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리없는 자를 꾸짖는 하나님

<사순절 제26일, 본문 묵상> ………………… (신복룡 신구약전서)

{ 구약 } 출애급기 32장 7-14절 …. [7] 주님께서 모세에게 말씀하셨다. “곧 내려가 보아라. 네가 이집트에서 데려온 너의 백성이 타락했도다. [8] 저들이 내가 명령한 길에서 저다지 빨리 벗어나 저희 손으로 부어 만든 숫송아지에 예배하고 제물을 드리며, ‘이스라엘아, 이 신이 우리를 이집트 땅에서 데리고 온 우리의 신이다.’고 떠드는구나!” [9] 주님께서 계속하여 모세에게 이르셨다. “나는 이 백성을 잘 안다. 보라, 얼마나 고집스러운 백성이냐? [10] 나를 말리지 말아라. 내가 진노하여 저들을 모조리 쓸어버리고 너를 큰 백성으로 만들리라.”

[11] 모세는 주님이신 하나님의 노기를 풀어 드리려고 애원했다. “주님, 주님은 그 센 팔을 휘두르시어 놀라운 힘으로 주님의 백성을 이집트 땅에서 데려 오셨는데 어찌하여 이 백성에게 이토록 진노하십니까? [12] 어찌하여, ‘아하, 그가 화를 내어 그 백성을 데려다 산골짜기에서 죽여 없애고 땅에 씨도 남기지 않았도다.’ 하는 말을 이집트인에게서 들으려 하십니까? 제발 노여움을 푸시고 주님의 백성에게 내리시려는 재앙을 거두어 주십시오. [13] 주님께서 명예를 걸고, ‘너의 후손을 하늘의 별처럼 번성하게 하고, 내가 약속한 이 땅을 모두 너희 후손에게 주어 길이 유산으로 차지하게 하겠다.’ 고 주님의 종 아브라함과 이사악과 이스라엘에게 맹세하셨던 일을 기억해주소서.”

[14] 이 말을 들으시고 주님은 주님의 백성에게 내리시리라던 재앙을 거두셨다.

* = * 저희 집안 선조들은 조선 시대에 높은 벼슬도 했다지만, 그런 건 중요하지 않고, 20세기 초까지만 해도 평안남도 용강군 용강면에서 밭농사를 지으면서 살던 농민이었습니다. 유교에 찌들은 가문이었고, 저희 큰 할아버지는 동네 서당 훈장을 지내셨다고 합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 자비로우신 팔을 펴시고, 일자무식이었던 저희 할머니를 부흥회로 인도하시고 그 저녁에 은혜를 체험하게 하셔서, 귀가 길에서 기독교인이 될 결심을 하게 하셨습니다.

그 다음날 이른 아침에 할머니는 열여섯 살인 제 아버지와 함께 집 뒷뜰에 있었던 사당의 제사 용구 일습을 끌어내서 불을 지르고 말았습니다. 과부였던 제 할머니는, 그 날로 문중 동네에서 쫓겨나게 되었고, 5남매를 데리고 평양으로 가서 숭실중학교 정문 앞에서 하숙집을 경영하며 자녀들에게 기독교를 믿게 하고 신교육을 받게 했습니다.

그리하여 그의 둘째 아들인 제 아버지는 신학교에 진학하여 1939년에 목사 안수를 받았으며, 온 집안이 하나님을 믿고 교회를 섬기는 것으로 낙을 삼았습니다.

아버지는 교회와 노회 일도 바빴지만, 평양의 감리교성화신학교 교수로 성직자들을 배양하는 일에 부르심을 받았습니다. 당시 공산치하에서 당국의 심한 감시와 박해 아래서 많은 신학생들이 수난을 겪기도 했지만, 하나님께서 생명을 건져 주셨고, 한국전쟁으로 유엔군이 북으로 밀고 올라왔을 때 가족과 함께 남으로 피난할 기회를 얻었습니다.

그리하여 아버지가 1965년 중풍으로 목회를 손 놓을 때까지 교회를 설립하는 등 교회목회도 했고, 미션스쿨에서 교목활동을 하면서 교육목회도 했습니다.

그러는 동안에 6남1녀와 수양딸의 부모로서 자녀들을 기독교신앙 안에 양육하여 성직자 한 사람과 사회 각 방면의 일꾼을 키워냈습니다.

이와 같이 하나님께서 친히 역사하여 이끌어주셨으므로, 각별한 하나님의 자비하신 은혜를 입고 살아온 것입니다.

오늘의 성경본문인 출애급기 32장에서 하나님과 하나님의 종 모세 사이의 말씀을 읽으면서 느끼는 바가 큽니다.

하나님의 도우심이 없었다면, 십중팔구 우리 형제들의 일생은 공산치하에서 꼼짝없이 김씨일가를 숭배하며 살아야 할 운명이었습니다. 하지만 하나님께서 우리들을 그 사슬에서 풀려나게 인도해 주셨고, 또 여러 분야에서 각자가 기여하며 살 수 있도록 이끌어 주셨으니 이것은 오로지 하나님의 은혜입니다.

기독교 신앙을 지키려 했다가는 아오지 탄광이나, 죽음의 계곡에서 용광로 노동을 하다가 벌써 목숨을 잃었던지, 살아 있다 해도 인간이하의 매질을 당하면서, 죽어지지 않는 것을 한하며 나날을 보내고 있을 것입니다.

저희 형제들을 아직 살려 두신 하나님의 섭리는 크고 특별한 것에 있음을 믿습니다.

<기도> 주 하나님, 기구한 역사의 한 부분을 살아왔어도, 저희 집안을 극진히 사랑하셔서 친히 인도하시고, 믿음 속에 살게 하셨사오니 감사를 드립니다. 저희 온 집안이 자손 대대로 하나님을 믿는 믿음을 지키며 살게 하시며, 이웃에게 복음을 전하는 가족으로 살게 하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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