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와 내 집은 하느님을 섬기오”

<연중 32주일 성경본문 묵상> (공동번역개정판)

{ 구약 } 여호수아서 24장 14-18절 [14] 그러니 여러분은 이제 야훼를 경외하며 일편단심으로 그를 섬기시오. 여러분의 조상들이 유프라테스 강 건너편에서도 섬겼고, 이집트에서도 섬겼던 다른 신들을 버리고, 야훼를 섬기시오. [15] 만일 야훼를 섬기고 싶지 않거든, 누구를 섬길 것인지 여러분이 오늘 택하시오. 유프라테스 강 건너편에서 여러분의 조상들이 섬기던 신을 택하든지, 여러분이 들어와서 살고 있는 이 땅 아모리인의 신을 택하든지 결정하시오. 그러나 나와 내 집은 야훼를 섬기겠소.

[16] 백성들이 대답하였다. “우리가 야훼를 저버리고 다른 신들을 섬기다니 될 법이나 한 말입니까? [17] 우리를, 아니 우리 조상들을 이집트 땅 종살이하던 집에서 이끌어내신 분이 바로 우리 하느님 야훼이신데, 어찌 그럴 수 있겠습니까? 바로 우리 눈앞에서 그렇듯이 큰 기적들을 보여주시지 않으셨습니까? 그리고 우리가 이리로 오는 도중에 시종 지켜주셨고, 우리가 여러 민족들 사이를 뚫고 지나오는 동안 줄곧 지켜 주시지 않으셨습니까? [18] 모든 민족을, 이 땅에 사는 아모리인들까지도 우리 앞에서 몰아내신 분은 야훼십니다. 그러니 우리도 야훼를 섬기겠습니다. 그분이 우리의 하느님이십니다.”

{ 성시 } 시편 78편 1-3, 6-8절 [1] 내 겨레여, 나의 가르침을 들어라. 내가 하는 말에 귀를 기울여라. [2] 내가 역사에서 교훈을 뽑아내어 그 숨은 뜻을 밝혀주리라. [3] 선조들이 입으로 전해 준 이야기, 우리 모두 들어서 익히 아는 이야기, … [6] 뒤이어 태어날 후손에게도 대대로 알리라고 명령하셨다. 그들도 일어나서 자손에게 이야기하여 [7] 그들의 희망을 하느님께 두고, 하느님이 이루신 장한 일들을 아니 잊어버리고, 분부하신 계명을 지키라고 명령하셨다. [8] 반역하고 고집 센 선조들처럼, 절개 없이 하느님께 불충한 그 세대처럼, 그들처럼 되지 말라고 명령하셨다.

{ 서신 } 데살로니카전서 4장 15-17절 [15] 우리는 주님의 말씀을 근거로 해서 말합니다. 주님께서 다시 오시는 날 우리가 살아남아 있다 해도 우리는 이미 죽은 사람들보다 결코 먼저 가지는 못할 것입니다. [16] 명령이 떨어지고 대천사의 부르는 소리가 들리고 하느님의 나팔 소리가 울리면, 주님께서 친히 하늘로부터 내려오실 것입니다. 그러면 그리스도를 믿다가 죽은 사람들이 먼저 살아날 것이고, [17] 다음으로는 그 때에 살아 남아 있는 우리가 그들과 함께 구름을 타고 공중으로 들리어 올라가서 주님을 만나게 될 것입니다. 이렇게 해서 우리는 항상 주님과 함께 있게 될 것입니다.

{ 복음 } 마태복음서 25장 1-4, 10-13절 [1] “하늘 나라는 열 처녀가 저마다 등불을 가지고 신랑을 맞으러 나간 것에 비길 수 있다. [2] 그 가운데 다섯은 미련하고 다섯은 슬기로웠다 [3] 미련한 처녀들은 등잔은 가지고 있었으나 기름은 준비하지 않았다. [4] 한편 슬기로운 처녀들은 등잔과 함께 기름도 그릇에 담아 가지고 있었다. … [10] 미련한 처녀들이 기름을 사러 간 사이에 신랑이 왔다. 준비하고 기다리고 있던 처녀들은 신랑과 함께 혼인 잔치에 들어갔고 문은 잠겼다. [11] 그 뒤에 미련한 처녀들이 와서 ‘주님, 주님, 문 좀 열어주세요.’ 하고 간청하였으나 [12] 신랑은 ‘분명히 들으시오. 나는 당신들이 누구인지 모릅니다.’ 하며 외면하였다. [13] 그 날과 그 시간은 아무도 모른다. 그러니 항상 깨어 있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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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집은 이제 하느님을 믿는 집이오’ 라고 선언했던 것은, 홀로 되신 저희 할머니께서 당시 열여섯 살 밖에 안된 제 아버지와 더불어, 평남 용강군 한 농촌 마을에서 어느 날 새벽, 사당 속의 위패들과 온갖 제기들을 몽땅 꺼내다가 집마당에서 불태우던 때의 일이었습니다. 이 일로 말미암아 저희 할머니 가족 여섯 명은 그 날로 문중 마을인 용강면 방어리에서 쫓겨났습니다. 하지만 하느님을 모신 가정으로 구원과 영생의 소망 속에 살기 시작했습니다.

이 선언은 아침마다 온 식구들이, 한 지붕 아래서 아침을 맞는 모든 이들과 더불어, 하루도 거르지 않고 드렸던 아침예배에서, 매일 다시금 선포되곤 했습니다. 이것이 이제까지 저희 집안의 전통입니다.

이 전통 속에서 제 형은 장로가 되었고, 저는 연약하나마 성직자로, 제 동생들은 모두 믿음생활을 한 평생 하고 있습니다. 지금도 저희 형제들은, 제 할머니가 그 옛날 온 동네를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믿음의 선언’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우리 집은 하느님을 믿는 집이오.’

오늘은 모든 기독교 가정들이 자신의 가정의 정체성을 하느님과 모든 사람 앞에서 재확인하는 주일입니다. “나와 내 집은 하느님을 섬기오” 라고.

<기도> 주 하느님, 옛 여호수아의 선포를 따라, 저희 집도 하느님을 아버지로 받드는 집이 되게 하셨음을 감사드립니다. 이 믿음의 전통을 충실히 지키는 자손들이 되게 하옵소서. 이로써 자손 만대가 하느님의 축복 속에 살게 하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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