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모 탄신의 날, 말씀 묵상> ………….. (공동번역성서 개정판)
{ 구약 } 창세기 3장 9-15절 …. [9] 야훼 하느님께서 아담을 부르셨다. “너 어디 있느냐?” [10] 아담이 대답하였다. “당신께서 동산을 거니시는 소리를 듣고 알몸을 드러내기가 두려워 숨었습니다.” [11] “ … 내가 따먹지 말라고 일러둔 나무 열매를 네가 따먹었구나!” 하느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시자 [12] 아담은 핑계를 대었다. “당신께서 저에게 짝지어 주신 여자가 그 나무에서 열매를 따주기에 먹었을 따름입니다.” [13] 야훼 하느님께서 여자에게 물으셨다. “어쩌다가 이런 일을 했느냐?” 여자도 핑계를 대었다. “뱀에게 속아서 따먹었습니다.” … [14] 야훼 하느님께서 뱀에게 말씀하셨다. “… [15] … 네 후손을 여자의 후손과 원수가 되게 하리라. 너는 그 발꿈치를 물려고 하다가 도리어 여자의 후손에게 머리를 밟히리라.”
* = * 최초의 인간 아담과 하와는 하느님께 죄를 짓고도, 자신의 잘못임을 인정하지 않고, “하느님께서 지으신(또는 ‘제게 주신’)” 아무개의 유혹에 넘어가서 그랬다고 핑계를 댑니다. 책임은 하느님께 있다고 떠넘기는 태도입니다.
아담의 후예인 우리들 역시, 우리의 죄를 우리의 탓이 아니고 하느님의 책임으로 돌리려, ‘왜 이렇게 인간을 나약하게 지으셨어요?’ 라고 변명하는 습관(죄성)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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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복음 } 마태복음 1장 3-6, 16절 …. [3] 유다는 다말에게서 베레스와 제라를 낳았고 베레스는 헤스론을, 헤스론은 람을, [4] 람은 암미나답을, 암미나답은 나흐손을, 나흐손은 살몬을 낳았고 [5] 살몬은 라합에게서 보아즈를 낳았으며 보아즈는 룻에게서 오벳을 낳았고 오벳은 이새를, [6] 이새는 다윗 왕을 낳았다. 다윗은 우리야의 아내에게서 솔로몬을 낳았고 …. [16] 야곱은 마리아의 남편 요셉을 낳았고 마리아에게서 예수가 나셨는데 이분을 그리스도라고 부른다.
* = * 3절의 ‘유다와 다말’의 관계는 시아버지와 며느리 사이입니다. 그런데 그들에게서 베레스와 제라가 태어났습니다. 이 두 아들이 유다를 ‘할아버지’라고 불렀겠습니까, ‘아버지’라 불렀겠습니까? 참으로 난감한 족보입니다.
5절의 ‘라합’은 ‘창녀’라고 했습니다.(여호수아 2:1) 또 ‘룻’은 슬며시 외간남자 보아즈의 잠자리에 기어들어 그의 아내가 되었습니다.(룻기 3:7) 또 6절의 다윗왕의 아들 솔로몬은 ‘우리야 장군의 아내’에게서 다윗이 얻은 아들입니다. 이렇게 더럽고 추악한 족보에서 하느님의 아들 예수께서 태어나십니다.
인간사에서 누구의 족보가 티없이 깨끗하겠습니까? 하지만 예수님께서 이 시궁창같은 인간 족보 속에 끼어드셨다는 것 자체가 우리 인류에게는 놀랍도록 감사하고 영광스런 일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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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리아송가 } 루가 복음서 1장 46-47, 51-53, 56절 …. [46] 이 말을 듣고 마리아는 이렇게 노래를 불렀다. “내 영혼이 주님을 찬양하며 [47] 내 구세주 하느님을 생각하는 기쁨에 이 마음 설렙니다. …. [51] 주님은 전능하신 팔을 펼치시어 마음이 교만한 자들을 흩으셨습니다. [52] 권세 있는 자들을 그 자리에서 내치시고 보잘것없는 이들을 높이셨으며 [53] 배고픈 사람은 좋은 것으로 배불리시고 부요한 사람은 빈손으로 돌려보내셨습니다. … [56] 우리 조상들에게 약속하신 대로 그 자비를 아브라함과 그 후손에게 영원토록 베푸실 것입니다.”
* = * ( 1 ) 하느님께서 인류 구원의 역사를 이루시려고, 친히 독생자 예수 그리스도를 인간 세상에 보내실 때에, 인간의 형상을 취하시기 위해 택하신 여인이 마리아였습니다. 마리아가 택하심을 입은 이유는 그가 믿음의 사람이었기 때문이었습니다.
구세주의 강생하심을 누구보다 간절히 기원하고 있었고(위의 송가 참조), 천사 가브리엘을 통하여 하느님의 뜻을 전해듣고 있을 때에, 주저없이 하느님의 뜻에 순종하며 받아들였습니다: “이 몸은 주님의 종입니다. 지금 말씀대로 저에게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룩 1:38) 이런 믿음과 순종의 사람이 마리아였습니다.
( 2 ) 예수님의 생신도 기억하지 못하는 인류가, 그의 모친 마리아의 생일을 기억할 리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365일 가운데 하루를 정해서 마리아의 생일로 정했습니다. 마리아가 구세주 잉태를 하느님의 뜻으로 받아들인 날(12월 8일로 제정)로부터 9개월째 되는 9월 8일을 동-서로마교회가 모두 성모의 생일로 정하여 지켜오고 있습니다. 그 날이 주일인 때에는 다음 날(오늘, 9월 9일)로 지키고 있습니다.
<기도> 주 하느님, 구세주의 탄생을 성취하기 위해 믿음으로 순종한 마리아가 있었음을 저희가 기쁜 마음으로 기념합니다. 아직껏 구세주의 복된 구원의 소식을 듣지 못한 이를 향해 복음을 전하는 저희가 되게 하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