죄를 경고해 주지 않은 것도 큰 죄

<연중 23주일> (공동번역)

<< 구약 : 에제키엘 33장 8-9절 – – – – – [8] 내가 한 죄인에게 ‘너는 사형이다’라고 유죄 판결을 내렸는데, 네가 그 죄인에게 버릇을 고치라고 타일러주지 않았을 경우에는 그 죄인은 자기 죗값으로 죽겠지만 그 사람이 죽은 책임을 나는 너에게 지우리라. [9] 그러나 네가 그 죄인에게 마음을 바로잡아 버릇을 고치라고 타일러주었는데도 그가 마음을 바로잡아 버릇을 고치지 않았다면 그는 자기 죗값으로 죽겠지만, 너는 죽지 아니하리라. >>

*** 오늘의 구약 본문은 대단히 엄중한 경고입니다. 우리 친족과 이웃에 하느님의 뜻을 거스르는 자가 있어서, 그의 운명이 ‘지옥행’인 것을 알면서도, 그들에게 경고해 주지 않았다면, 그들은 말할 것도 없이 영원한 형벌을 받겠지만, 이를 알려 주지 않았던 우리에게도 죄 없다 하지 않으시겠다는 말씀입니다.

<< 서신 : 로마서 13장 11-12절 – – – – – [11] 이렇게 살아야하는 여러분은 지금이 어느 때인지를 알아야 합니다. 여러분이 잠에서 깨어나야 할 때가 왔습니다. 지금은 우리가 처음 믿던 때보다 우리의 구원이 더 가까이 다가왔습니다. [12] 밤이 거의 새어 낮이 가까웠습니다. 그러니 어둠의 행실을 벗어버리고 빛의 갑옷을 입읍시다. [13] 진탕 먹고 마시고 취하거나 음행과 방종에 빠지거나 분쟁과 시기를 일삼거나 하지 말고 언제나 대낮으로 생각하고 단정하게 살아갑시다. >>

*** 위의 에제키엘 본문보다는 훨씬 부드러운 어조입니다. 만민에게 죄악에서 속히 떠날 것을 권고하고 있습니다. 특별히 이 말씀을 전하고 있는 이는 사도 바울입니다. 그는 율법주의 유대교의 전통에 속해서, 초기 기독 교회를 모질게 박해했던 사람입니다.

그가 회개한 후에, 땅끝까지 이르러 어떤 언어와 어떤 민족을 만나든, 회개하고 예수를 믿으면 구원과 영생을 얻게 된다는 복음을, 그가 목이 잘리우던 날까지 전파했습니다.

<< 복음 : 마태복음 18장 15, 18절 – – – – – [15] “어떤 형제가 너에게 잘못한 일이 있거든 단 둘이 만나서 그의 잘못을 타일러주어라. 그가 말을 들으면 너는 형제 하나를 얻는 셈이다. … [18] 나는 분명히 말한다. 너희가 무엇이든지 땅에서 매면 하늘에도 매여 있을 것이며 땅에서 풀면 하늘에도 풀려 있을 것이다. >>

*** 여기서 “형제가 너에게 잘못한 일이 있거든” 이라고 한 것은 사사로운 갈등이 있는 경우를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죄’를 범한 경우를 두고 하시는 말씀입니다. 그 형제의 범죄로 인해 ‘나’도 시험에 빠지게 되고, 교회도 시험을 당하게 된 경우에 해당하는 이야기입니다. 친절히, 죄를 일러 주라는 말씀입니다.

아무 말 없이, 대강 얼버무리고 지나가지 말라는 말씀입니다. 죄를 죄로 밝히고, 하느님 앞에서 죄를 자복케 함으로, 사죄의 은총을 빌도록 하고, 교회가 평안을 되찾게 하는 것이 옳다는 말씀입니다.

‘예수-천당, 불신-지옥’ 이라는 ‘전도용 표제’를 우습게 생각하는 풍조가, 어느덧 교회 안에 자리잡게 되었습니다. 심지어 교우들을 향하여 ‘아직도 천국-지옥의 존재를 믿고 있습니까?’ 라는 말을, 교회의 중요한 지위에 있는 사람의 입에서까지 쉽게 나오는 현실입니다.

“마지막 때에 하느님을 두려워하지 않고 자기들의 욕정을 따라 사는 자들이 나타나 여러분을 조롱할 것이라고 사도들이 여러분에게 말했습니다.”(유다서 1:18) “세상 끝날에도 이와 같을 것이다. 천사들이 나타나 선한 사람들 사이에 끼여 있는 악한 자들을 가려내어 불구덩이에 처넣을 것이다.”(마 13:49-50) 이 경고의 말씀들을 잊지 마십시다.

<기도> 주 하느님, 저희들로 하여금 천국의 영복과 지옥의 영벌을 확실히 믿는 믿음 안에서 살게 하옵소서. 성경에서 저희 뜻대로 말씀을 덜어내고 읽지 말게 하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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