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죄수에게 베푸신 구원

<교회력에 따른 말씀 묵상> 누가복음 23장 39-43절 (새번역)

[39] 예수와 함께 있는 죄수 가운데 하나도 그를 모독하여 말하였다. “너는 그리스도가 아니냐? 너와 우리를 구원하여라.” [40] 그러나 다른 하나는 그를 꾸짖으며 말하였다. “똑같은 처형을 받고 있는 주제에, 너는 하나님이 두렵지도 않으냐? [41] 우리야 우리가 저지른 일 때문에 그에 마땅한 벌을 받고 있으니 당연하지만, 이분은 아무것도 잘못한 일이 없다.” 그리고 나서 그는 예수께 말하였다. [42] “예수님, 주님이 주님의 나라에 들어가실 때에, 나를 기억해 주십시오.” [43] 예수께서 그에게 말씀하셨다. “내가 진정으로 네게 말한다. 너는 오늘 나와 함께 낙원에 있을 것이다.”

* * * *

예수님께서 십자가 수난을 당하시던 때에, 좌우에 죄인 두 사람이 함께 처형을 당하고 있었다 했습니다. 그런데 한 사람은 예수님을 조롱하여, “당신이 메시아(구세주)라며? 그런데 왜 당신 자신도 구원하지 못하는 거요? 진짜 메시아라면 당신도 구원하고 우리도 좀 구원해 보시오.” 이런 쓸데없는 소리를 할 때였습니다.

또 한 편의 죄인이 그를 꾸짖기를, “당신, 저주 받을 소리 그만 떠들게. 우리는 죽을 짓을 했으니 죽지만, 이분은 죄가 없는 분이네. 이분이 하신 일과 전하신 말씀이 옳지 않은 것이 하나도 없었네.”

그러고서는 주님을 향하여 이렇게 말합니다. “예수님, 주님이 주님의 나라에 들어가실 때에, 저를 기억해 주옵소서.” 주님께서는 그 죄인을 향하여, 말씀하십니다. “내가 진정으로 네게 말한다. 너는 오늘 나와 함께 낙원에 있을 것이다.” 이렇게 복된 말씀이 또 어디 있습니까?

만약, ‘주님과 함께 낙원에 가는 것’이 ‘구원을 받는 것’과 동일한 의미의 말씀이라면, 이 죄인이 구원 받게 된 것은, 세 가지 점에서 이루어진 것이라 말할 수 있습니다. 1) 그는 자신이 죄인임을 인정했습니다. 2) 그는 예수님께서 의인이심을 믿었습니다. 3) 그는 예수님께서 구원의 열쇠를 쥐고 계신 분임을 믿었습니다.

이렇게 간단히 이루어지는 구원의 길을, 이 죄인은 그날 직코스로 갔습니다. 그는 그 날 죽어가던 사람이었기 때문에, 예수님께서 직코스로 가는 길로 인도하셨다고 볼 수도 있겠지만, 어떻든 구원의 이치는 그리 복잡한 것이 아니란 말씀입니다.

예수를 믿은 후, 구원을 받아서, 세상에 오랫동안 남아서 살 사람들은, 교회가 교리공부(삼위일체론 등등)도 시키고, 세례를 받게 하고, 신앙생활의 지침을 따르도록 가르쳐야 합니다. 하지만 일단은 신앙의 본질과 구원의 조건이 무엇인지를 명확하게 알게 하는 일이 중요합니다. 오늘 본문을 보면 이것이 명확합니다.

우리가 모두 죄인이라는 것, 예수님의 삶은 우리들의 삶의 모본이셨다는 것, 예수님은 우리들을 구원하시러 오신 구원자라는 것, 이것만 가르치면 일단은 구원 받는 데에는 족하지 않으냐는 말씀입니다.

교회가 부수적인 내용을 가르칠 때에는, 반드시 ‘이것은 부수적인 것이다’ 라고 전제하고서 가르쳐야 합니다. 가령 교파주의적인 요소들, 교리학습, 전례학습, 신앙생활 지도, 교회 출석, 신자의 의무 등등은 ‘이것은 부수적인 것들입니다’ 이렇게 전제하고서 가르치기를 바랍니다.

<기도> 주 하나님, 신앙의 본질을 올바로 가르치게 도와 주시옵소서. 그리하여 하나님 나라에 들어갈 사람들을 하나님께서 친히 부르시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아멘.

Leave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