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32주일, 본문 묵상> ………….. (공동번역성서 개정판)
{ 구약 } 열왕기상 17장 12-14절 …. [12] 여인이 대답하였다. “군 떡은 없습니다. 있다면 천벌을 받아도 좋습니다. 저에게 있는 것이라고는 뒤주에 밀가루 한 줌과 병에 기름 몇 방울이 있을 뿐입니다. 저는 지금 땔감을 조금 주워다가 저의 모자가 죽기 전에 마지막으로 있는 것이나 모두 먹을 작정이었습니다.” [13] 엘리야가 과부에게 말하였다. “그렇게 걱정하지 마시오. 집에 들어가서 방금 말한 대로 음식을 준비하시오. 그러나 음식을 만들어 나에게 먼저 한 조각 가져오고 그 후에 아들과 함께 들도록 하시오. [14] 이스라엘의 하느님 야훼께서 이렇게 말씀하셨소. ‘내가 이 땅에 비를 다시 내릴 때까지 뒤주에 밀가루가 떨어지지 않을 것이고 병에 기름이 마르지 아니하리라.’ ”
{ 복음 } 마르코 복음서 12장 41-44절 …. [41] 예수께서 헌금궤 맞은 편에 앉아서 사람들이 헌금궤에 돈을 넣는 것을 바라보고 계셨다. 그 때 부자들은 여럿이 와서 많은 돈을 넣었는데 [42] 가난한 과부 한 사람은 와서 겨우 렙톤 두 개를 넣었다. 이것은 동전 한 닢 값어치의 돈이었다. [43] 그것을 보시고 예수께서는 제자들을 불러 이렇게 말씀하셨다. “나는 분명히 말한다. 저 가난한 과부가 어느 누구보다도 더 많은 돈을 헌금궤에 넣었다. [44] 다른 사람들은 다 넉넉한 데서 얼마씩 넣었지만 저 과부는 구차하면서도 있는 것을 다 털어넣었으니 생활비를 모두 바친 셈이다.”
* = * 세계의 대부분 예전적교회들(천주교, 정교회, 성공회, 루터교, 감리교, 개혁교회 등등)은 교회력으로 신년의 시작이 ‘장림절’ 또는 ‘대림절’이라고 하는 12월 초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새 해 예산을 편성하기 위한 기초자료로서, 11월 첫 주일이나 오늘 즉 두째 주일을 ‘(헌금) 서약 주일’ (Pledge Sunday) 로 정하여, 이 날에 헌금서약을 하게 합니다.
그래서 위의 두 본문(구약, 복음)을 가지고 헌금생활의 신앙적 자세를 다시 한 번 일깨웁니다.
< 1 > 헌금은 왜 바치나요?
헌금은 성직자들을 포함한 모든 신자들의 자발적 봉헌입니다. 이 자발적 봉헌은, 우리들이 섬기는 각 교회들이 ‘이곳에’ 존재해야 한다는 절실한 필요성을 자각하고 있을 때에만 가능한 일입니다. 교회가 거기 존속하고, 교회의 기능을 충실히 담당해야 하겠다는 신념을, 우리는 우리들의 봉헌으로 선언합니다.
즉 원근 각처의 모든 영혼들을 영적으로 일깨우는 동기를 부여하며, 하느님의 자비의 손길을 백방으로 펼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우리들은 헌금을 바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헌금의 지출 계획도 이와 같은 목적을 이루기 위해서 작성되어야 합니다.
오늘의 구약 본문을 보면, 선지자 엘리야를 연명시키기 위해서, 사렙다 마을의 한 과부가 식량이 결핍한데도 불구하고, 그녀와 그의 아들이 마지막으로 먹으려고 남겨둔 밀가루를 모두 긁어서 빵을 구워 엘리야에게 대접하던 일을 봅니다.
이것은 엘리야가 하느님의 대언자이기 때문에, 그를 통해서 하느님의 음성을 세상이 더 듣게 하기 위해, 자기들이 연명하는 것보다 엘리야가 연명하는 일이 소중하다고 여기는 순종의 정신에서 그렇게 했던 것입니다.
그 정신에서 유대인들은 어느 곳에 정주하든지 하느님께 예배드릴 곳을 먼저 정하고 자기들의 거처를 정하는 것이 그들의 신앙이 된 것입니다.
바로 이것, 세상으로 하여금 하느님의 복음을 들을 수 있게 하려는 지지(동의), 이것이 교회의 봉헌의 정신인 것입니다.
< 2 > 십일조란 무엇입니까? 또 오늘날도 그것이 기준입니까?
헌금의 가장 고전적인 기준은 십일조, 즉 모든 수입 가운데서 열에 하나를 바치는 것을 기준으로 삼고 있습니다. (신명기 14:22-29)
이것 역시 유대인들의 전통이었습니다. 그런데 그 옛날 그들의 십일조가 모아지면, 레위지파 사람들에게는 농토를 소유하게 하거나 농사를 짓게 하지 않고 그 대신, 각 지방의 각급 공무원들의 일을 맡겼기 때문에, 십일조로 그들의 생활비를 대어 주었습니다. 또 극빈자들과 고아, 과부들을 위한 자선사업도 했습니다.
물론 오늘날도 교회는 선교활동과 구제활동에 쓸 일이 참으로 많습니다. 그러므로 십일조를 바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이것을 헌금의 기준으로 가르치고 있습니다.
물론 각자의 신앙에 따라서는 ‘10의 2조’(20%)를 하는 이들도 있고, 십일조는 자기에게는 과하니 10% 이하의 헌금을 할 수 밖에 없다고 자기가 정하는 이들도 있습니다마는, 십일조는 하느님께서 축복의 조건으로 주신 제도입니다.(말 3:10-11)
< 3 > 헌금에 인색하면 안 됩니다.
십일조가 봉헌의 기준이라고 정해 주어도, 그 시행단계에서 십일조의 애매성을 제기하는 이들이 있습니다. 가령 월급을 받는 사람의 경우, 지급액의 십일조냐, 아니면 세금을 공제하고 나서의 십일조냐, 아니면, 세금과 월부금, 빚의 이자까지 제하고 나서 십일조냐고 묻는 이들이 있습니다.
그런 문제까지 어떻게 계산하라는 규정은 성경에 없습니다. 다만 헌금하는 일에 ‘인색하거나 마지못해 하면 안된다’는 말씀이 고린도후서 9:6-7에 있습니다.
<기도> 주 하느님, 지난 한 해의 저희의 교회에 필요한 재정을 채워주신 하느님께 감사를 드립니다. 새 해의 예산을 잡으면서, 교회의 선교와 구제와 신자교육과 성직자들의 살림에 넉넉하게 쓸 수 있도록 저희를 일깨워 주시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