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앞의 거지 나사로

<교회력에 따른 말씀 묵상>

누가복음 16장 19-21절: “어떤 부자가 있었는데, 그는 자색 옷과 고운 베옷을 입고, 날마다 즐겁고 호화롭게 살았다. 그런데 그 집 대문 앞에는 나사로라 하는 거지 하나가 헌데 투성이 몸으로 누워서, 그 부자의 상에서 떨어지는 부스러기로 배를 채우려고 하였다..” (새번역)

미국에 한 소도시에, 유서 깊은 교회가 하나 있었습니다. 주일이어서 수 백 명의 교인들이 교회에 모였습니다. 목사님의 은혜로운 말씀이 끝나고 일동은 찬송을 불렀습니다. “나의 생명 드리니 주여 받아 주셔서.. ” 찬송을 부르면서 헌금을 했습니다.

이윽고 광고시간이 끝나고 목사님이 축도만 하면 예배가 모두 끝나게 되는 순간이었는데, 회중석 뒷자리에서 “목사님” 하고 부르는 남자의 목소리가 들렸습니다. 모두 그쪽을 바라보았습니다. 어떤 남루한 옷을 입은 낯선 사람이 자리에서 일어나 앞으로 천천히 나오면서, “잠깐만 시간을 주시면 말씀을 드릴 것이..” 라고 중얼거렸습니다.

그가 앞자리에 나와 다시 목사님에게 목례를 보내고, 일동 앞에서 목소리를 가다듬어 말을 시작했습니다: “저는 실직자입니다. 저와 함께 어려운 형편에 살고 있는 이들의 상황을 여러분에게 좀 소개해 드리면, 여러분의 사랑의 봉사활동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해서 이렇게 결례를 하게 되었습니다.

“여러분은 하나님의 사랑을 받아 살고 계심을 항상 감사하며 살고 계십니다. 그리고 여러분께서 저 같은 불쌍한 사람들을 돕고자 늘 애쓰고 계심을 감사 드립니다. 그런데 제가 실직자로 살아 보니까, 여러분께서 만약 저희들을 진정 돕고 싶으시다면, 좀 더 나은 방법이 있지 않을까 생각되어서 이렇게 나오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몇 마디 말을 하던 중에 이 실직자가 기진맥진해서 그만 섰던 자리에서 기절을 하고 맙니다. 교인 중에 의사가 몇 명 있어서 얼른 그를 목사관으로 옮겨서 안정을 취하게 했습니다. 그리고는 목사님이 마지막 축도를 하고 회중을 귀가할 수 있게 했지마는, 집으로 가는 교인이 없었습니다. 너무 당혹스런 일을 당했기 때문이었습니다.

목사님은 이런 제안을 했습니다. “뭔가 우리가 함께 좀 생각해 볼 일이 있습니다. 관심있는 분들은 좀 모였으면 좋겠습니다.” 했습니다. 그래서 한 모임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그리고는 저마다 한 마디 씩 했습니다. “그 분의 말을 듣고 보니, 정말 우리 교회의 자선사업은 우리들 편의대로 해 온 감이 있습니다. 그 분들을 위한 일은 못 되었다는 감이 듭니다.” 이렇게 자성의 의견들이 있었습니다. 교인들은 귀가하지 못하고 몇 시간을 함께 의논했습니다.

교회는 이 모임에서 한 가지 중대한 결의를 하게 됩니다. 교회의 모든 일은 물론, 신도 각자가 하나의 표제를 적용하면서 삶을 고쳐 나가기로 했습니다. ‘만약 예수님께서 살아 계시다면 어떻게 하셨을까,’ 이렇게 스스로에게 물어 가면서 그들의 삶과 교회가 총체적으로 크게 변모 발전되어 가는 이야기를 그 책은 들려 주고 있었습니다.

이렇게 전개되는 넌픽션 스타일의 픽션인, 원명 ‘What would Jesus do?” 라는 챨스 셸던이 지은 작품에 나오는 이야기를 제가 소개하고 있습니다.

제가 신학교를 가게 된 직접적인 동기가 있었다면, 이 책을 제가 고등학교 3학년 2학기 때에 읽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저는 이과 반에서 공부하고 있었습니다. 이공계 학과를 진학할 계획이었습니다. 그러다가 이 책이 동기가 되어 제 관심도 전혀 새로운 것으로 바뀌게 되었고, 동시에 제 진로도 확 바뀌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저는 이 작품이 소개하는 목회를 해 보지 못한 채 은퇴를 하고 말았습니다. 하지만 제가 못했다고, 그 꿈은 이룰 수 없는 꿈이라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지금도 누군가가 목회를 하겠다면 저는 이런 목회를 해 보라고 권하고 싶습니다. ‘What would Jesus do? 목회’를 하시라고요.

<기도> 주님, 저희들 앞에, 오늘의 ‘거지 나사로들’을 보내 주시어, 저희에게 믿음의 훈련을 시켜 주셔서 감사합니다. 거지 나사로들도 저희들을 만나 행복하게 되고, 저희도 거지 나사로들을 만나 행복하게 해 주시옵소서. 예수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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