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력에 따른 말씀 묵상>
마태복음 2장 9-12절 : 그런데 동방에서 본 그 별이 그들 앞에 나타나서 그들을 인도해 가다가, 아기가 있는 곳에 이르러서, 그 위에 멈추었다. 그들은 그 별을 보고, 무척이나 크게 기뻐하였다. 그들은 집에 들어가서, 아기가 그의 어머니 마리아와 함께 있는 것을 보고, 엎드려서 그에게 경배하였다. 그리고 그들의 보물 상자를 열어서, 아기에게 황금과 유향과 몰약을 예물로 드렸다. 그리고 그들은 꿈에 헤롯에게로 돌아가지 말라는 지시를 받아, 다른 길로 자기 나라에 돌아갔다. (새번역)
저희 부부는 저녁이면 산책을 합니다. 공원 아래 조금 언덕진 산책길이 있어서 그 길을 통과하면 하늘이 활짝 열려 구름 없는 날은 달도 보고, 여러 개의 별도 쳐다봅니다. 저희들은 별 이름을 잘 모르기 때문에 어떤 별은 ‘화성’이라고도 부르고, 어떤 별은 ‘목성’이라고도 부릅니다. 저희 마음대로 부르는 겁니다.
다만 북극성 만은 찾을 줄을 알기 때문에 맑은 날은 북극성도 찾고 북두칠성도 찾고 기뻐서 돌아옵니다.
북극성은 대단히 큰 별입니다. 지구에서 별까지의 거리가 450-800 광년, 즉 빛이 450년 이상 달려와야 하는 거리라고 하니까, 얼마나 먼 곳에 있습니까? 그런데도 육안으로 볼 수 있을 정도라면 과연 얼마나 큰 별인가 말입니다. 지구 어느 곳에서도 북극성은 똑같은 북쪽에 있습니다. 그리고 지구 상의 어느 곳이든, 어느 집이든 다 북극성 밑으로 보이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본문에 동방박사들을 인도하던 별이 베들레헴의 한 집 위에 섰다고 하는 말씀은, 인간의 상식으로는 성립되지 않는 표현입니다. 별이 혹시 1 백 미터 상공에 떠서 움직인다면 한 집 위에 멈출 수가 있다 하더라도, 다만 10킬로 높이 이상에서 움직이고 있어도, 어느 집 위에 떴는지 알 수가 없는 일입니다.
가령 10킬로 높이에 떠 있는 혜성(영어로 ‘meteor’, 한글로 ‘유성’ 또는 ‘운석’)이 있다고 한다면, 지구 인력 때문에 떠 있지 못하고, 금방 지구로 떨어지고 말 것입니다.
이 불가사의한 일을 예수님의 탄생 이야기 속에서 우리는 읽습니다. 이 별은 동방박사들을 그들의 고향 나라에서부터 유대 나라 베들레헴까지 인도해 오게 되었다고 기록하고 있습니다(마2:2).
역사에 다시 있을 수도 없는 이 ‘놀라운 별’의 이야기는 무슨 의미를 가진 것일까요? 태초로부터 오늘에 이르도록, 우주 역사의 주인공은 하나님이시라는 증표로 보여 주신 것이라고 우리는 믿습니다.
비록 그 별은 사라졌더라도, 동방박사들을 귀갓길에 헤롯왕에게로 가지 말 것을 지시하신 꿈을 주관하시는 하나님께서, 코로나가 세계 어느 곳에서나 창궐하고 있는 오늘날까지, 역사의 주인공은 하나님이심을 증거하고 있습니다.
어느 나라 대통령도 아니고, 탈레반 같은 어느 폭력배들도 아니고, 세계를 뒤덮는 홍수나, 지진이나, 허리케인 같은 자연현상도 아니고, 오로지 하나님께서만 우주 역사의 주인이 되신다는 사실이, 동방박사들을 인도했던 별의 비밀인 것입니다.
<기도> 오늘도 역사의 중심에 계셔서, 역사를 주관하시는 성부 성자 성령이신 하나님, 저희 인간들의 관점대로 세상을 보지 말게 하옵소서. 눈을 떠서 우주 역사의 주관자이신 하나님의 뜻을 보게 하옵소서. 그리하여 하나님의 뜻을 따르며 살게 하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