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현 후 마지막 주일, 본문 묵상> ……… (공동번역성서 개정판)
{ 구약 } 열왕기하 2장 8-11절 …. [8] 엘리야가 겉옷을 벗어 말아가지고 그것으로 물을 치자 물이 좌우로 갈라졌다. 그리하여 두 사람은 마른 땅을 밟고 강을 건넜다. [9] 강을 건너면서 엘리야가 엘리사에게 물었다. “야훼께서 이제 나를 데려가실 터인데, 내가 자네를 두고 떠나기 전에 무엇을 해주면 좋겠는가? 말해 보게.” 엘리사가 청하였다. “스승님, 남기실 영검에서 두 몫을 물려주십시오.” 이 말을 듣고 [10] 엘리야가 말하였다. “자네는 아주 어려운 청을 하는군. 내가 떠나는 것을 자네가 본다면 소원대로 되겠지만, 보지 못한다면 그렇게 안 될 것일세.” [11] 그들이 말을 주거니 받거니 하면서 길을 가는데, 난데없이 불말이 불수레를 끌고 그들 사이로 나타나는 것이었다. 동시에 두 사람 사이는 떨어지면서 엘리야는 회오리바람 속에 휩싸여 하늘로 올라갔다.
{ 서신 } 고린도후서 4장 3-6절 …. [3] 우리가 전하는 복음이 가려졌다면 그것은 멸망하는 자들에게나 가려졌을 것입니다. [4] 그들이 믿지 않는 것은 이 세상의 악신이 그들의 마음을 어둡게 했기 때문입니다. 그들은 하느님의 형상이신 그리스도의 영광스러운 복음의 빛을 보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5] 우리가 선전하는 것은 우리 자신이 아닙니다. 예수 그리스도가 주님이시고 우리는 예수를 위해서 일하는 여러분의 종이라는 것을 선포하고 있습니다. [6] ‘어둠에서 빛이 비쳐오너라.’ 하고 말씀하신 하느님께서는 우리의 마음속에 당신의 빛을 비추어주셔서 그리스도의 얼굴에 빛나는 하느님의 영광을 깨달을 수 있게 해 주셨습니다.
{ 복음 } 마르코 복음서 9장 2-9절 …. [2] 엿새 후에 예수께서 베드로와 야고보과 요한만을 따로 데리고 높은 산으로 올라가셨다. 그 때 예수의 모습이 그들 앞에서 변하고 [3] 그 옷이 세상의 어떤 마전장이도 그보다 더 희게 할 수 없을만큼 새하얗고 눈부시게 빛났다. [4] 그런데 그 자리에는 엘리야가 모세와 함께 나타나서 예수와 이야기하고 있었다. [5] 그 때 베드로가 나서서 “선생님, 저희가 여기서 지내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여기에 초막 셋을 지어 하나는 선생님을 모시고 하나는 모세를, 하나는 엘리야를 모셨으면 합니다.” 하고 예수께 말하였다. [6] 베드로는 다른 제자들과 함께 겁에 질려서 무슨 말을 해야 좋을지 몰라 엉겁결에 그렇게 말했던 것이다. [7] 바로 그 때에 구름이 일며 그들을 덮더니 구름 속에서 “이는 내 사랑하는 아들이니 너희는 그의 말을 잘 들어라.” 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8] 제자들은 곧 주위를 둘러보았으나 예수와 자기들밖에는 아무도 보이지 않았다. [9] 산에서 내려오시면서 예수께서는 제자들에게 “사람의 아들이 죽었다 다시 살아날 때까지는 지금 본 것을 아무에게도 말하지 마라.” 하고 단단히 당부하셨다.
* = * 하느님께서 여러분의 생애에 개입해 들어오신 증거를 찾아보신 적이 있습니까? 만약 없었다면 지금이라도 그 증거를 찾아보시기 바랍니다. 반드시 발견하게 되실 것으로 믿습니다.
오늘 구약본문에는, 엘리야와 엘리사가 경험했던 하느님의 인생 개입의 사건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불수레를 보내셨습니다. 그리고는 두 사람 중 엘리야를 하늘로 데려가셨습니다. 죽음을 맛보지 않고 하늘나라로 가게 된 신비스런 사건이었습니다.
오늘의 서신본문에는, 사도 바울이 자신의 생애에 개입해 들어오신 하느님의 역사에 관해서 회고하고 있습니다. 청년 율법학자로 출세를 꿈꾸고 있었던 사울을 그 헛된 꿈에서 떠나, 생명의 복음을 온 세계에 전할 사도로의 부르심을 주셨던 사건이었습니다.
복음본문은 무엇입니까? 베드로와 야고보, 그리고 요한을 데리시고, 비록 우리 인간들이 땅에 살면서 3차원 물질계에 둘러싸여 의식주를 위해 골몰하고 있는 인간들에게, 우리를 늘 에워싸고 있는 하늘나라를 육신의 눈으로 보게 하신 사건이었습니다.
사랑하는 여러분, 우리 모두가 지금 삼차원 세계 속에서 맴돌며 살고 있지만, 그 어떤 때에, 우리 하느님께서 친히 우리 인생 과정 속에 개입해 들어오신 사건들이 있었습니다. 그런데도 그것을 깨닫지 못하고, ‘왜 나에게는 그런 신비스런 하늘나라 체험을 주시지 않느냐’ 고만 불만하고 있습니다.
구약성경 출애굽기는 하느님의 백성 이스라엘을 위하여, 이집트의 종살이를 끝내주시고자 여러 번 여러 가지의 하느님의 시도가 있었습니다. 종내 이스라엘을 해방시키셨습니다. 홍해를 가르셨고, 광야를 헤매는 동안 의식주를 해결해 주셨습니다. 여러 이방민족들과의 갈등 속에서 구출하셨고, 율법과 계명을 주셔서 거룩을 훈련받게 하셨습니다.
저와 여러분에게도 이와 같은 과정들이 있었던 겁니다. 하느님의 개입이 누구를 통해서든, 어떤 사건을 통해서든 있었습니다. 그것을 하느님의 고귀한 구원의 섭리로 알고 지금부터라도 하느님의 은혜 안에서 사시게 되기를 빕니다.
비록 자타가 인정할만큼 신비가 담긴 사건이 아니더라도, 적어도 자기 자신 만이라도 깨닫는 살아계신 하느님의 존재하심의 증거, 하느님의 사랑과 하느님의 의, 하느님의 구원의 은혜를 체험하시기 바랍니다. 다만 인간의 영적 감각이 무디어, 또는 잠자고 있어서, 지금껏 하느님의 인생개입을 깨닫지 못했을 뿐입니다.
<기도> 주 하느님, 하느님의 존재하심과 구원이심을 증거하는 신비로운 증거들을 저희의 삶에서 찾아내도록 도와 주심을 감사드립니다. 저희가 무감각하여, 또 세속적 가치관에 물들어, 하느님의 신비를 얼른 알아채지 못함을 용서하옵소서. 저희의 영혼이 깨어나게 하시고, 성령님의 인도하심을 날마다 신뢰하며 따르게 하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