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력에 따른 말씀 묵상>
마태복음 23장 29-39절 (새번역)
[29] “율법학자들과 바리새파 사람들아! 위선자들아! 너희에게 화가 있다. 너희는 예언자들의 무덤을 만들고, 의인들의 기념비를 꾸민다. [30] 그러면서, ‘우리가 조상의 시대에 살았더라면, 예언자들을 피 흘리게 하는 일에 가담하지 않았을 것이다’ 하고 말하기 때문이다. [31] 이렇게 하여, 너희는 예언자들을 죽인 자들의 자손임을 스스로 증언한다. [32] 그러므로 너희는 너희 조상의 분량을 마저 채워라. [33] 뱀들아! 독사의 새끼들아! 너희가 어떻게 지옥의 심판을 피하겠느냐?
[34] 그러므로 내가 예언자들과 지혜 있는 자들과 율법학자들을 너희에게 보낸다. 너희는 그 가운데서 더러는 죽이고, 더러는 십자가에 못박고, 더러는 회당에서 채찍질하고, 이 동네 저 동네로 뒤쫓으며 박해할 것이다. [35] 그리하여 의인 아벨의 피로부터, 너희가 성소와 제단 사이에서 살해한 바라갸의 아들 사가랴의 피에 이르기까지, 땅에 죄 없이 흘린 모든 피가 너희에게 돌아갈 것이다. [36] 내가 진정으로 너희에게 말한다. 이 일의 책임은 다 이 세대에게 돌아갈 것이다.
[37] “예루살렘아, 예루살렘아, 네게 보낸 예언자들을 죽이고, 돌로 치는구나! 암탉이 병아리를 날개 아래 품듯이, 내가 몇 번이나 네 자녀들을 모아 품으려 하였더냐! 그러나 너희는 원하지 않았다. [38] 보아라, 너희 집은 버림을 받아서, 황폐하게 될 것이다. [39]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너희가 ‘주님의 이름으로 오시는 분은 복되시다!’ 하고 말할 그때까지, 너희는 나를 다시는 보지 못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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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영국교회의 의인 토마스 모어의 죽음을 기억하는 날입니다. 1478년에 런던에서 출생하여, 1529년에 대법관이 된 모어는, 1535년 7월 6일 대역죄인으로 판결을 받고, 단두대 처형을 당했습니다.
비극의 씨는 영국 왕 헨리 7세가 죽고, 그의 아들 헨리 8세가 즉위하면서 시작되었습니다. 1509년 헨리가 왕위에 등극하고, 그는 자기 형의 미망인인 카타리나와 결혼하기를 바랐습니다. 형수와의 결혼을 위해서 얻기 힘든 교황의 동의까지 받아냅니다.
그런데 결혼 후 18년 동안 수 차례의 해산을 했지만, 1527년까지 생존한 유일한 자식은 후에 여왕이 된 마리아 뿐이었습니다. 유산과 사산이 잦았기 때문이었습니다. 왕위를 후계할 아들을 얻지 못했기 때문에 헨리 뿐 만이 아니고, 온 백성이 크게 걱정하게 되었습니다.
헨리는 궁여지책으로, 애당초 성립될 수 없었던 형수와의 결혼을 원인무효로 되돌려 버리기를 바랐습니다. 다시 왕후를 맞이하려는 꾀였습니다. 사회법으로나 교회법으로나 있을 수 없는 일을 감행하려는 헨리를 위해서, 책임있는 자리에 앉아서, 이를 ‘가하다’ ‘불가하다’고 분명하게 말하는 일은, 목숨을 걸어야 하는 위험한 일이었습니다.
모어는 지성으로나 양심으로나 온 국민들에게 알려진 지도자였습니다. 그래서 그의 명성을 이용하여, 그의 동의만 받아내면 일이 무난히 이루어질 것이라는 흉계를 대법관인 토마스 모어에게 제안하고 말았습니다. 왕인 헨리와의 친분을 생각해서라도, 모어가 동의해 주기를 바랐지만, 모어는 단호하게 반대의사를 표합니다. ‘이혼은 불가한 일’이라고 말입니다.
헨리는 국왕인 자기가 영국교회의 최고의 수장이라고 제도화했습니다. 성직자 전체를 고발하는 청원을 통과시켜서 의회의 굴복을 받아내는 일도 감행했고, 이단자를 다스릴 권한을 주교들로부터 박탈하여 자신의 권한에 두는 일도 했습니다. 교권을 장악한 것입니다.
대법관 모어는 이제 더 이상 왕의 양심이나 분별력에 기대를 걸 수 없다고 판단하여, 1532년에 대법관을 사임했습니다. 헨리는 자기가 바라던대로, 카타리나와의 결혼은 무효였다고 선언하고, 그가 그때까지 연애하던 앤 불린이라는 여자와 1533년에 결혼했습니다. (그후, 앤 불린은 헨리에게 딸 하나와 아들 하나를 낳아 주었으나, 아들은 사산했습니다. 1536년에 앤은 품행이 안 좋다고 선고되어, 참수형을 당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우리의 의인’ 대법관 모어는, 재판을 거쳐 대역죄인으로 선고되었고, 1535년에 단두대에 올라 죽음을 당했습니다.
400년이 지난 1935년 교회는, ‘세상의 변천과 인생의 부침 속에서도 정의와 진리와 믿음의 영원함을 목숨을 다해 입증한’ 모어를 성인으로 추대해서 오늘날까지 기억하고 있습니다.
<기도> 주 하나님, 세속의 권력으로 교권을 제 마음대로 주무르던 자 앞에서도, 양심을 지키고, 정의와 진리의 영원함을 목숨을 걸고 입증한 토마스 모어를 주심을 감사드립니다. 이런 훌륭한 본을 보인 이를 따라서, 저희도 거룩한 교회의 신앙을 고수하고, 양심의 소리, 정의의 소리에 귀 기울이며, 하나님 앞에서 진실되게 살게 하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