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력에 따른 말씀 묵상> * 마틴 주교의 기념일. (공동번역개정판)
{ 서신 } 로마서 16장 25-27절 [25] 하느님께서는 내가 전하는 복음 곧 예수 그리스도에 관한 가르침을 통해서, 그리고 오랜 세월 동안 감추어두셨던 그 심오한 진리를 나타내 보여주심으로써 여러분의 믿음을 굳세게 해 주십니다. [26] 그 진리는 이제 예언자들의 글에서 명백하게 드러났고 영원하신 하느님의 명령을 따라 모든 이방인들에게 알려져 그들도 믿고 복종하게 되었습니다. [27] 이러한 능력을 가지신 지혜로우신 오직 한 분뿐이신 하느님께서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영원토록 영광을 받으시기를 빕니다. 아멘.
{ 복음 } 루가복음서 16장 9-15절 [9] 예수께서 말씀을 계속하셨다. “그러니 잘 들어라. 세속의 재물로라도 친구를 사귀어라. 그러면 재물이 없어질 때에 너희는 영접을 받으며 영원한 집으로 들어갈 것이다. [10] 지극히 작은 일에 충실한 사람은 큰 일에도 충실하며 지극히 작은 일에 부정직한 사람은 큰 일에도 부정직할 것이다. [11] 만약 너희가 세속의 재물을 다루는 데도 충실하지 못하다면 누가 참된 재물을 너희에게 맡기겠느냐? [12] 또 너희가 남의 것에 충실하지 못하다면 누가 너희의 몫을 내어주겠느냐?” [13] “한 종이 두 주인을 섬길 수는 없다. 한 편을 미워하고 다른 편을 업신여기게 마련이다. 하느님과 재물을 함께 섬길 수는 없다.” [14] 돈을 좋아하는 바리사이파 사람들이 이 모든 말씀을 듣고 예수를 비웃었다. [15] 그래서 예수께서는 그들에게 “너희는 사람들 앞에서 옳은 체한다. 그러나 하느님께서는 너희의 마음보를 다 아신다. 사실 사람들에게 떠받들리는 것이 하느님께는 가증스럽게 보이는 것이다.” 하고 말씀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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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 오늘의 복음 본문은 몇 번 ‘재물’을 언급하고 있지만, 재물에 관한 말씀을 하고 있지 않습니다. 이 본문은 ‘영원한 집’ 곧 우리들의 본향인 하늘 나라에 합당한 사람으로 지금 이 땅 위에서 우리들이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에 관한 말씀입니다.
‘재물보다 하느님께 집중하며 살아라’ 라고 하는 것이 본문의 주제입니다. 재물을 섬기지 말고 하느님을 섬기라는 말씀입니다.
( 2 ) 그런데 오늘 마침, 재물에는 하나도 관심없이, 하느님 사랑, 이웃 사랑에 온 마음과 힘을 기울이며 이 세상을 사신 분, 제 4세기의 마틴 주교(Martin, Bishop of Tours, 316 – 397)를 기념하는 날입니다.
그분은 파노니아(오늘날의 헝가리) 출신으로, 로마제국에 속한 군인이며, 신실한 기독교인이었습니다. 로마제국의 군인이며 기독교인이 된다는 것은 대단한 갈등을 겪어야 하는 일이었습니다. 마침내 그는 뽀아띠에 교구장인 힐라리 주교 아래로 들어가, 이태리 북부, 프랑스 북부, 벨기에 등지에 수도원 운동을 일으키는 데에 기여했습니다.
그는 도시 주변의 한적한 곳에 수도자들의 숙소를 만들고, 그곳이 수도자들의 선교기지가 되었습니다. 웅장한 대성당을 짓는 일에는 관심이 없었고, 복음을 전하고 가난한 이들을 섬기는 것이 주된 활동이었습니다.
372년에 마틴은 주교로 피선되었지마는, 그의 수도자로서의 삶의 스타일은 하나도 변치 않았습니다. 397년 오늘 그가 작고하기까지 작은 목조기도소에 기거하며, 그의 모든 사역을 수행했습니다.
그가 일찍이 군문을 떠나서 전도자의 생활을 시작하게 된 동기가 되었던 한 유명한 일화가 있습니다.
몹시도 춥던 한 겨울 날, 그는 말을 타고 망토 자락을 휘날리며 눈길을 달려, 아미엔스 지방 순찰을 나갔습니다. 그런데 노상에서 헐벗은 한 거지를 만났습니다. 수중에 보니 지닌 돈이 없었습니다. 마틴은 그가 입었던 망토를 쫙 둘로 찢어 한 쪽을 거지에게 주었습니다.
그날 밤에 그는 꿈에, 거지에게 주었던 망토 반쪽을 걸치신 예수님을 뵈었습니다. 꿈에서 깬 마틴은, 예수님이신 줄 알았으면 통째로 드렸을 것을, 하며 후회했습니다. 그는 그 날로 상관에게 가서, ‘나는 이제 총칼이 필요없는 그리스도의 군사가 되고 싶습니다.’ 하고 소원을 말했습니다.
상관은 ‘이제 마틴이 전쟁이 겁이 나는 모양이군’ 하면서, 마틴에게 무기를 휴대하지 않고 접적지역에서 야간보초를 서게 했습니다. 그러나 마틴은 겁내지 않고 그 일을 해 냈습니다. 상관은 마틴의 진심을 알고, 제대를 허락했습니다. 그후 그는 20여년간 은둔생활을 하면서 성경을 탐구했습니다.
<기도> 주 하느님, 저희가 사람의 칭찬을 받으려고 일하지 않게 하소서. 하느님 사랑, 이웃 사랑의 삶으로 하느님께 영광을 돌리게 하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