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원역사의 주역이 된 여인, 마리아

<교회력에 따른 말씀 묵상> 창세기 3장 6-13절 (개역개정) *성모 탄일에

[6] 여자가 그 나무를 본즉 먹음직도 하고 보암직도 하고 지혜롭게 할 만큼 탐스럽기도 한 나무인지라 여자가 그 열매를 따먹고 자기와 함께 있는 남편에게도 주매 그도 먹은지라 … [9] 여호와 하나님이 아담을 부르시며 그에게 이르시되 네가 어디 있느냐 [10] 이르되 내가 동산에서 하나님의 소리를 듣고 내가 벗었으므로 두려워하여 숨었나이다 [11] 이르시되 누가 너의 벗었음을 네게 알렸느냐 내가 네게 먹지 말라 명한 그 나무 열매를 네가 먹었느냐 [12] 아담이 이르되 하나님이 주셔서 나와 함께 있게 하신 여자 그가 그 나무 열매를 내게 주므로 내가 먹었나이다 [13] 여호와 하나님이 여자에게 이르시되 네가 어찌하여 이렇게 하였느냐 여자가 이르되 뱀이 나를 꾀므로 내가 먹었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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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 한 사람 아담의 불순종으로 말미암아 죄가 세상에 들어왔다고 로마서는 말하고 있습니다. 아담이 금기의 열매인 선악과를 먹음으로 하나님께 불순종의 죄를 범했고, 이것이 인류 전체가 죄 아래 살게 된 원인이 된 것이라고 해설하고 있습니다(롬 5:12-14).

하지만, 한 사람 예수 그리스도의 순종으로 말미암아 세상에 생명과 구원의 길이 열렸다고 말합니다(롬 5:15-21). “아담 한 사람의 범죄 때문에 죽음이 왕노릇 하게 되었다면, 넘치는 은혜와 의의 선물을 받는 사람들은, 예수 그리스도 한 분으로 말미암아, 생명 안에서 왕노릇 하게 되리라는 것은 더욱더 확실합니다.”(롬 5:17)

( 2 ) 그런데 아담의 불순종에 앞서서, 그의 아내 하와가 먼저 뱀의 유혹에 넘어가, 불순종의 범죄를 저지르게 되었습니다. 아담의 불순종이 있기 전에 그의 아내 하와의 불순종이 먼저 있었습니다. 그래서 아담은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책임을 하나님께 돌립니다. “하나님께서 제게 주신 하와가 그 열매를 내게 주어서 먹었습니다.”(창 3:12)

하와도 아담 처럼 똑같은 책임 전가를 합니다. “뱀이 나를 꾀므로 내가 먹었습니다.”(창 3:13) 불순종도 고약한 범죄이지만, 더 괘씸한 것은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유혹자를 세상에 두신 하나님께 책임전가를 한다는 사실입니다.

하나님의 뜻을 따라, 속죄양이 되신 예수 그리스도의 순종에 앞서서, 순종함으로써 인류 구원 역사의 실현이 가능하게 만든 한 여인이 있었습니다. 예수님의 모친 마리아였습니다. 천사 가브리엘을 만난 자리에서, 그는 하나님의 뜻을 전해 듣고, 순종의 결단을 합니다. “나는 주님의 여종이오니, 말씀대로 제게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눅 1:38)

( 3 ) 하나님께서 여인들을 창조하시면서, 여인은 기운을 쓰기보다 지혜를 사용하도록 창조하셨습니다. 남정들은 전장에 나가 용맹하게 싸워 나라와 동족을 지키고, 밭에 나가서는 땀흘려 일할 수 있게 하셨다면, 여인들은 보살핌과 지혜로써 모든 가정들의 살림살이를 꾸려나가는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하셨습니다.

남자들이 여인을 연모할 때면, 요란하게 ‘아무개와 결혼하지 못하면 난 죽는다’는 식으로 광고를 내니까, 남자가 아내를 선택하는 듯이 보여도, 실제로는 여인이 한 남자를 조용히 사모하는 일에서 혼인은 싹이 튼다는 사실을, 저는 뒤늦게야 깨달았습니다.

역사는 여인의 마음에서부터 태동함이 틀림없습니다. ‘마리아의 노래’(‘마그니피카트’, 눅 1:46-55)를 보십시오. 한 순결한 처녀 마리아에게서, “제왕들을 왕좌에서 끌어내리시고, 비천한 사람을 높이셨습니다. 주린 사람들을 좋은 것으로 배부르게 하시고, 부한 사람들을 빈손으로 떠나보내셨습니다.”(52-53) 조용히 천지개벽의 역사를 꿈꾸고 있었습니다.

<기도> 주 하나님, 저희 인류의 절반을, 마음으로 역사를 설계하는 여인들로 구성해 주셨음을 감사드립니다. 순종하는 믿음의 여신도들로 하여금, 하나님의 구원 역사에 주역이 될 마음을 품게 하시고, 그 씨앗이 싹터, 이윽고 결실하도록 하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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