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적 사도들의 말년의 삶

<교회력에 따른 말씀 묵상> …………… (공동번역성서 개정판)

{ 만도 2과 } 베드로전서 2장 4-8절 …. [4] 주님께로 가까이 오십시오. 그분은 살아 있는 돌입니다. 사람들에게는 버림을 받았지만 하느님께는 선택을 받은 귀한 돌입니다. [5] 여러분도 신령한 집을 짓는데 쓰일 산 돌이 되십시오. 그리고 거룩한 사제가 되어 하느님께서 기쁘게 받으실 만한 신령한 제사를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드리십시오. [6] 성서에 이런 말씀이 있습니다. “내가 귀중한 돌 하나를 골라 머릿돌로 시온에 두었다. 그를 믿는 사람은 결코 부끄러움을 당하지 않을 것이다.” [7] 그러므로 이 돌이 믿는 여러분에게는 귀한 것입니다. 그러나 믿지 않는자들에게는 “집 짓는 자들에게 버림을 받았다가 모퉁이의 머릿돌”이 된 돌이며 [8] “그들을 걸려 넘어지게 하는 돌이요 장애물이 된 바위”입니다. 그들이 걸려 넘어진 것은 말씀을 순종하지 않은 탓이며 또한 그것이 그들의 운명이기도 했습니다.

* = * 성경에는 사도들의 말년에 관해서 별로 상세한 설명을 하지 않고 있습니다.

오늘 만도에서 읽는 베드로전서 역시 베드로의 말년을 알아보기에는 너무도 막연한 정보들 뿐입니다. 하지만 오늘 이런 본문들을 통해 세 분 대표적 사도들의 말년을 미루어 짐작해 보려 합니다.

베드로가 죽은 것은 로마로 알려져 있고, 로마에 거주하고 있는 동안 그의 신변은 늘 위협을 받았을 것입니다. 그를 염려하는 로마의 성도들에 의해 베드로가 보호를 받고 있었을 것인데, 때로는 카타콤(지하동굴)이 그의 피신처였고, 때로는 성도들의 거처에도 묵었을 것으로 보입니다.

베드로전서의 내용에서 보듯, 베드로를 만나러 오는 여러 지방의 교회 ‘장로들(설교자나 지도자들)을 만나, 목회 자문과 격려를 하는 일로 바빴을 것입니다. 또 행정적인 문제도 상담했을 것입니다.

베드로는 늘 순교의 예감을 가지고 살았고, 주님을 조용히 따르는 심정으로 자신의 죽음을 준비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주후 1세기 말의 교회 지도자 클레멘스의 기록에 의하면, 베드로는 네로 황제 때에 로마에서 십자가에 거꾸로 달려 순교했다고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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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신 차용 } 사도행전 28장 16-17, 23-24, 30-31절 …. [16] 우리가 로마에 들어갔을 때에 바울로는 경비병 한 사람의 감시를 받으면서 따로 지내도 좋다는 허락을 받았다. [17] 사흘 뒤에 바울로는 그 곳 유다인 지도자들을 불렀다. … [23] 그들은 날을 정해 두었다가 그 날이 되자 여럿이 바울로의 숙소로 찾아왔다. 바울로는 아침부터 저녁까지 그들에게 하느님 나라를 설명하고 증언하였으며 또 모세의 율법과 예언자들의 글을 들어 예수에 관해서 그들을 설득시키려고 노력하였다. [24] 바울로의 말을 듣고 믿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끝내 믿으려 하지 않는 사람들도 있었다. … [30] 바울로는 셋집을 얻어 거기에서 만 이 년 동안 지내면서 자기를 찾아오는 사람을 모두 맞아들이고 [31] 아무런 방해도 받지 않고 하느님 나라를 아주 대담하게 선포하며 주 예수 그리스도에 관하여 가르쳤다.

* = * 바울로의 최후 소망이었던 로마에서의 복음 전파는, 비록 자유롭지 않은 죄인의 몸이었지만, 셋방에서 로마 병정의 경호를 받으며 복음을 전하고 있었습니다.

바울로의 곁에 수 명의 선교동역자들이 있었고, 그들과 함께 ‘가정교회’ 형태의 작은 공동체를 이루고, 복음을 전하고 있었습니다.

이 때에 그의 말년의 편지 디모데후서와 같은 유언의 편지도 썼고, 그 속에서 “내가 달려갈 길을 다 마치고 믿음을 지켰으니 이제 후로는 나를 위하여 의의 면류관이 예비되었도다”(딤후 4:6-8) 라고 썼던 것을 보면, 순교가 임박했음을 바울로 자신도 알고 있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전승에 따르면, 그는 로마에서 참수형을 당해 죽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아마도 로마 시민권 소지자였기 때문에 십자가형이나 화형은 면했던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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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복음 } 요한복음 21장 20-24절 …. [20] 베드로가 돌아다보았더니 예수의 사랑을 받던 제자(* 요한)가 뒤따라오고 있었다. 그 제자는 만찬 때에 예수의 옆 자리에 앉아 있다가 “주님, 주님을 팔아넘길 자가 누굽니까?” 하고 묻던 제자였다. [21] 그 제자를 본 베드로가 “주님, 저 사람은 어떻게 되겠습니까?” 하고 예수께 물었다. [22] 예수께서는 “내가 돌아올 때까지 그가 살아 있기를 내가 바란다고 한들 그것이 너와 무슨 상관이 있느냐? 너는 나를 따라라.” 하고 말씀하셨다. [24] 그래서 예수를 믿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그 제자는 죽지 않으리라는 소문이 퍼졌다. 그러나 예수께서는 그가 죽지 않으리라고 하지는 않으셨다.

* = * 주님께서 ‘사랑하시던 제자’, 요한은 도미티아누스 황제 때에 밧모 섬에 유배되었다가, 이후 에베소로 돌아와 말년을 보낸 것으로 전해집니다.

상당히 노약했던 요한은 다만 예수님의 교훈 가운데도 “사랑의 계명을 전하는 것이 중심 메시지였다” 고 전해지고 있습니다. 2세기의 교회 지도자 유세비우스가 전하기를, 그는 걷지 못해서 사람들이 들것에 태워 들고 다녔으며, 요한은 만나는 사람들에 인사하는 말도, “서로 사랑합시다” 한 마디로 복음을 전하고 있었다고 합니다.

그는 주님의 제자 가운데 유일하게 자연사 한 제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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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도> 주 하느님, 한 영혼에게라도 복음을 전하기 위해서 목숨을 걸었던 사도들의 말년의 모습을 보면서, 저희 자신의 초라한 모습과 너무 비교가 되어 죄스럽습니다. 저희에게도 복음의 열정을 주시옵소서. 아직도 복음을 받아들이지 않는 영혼들에게 복음을 전할 지혜와 열정을 주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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