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력에 따른 말씀 묵상> ……….. (신복룡 신구약전서)
{ 서신 } 요한의 편지(I) 1장 5-10절 ……. [5] 우리가 그분에게서 듣고 이제 여러분에게 전파하는 말씀은, 곧 하나님이 빛이시며 그분께는 어둠이 전혀 없다는 것입니다. [6] 만일 우리가 하나님과 친교를 나눈다고 말하면서 어둠 속에서 살아간다면, 우리는 거짓말을 하는 것이고, 진리를 실천하지 않는 것입니다. [7] 그러나 그분께서 빛 속에 계신 것처럼 우리도 빛 속에서 살아가면, 우리는 서로 친교를 나누게 되고 그분의 아들이신 예수의 피가 우리를 모든 죄에서 깨끗이 해줍니다.
[8] 만일 우리가 죄 없다고 말한다면, 우리는 자신을 속이는 것이고 우리 안에 진리가 없는 것입니다. [9] 우리가 우리 죄를 고백하면, 그분은 성실하고 공의로우신 분이시므로 우리의 죄를 용서하시고 우리를 모든 불의에서 깨끗하게 해주십니다. [10] 만일 우리가 죄를 짓지 않았다고 말한다면, 우리는 그분을 거짓말쟁이로 만드는 것이고 우리에게 그분의 말씀이 없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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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일인 오늘 이른 아침, 저에게 70년 된 오랜 친구가 이런 편지를 보냈습니다. 한 옛날 이야기였습니다. 도저히 무심히 읽을 이야기가 아닌 실화였습니다.
저와 저의 친구가 만 82살이 되기까지 살았지만 이런 인간다운, 참 인간다운 삶을 살아 보았느냐고 묻는 매서운 질문과 함께 제게 이 귀한 이야기를 전해 주었습니다.
전재용이라는 분은 원양어선 ‘광명87’ 의 선장이었습니다. 그런데 그가 25 명의 어부들과 함께 남태평양에서 1년 간의 참치잡이 조업을 마치고 귀국하던 중이었습니다.
당시 월남이 월맹에게 패하여 공산주의 국가에서 버티고 살 수가 없다고 생각한 수많은 월남 사람들이 목숨을 걸고 작은 보트을 의지하고 고국을 버리고 소위 국제미아를 의미하는 ‘보트피플’이라는 참담한 운명이 되고 있던 때였습니다.
그런데 광명87호가 사람들이 빼곡히 들어찬 한 보트피플의 애타는 연락을 받게 되었습니다. “SOS”, 좀 살려달라는 것이었습니다.
망망대해에서 그 ‘보트피플’ 배가 만났던 스무여섯 번째의 배인 광명87호였던 것입니다. 전재용 선장은 다른 선장들처럼 자기 먹고 살기도 바쁜데 그냥 지나치자는 생각이 들어, 외면하고 귀국길을 서두르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가 40년을 신앙생활을 해온 사람으로서, 이것이 나의 인품값인가 하는 생각에, 배를 돌려 그 보트를 향해 가면서, 한국 본사에다 연락을 취했습니다. 월남 보트피플을 만났는데 구조해도 좋으냐고 물었습니다.
본사로부터 받은 대답이 참치 잡아 오라고 했지, 보트피플 건져 오라고 안했다는 대답이었습니다. 전재용 선장은 다시 갈등을 일으켰습니다. 하지만 교회에서 40여 년을 들었던 교훈이 이기고 말았습니다. ‘내 운명을 걸고서라도 그들을 구해야 한다’는 생각이 이겼던 것입니다.
그래서 그 보트의 월남인들을 모두 자기 배에 옮겨 싣고 나니, 총 96명이었습니다. 선원 25명의 식량과 생수, 그리고 그들이 잡았던 참치를 나눠 먹으면서 이들의 목숨을 살리고자 열닷새 동안의 사투를 벌여 1985년 11월 29일 부산항에 도착했습니다.
이들 월남인들은 처음에는 난민수용소에 들어가 생활했지만, 미국대사관의 도움을 받아 대부분 미국으로 망명신청을 해서 떠났고, 전재용 선장은 본사의 명령을 어긴 죄로 부산항에 도착하는 날로 해고되었습니다. 다른 회사에 이력서를 넣고 원양어선의 항해사로 일하고 싶었어도, 워낙 유명하게 된지라, 어느 회사도 그를 받아들여 주지 않았습니다.
그는 고향 통영으로 가서 멍게 양식업을 하면서 살았습니다. 그렇게 먹고 사느라고 아득바득 가족들과 함께 생계를 꾸려오던 중, 17년이 지나서, 미국에 가서 살던 월남 보트피플들이 전재용 선장을 수소문해서 찾고 있다는 소식을 듣게 되었습니다.
그가 극구 사양했지만 보트피플들은 꼭 미국으로 한 번 여행 와서 그들을 만나 달라고 부탁하므로, 2년이 지난, 2004년 8월 8일 그들과 함께 L.A. 공항에서 만나게 되었습니다.
전재용 선장이 없었으면, 어느 남태평양 바다 속에서 물고기의 밥이 되어버릴 뻔했던 그들의 목숨을 건져 준 전재용 선장과 눈물의 해후를 하게 되었습니다.
전재용 선장이 부산항에서 보트피플들과 헤어질 때에, 그들에게 당부했던 말 곧 ‘우리들과 지난 열닷새 동안 바다 한 가운데서 고생했던 일이 기억날 때면, 저에게 이 일을 하게 해 주신 예수 그리스도를 기억해 주시기 바란다’ 고 했던 말을 따라 대부분 기독교인이 되어 신앙생활을 하고 있었습니다.
고마운 저의 친구의 편지를 읽으면서, 지금이라도 저의 삶을 가치있게 해 주는 것은 오로지 예수님의 십자가 사랑 밖에 없다는 것을 새삼 깨닫습니다.
<기도> 주 하나님, 지금껏 82년 제 생명을 건져 주신 은혜에 감사드립니다. 저를 위해 십자가 지셨던 예수님을 일찍이 세상에 보내 주셨음도 다시 감사드립니다. 이 생일 아침에 십자가 정신을 되새겨 주심을 또한 감사드립니다. 예수님 이름으로 감사기도 드립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