읽다가 그들의 재산을 처분하여 가난한 사람들에게 나누어주고, 주님의 종으로 살았던 사람들이 실제로 많았습니다.

그들 가운데 몇을 소개해 드리려 합니다.

** 멜라니아(383 ? – 439, 로마의 귀족 출신) : 그녀의 집안은 엄청난 토지와 수많은 노예를 지닌 대지주였습니다. 정치적 영향력도 대단했습니다. 그녀는 14세 때에 ‘발레리우스 피니아누스’ 라는 역시 대부호 집안의 청년과 결혼했습니다. 그리고 두 자녀를 낳았는데, 불행하게도 모두 어린 나이에 하느님께서 데려가셨습니다.

그후 멜라니아는 삶의 허무함을 이기지 못해 매일을 고통스럽게 지내다가, 한 수도자를 만나서, 그녀의 마음을 하느님께로 돌리게 되었습니다. 그녀는 남편과 함께 큰 결심을 내리게 되었습니다.

이탈리아, 아프리카, 스페인에 소유하고 있었던 많은 토지를 모두 처분하고, 또 수천 명에 달하는 노예들에게 재산을 주어 해방시켰습니다. 그리고 남은 재산을 가난한 사람들과 교회에 나누었습니다.

그리고나서 멜라니아 부부는 성지 예루살렘으로 순례의 길을 떠났습니다. 여행 중에도 금욕적이고 단순한 생활을 했고, 예루살렘 감람산 인근에 정착하여 수도공동체를 설립했습니다. 거기서 기도와 금식, 그리고 말씀 묵상으로 주후 439년 그녀가 별세할 때까지 살았습니다.

** 피터 월도( 1140 ? – 1218, 프랑스의 상인) : 월도는 프랑스 리옹 지방의 한 성공한 부호였습니다. 그런데 그의 둘도 없는 친근한 벗의 죽음을 겪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교회를 찾아가, 어떻게 해야 구원을 받는가를 물었을 때에, 성직자에게서 바로 오늘의 본문인 마르코복음서 10장의 말씀을 소개받습니다.

그는 이 말씀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여, 가족의 생계를 위한 일부의 재산만 남겨두고 모두 처분했습니다. 그리고 자기 자신은 철저히 가난한 생활을 시작했고, 성경을 탐독하면서, 감동을 받는 대로, 사람들에게 그 감동을 전하는 것으로 행복을 찾았습니다.

교회 당국은, 그가 성직자도 아니면서, 설교하듯 생활하는 것을 금하라고 조치했습니다. 그러나 월도는, 성경이 사람들에게 널리 읽히라고 쓰여진 것으로 믿고, 몰래 성경을 프랑스어로 번역하며, 중요한 내용들은 사람들에게도 나누었습니다.

마침내 교회(가톨릭) 당국은 그를 정죄한 후 추방했는데, 그가 1218년까지 살아 있었던 것으로 확인되지만, 어디서 지냈는지는 알지 못합니다.

** 프란체스코 다티니 ( 1335 – 1410, 성공한 상인 ) : 그는 본래 이탈리아 프라토 출신으로, 어렸을 때에 부모가 흑사병으로 모두 세상을 떠났습니다. 하지만 그는 낙심치 않고, 상업으로 성장하여, 프랑스 아비뇽으로 진출해서, 직물 무역, 금융 거래, 국제적 상업 네트웍을 세워 크게 돈을 벌었습니다.

그러나 재산이 그의 삶의 목표가 될 수 없다는 생각을 하게 되면서, 궁핍한 사람들에게 재산을 나눌 것과 병원과 구호기관을 도울 것을 결심했습니다. 하지만, 그의 생각으로는 재산을 기부하는 것보다 하느님의 청지기로 재산을 잘 관리하는 것에 관심을 두었습니다.

그리하여 그가 죽을 때까지 구호기관과 병원 같은 복지 시설을 자신이 직접 설립하고, 이를 경영하는 일에 힘쓰다가, 말년에 재산을 모두 그 기관들에 기부하고 세상을 떠났습니다.

** 제리 렌페스트 ( 1930 – 2018, 미국 변호사, 케이블TV 사업, 기업인 ) : 렌페스트는 사업가가 되기 위해서 사업을 한 사람이 아니었고, 긴히 쓸 곳이 있어서, 돈을 벌었던 사람이었다고 말합니다. 그래서 그는 열심히 일했고, 많이 벌었고, 많이 기부했습니다.

그가 평생 기부한 금액이 대략 13억 불(약 1조 8천억 원) 이상이었고, 대체로 미래의 사회가 바른 방향으로 가게 하기 위한 기부였습니다. 대학교, 예술 기관, 공공 서비스를 위한 기구들에 기부했습니다.

그가 생시에 지녔던 신념이, “유산을 남기지 말자. 살아 있을 때 나누며 살자.” 는 것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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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도> 주 하느님, 저희에게 맡기신 재물과 온갖 달란트들은 이웃과 더불어 나누며 살라고 맡기신 것임을 저희가 믿게 도와 주시옵소서. 이 깨달음이 저희의 삶을 진정 보람있게 만들고, 영원한 하느님의 나라를 위한 섬김으로 연결되게 하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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