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순절 2일 – 제자가 배신하다

<교회력에 따른 말씀 묵상>

요한복음 13장 21-30절 : 21)예수께서 이 말씀을 하시고 나서, 마음이 괴로우셔서, 환히 드러내어 말씀하셨다. “내가 진정으로 진정으로 너희에게 말한다. 너희 가운데 한 사람이나를 팔아 넘길 것이다.” 22)제자들은 예수께서, 누구를 두고 하시는 말씀인지 몰라서, 서로 바라다보았다.

23)제자들 가운데 한 사람, 곧 예수께서 사랑하시는 제자가 바로 예수의 품에 기대어 앉아 있었다. 24)시몬 베드로가 그에게 고갯짓을 하여, 누구를 두고 하시는 말씀인지 여쭈어 보라고 하였다. 25)그 제자가 예수의 가슴에 바싹 기대어 “주님, 그가 누구입니까?” 하고 물었다.

26)예수께서 대답하셨다. “내가 이 빵조각을 적셔서 주는 사람이 바로 그 사람이다.” 그리고 그 빵조각을 적셔서 시몬 가룟의 아들 유다에게 주셨다. 27)그가 빵조각을 받자, 사탄이 그에게 들어갔다. 그 때에 예수께서 유다에게 말씀하셨다. “네가 할 일을 어서 하여라.”

28)그러나 거기 앉아 있는 사람들 가운데서 아무도, 예수께서 그에게 무슨 뜻으로 그런 말씀을 하셨는지를 알지 못하였다. 29)어떤 이들은, 유다가 돈자루를 맡고 있으므로, 예수께서 그에게 명절에 그 일행이 쓸 물건을 사라고 하셨거나, 또는 가난한 사람들에게 무엇을 주라고 말씀하신 것으로 생각하였다. 30)유다는 그 빵조각을 받고 나서, 곧 나갔다. 때는 밤이었다. (새번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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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과의사가 이런 이야기를 한 것이 기억납니다. 마취를 했는데도 많은 환자들이 아프다고 신음소리를 낸답니다. 노인에 비해서 어린이가 심하고, 남자보다 여자가 심하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분이 정리한 생각은, 상상력이 풍부한 사람이 다른 사람보다 아픔을 많이 느끼는 것 같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치과 치료의 각각의 단계에서 ‘얼마나 아플까’ 맘 속으로 공포에 떨고 있다가, 그 부분 치료의 단계에 이르면 ‘드디어 올 것이 왔구나’ 하고서 신음소리를 낸다는 것입니다. 아직 고속드릴러가 치아에 닿지도 않았는데 말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장차 당하실 수난에 대해 미리 다 알고 계셨습니다. 이미 알고 있던 일이므로, 오히려 가중된 고통을 느끼셨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제일 먼저 당하신 것이 마음의 고통이었습니다. 배반이라는 아픔이었습니다. 함께 3년을 침식을 나누면서 지내던 제자가, 스승인 자기를 배신하고, 돈 몇 푼 받고 팔아넘긴 쓰라린 배반을 겪어야 했습니다. 누가 배반의 주인공이 될런지도 아시고 계셨습니다. 믿었던 제자, 가룟 유다였습니다. 그를 믿고서, 공용의 돈자루마저 맡기고 있었습니다.

그 제자가 천연덕스럽게 예수님 주위에 앉아서, 방금 예수님께서 발을 씻겨 주실 때에도 발을 척 내밀고 앉았던 그의 모습에서 더욱 가슴이 저려왔습니다. 속에 배반의 마음을 그렇게 단단히 품고, 기회만 엿보고 있으면서도, 다른 제자들과 함께 스스럼없이 대화를 주고 받고 있던 그였습니다.

진정 인간은 못 믿을 존재인 것을 아셨습니다. 그에게 빵조각을 집어 주실 때만 해도, 그는 회개할 수 있었습니다. “주님, 알고 계셨군요. 제가 배신을 꿈꾸고 있었습니다. 주여, 용서해 주시옵소서.” 그리고서, 그가 마음을 돌이켜 주님의 진정한 제자로 바뀔 수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는 예수님 만이 아시고, 다른 제자들은 그가 차마 스승을 팔아넘길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하는 것에 안도하고, 바깥으로 나가 배신을 자행합니다.

그러고 나서, 예수님 앞에 나선 것이 겟세마네 동산이었습니다. 한밤 중에 창과 칼을 든 대제사장의 하속들과 함께, 동산에서 기도를 마치신 주님 앞에 나타난 것입니다. 주님을 두 팔로 안으며, 입을 맞춤으로 예수님을 팔아넘겨 십자가 처형을 받게 합니다.

<기도> 주 하나님, 저희가 평소에 그렇게 매달려 하소연하며 주님, 주님, 하다가도, 저희의 안일과 편의를 위해, 그토록 하나님을 매정스럽게 배반할 수 있는 못 믿을 죄인들임을 고백합니다. 가룟 유다 만이 아닙니다. 주여, 저희의 나약함을 용서하여 주시옵소서. 주여, 충성된 마음 하나만 가지고 주님을 따르도록, 성령님, 인도해 주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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