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립 부제(집사)의 기념일> ………………….. (신복룡 신구약전서)
{ 사도행전 6장 3-6절 } …. [3] “그러니 형제 여러분, 여러분 가운데 평판이 좋고 성령과 지혜가 충만한 사람 일곱 명을 찾아내시오. 그들에게 이 직무(*초대교회의 그리스계 유다인 회중을 돕는 일)를 맡기고, [4] 우리는 기도와 말씀 봉사에만 전념하겠습니다.” [5] 이 말에 온 공동체가 동의했다. 그리하여 그들은 믿음과 성령이 충만한 사람인 스테파노, 필리포스(개역- ‘빌립’), 프로코로스, 니카노르, 티몬, 파르메나스, 그리고 (*이방인으로) 유다교에 개종한 안티오키아 출신 니콜라오스를 뽑아 [6] 사도들 앞에 세웠다. 사도들은 기도하고 그들에게 안수했다.
{ 사도행전 8장 27, 30-31, 35-38 } …. [27] 필리포스는 일어나 길을 가다 에티오피아 사람 하나를 만났다. 그는 에티오피아 여왕 칸다케의 내시로, 여왕의 모든 재정을 관리하는 고관이었다. … [30] 필리포스가 달려가 그 사람이 이사야서를 읽는 것을 듣고 물었다. “지금 읽으시는 것을 이해하십니까?” [31] 그러자 그는 이렇게 대답했다. “누가 나를 이끌어 주지 않으면 내가 어떻게 알 수 있겠습니까?” 그러고서 필리포스에게 (*수레에) 올라와 자기 곁에 앉으라고 권했다. … [35] 필리포스는 입을 열어 이 성경 말씀에서 시작하여 예수님에 관한 복음을 그에게 알려주었다. [36] 이렇게 그들이 길을 가다가 물이 있는 곳에 이르자 내시가 말했다. “여기에 물이 있습니다. 내가 세례를 받는 데에 무슨 장애가 있겠습니까?” [37] 필리포스가 대답했다. “마음을 다하여 믿으시면 받을 수 있습니다.” 그러자 내시가 이렇게 말했다. “나는 예수님께서 하나님의 아드님이심을 믿습니다.” [38] 그러고 나서 수레를 세우라고 명령했다. 필리포스와 내시, 두 사람은 물로 내려갔다. 그리고 필리포스가 내시에게 세례를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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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 1 ) 오늘 본문에 등장하는 필리포스(빌립)는 예수님의 열두 제자 가운데 하나인 필리포스(빌립)와는 동명이인입니다. 위의 본문(행 6:3 이하)에 나오는 일곱 명의 집사 가운데 한 사람입니다.
사도행전 6장의 안수식(6절)에서는 안수의 대상이 ‘집사’라는 직급임이 명기되지 않았습니다. 다만 초대교회 역사를 기록한 교부들이 기록하기를, 이 날에 안수받은 일곱 사람이 “최초의 ‘집사’(부제)였다”고 기록되어 있어서, 그들의 의견을 따라 ‘집사’(부제)라고 부르고 있을 뿐입니다.
집사(부제)에 해당하는 희랍어 단어가 ‘디아코노스’입니다. 그 단어를 직역하면 ‘종’ 또는 ‘섬김이’(도우미)입니다. 초대교회로부터 오랫 동안 개체(지역)교회 안에서, 교회의 기능을 수행하기 위해 복음전도, 구제봉사, 신자관리를 신도들이 서로 나누어 맡게 되었는데, 그 분야별 지도자들을 ‘디아코노스’라고 불렀습니다.
그런데 중세교회 시대에, 수도원에서 소정의 훈련을 받은 후 사제 직급에 오르기 전의 수련기간 중에 있는 이들을 ‘부제’라고 부르면서 ‘디아코노스’라는 직급을 주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평신도 지도자로서의 ‘디아코노스’와, 사제가 되기 전 수련기간 중에 있는 ‘사제보’를 칭하는 ‘디아코노스’ 사이에 혼동이 일어나게 되었습니다.
초대교회의 전통을 이어받아, 오늘날도 평신도 지도자의 직급인 ‘디아코노스’ 직책을 본받는 것이 좋을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중국에서, 약 1천만 개에 달하는 ‘가정교회’들을 돌보는 이들의 호칭으로, 교회역사 상에 나타난 이름 중 ‘디아코노스’처럼 적합한 호칭은 없을 것 같습니다. 그들의 현행 호칭은 ‘지도자’라고도 부르고, ‘목사’라고도 부르는데 이 둘이 다 어색합니다.
( 2 ) 필리포스는 에티오피아 내시에게 세례를 베풀었습니다. 이것이 합당한가고 질문하는 이들이 있습니다.
제1세기 교회는, 세례식을 포함한 교회의 체제와 질서를 명시한 교회법이 아직 없었던 시대입니다. 그러나 필리포스가 에티오피아 내시에게 베푼 세례는 이를 데 없이 자연스럽고 흠을 찾을 데가 없습니다. 필리포스는, 성경을 통하여, 예수 그리스도를 통한 구원의 진리를 정확하게 설명했습니다. 내시는 기쁜 마음으로 복음을 받아들였고, 세례 받기를 열망했습니다. 구태여 문제를 삼자면, 훈련(교육) 시간이 짧았다는 것인데, 객관적으로 보아도, 훈련 시간을 더 이상 늘일 수가 없었습니다.
필리포스는 최소한의 문답을 치렀습니다. 내시는 믿음의 골자를 말하고 있었습니다: ‘예수님은 우리를 구원하러 오신 하나님의 아드님이십니다.’ 그 후에 물로 함께 들어가서 세례를 베푼 것입니다.
결과적으로, 그 내시는 에티오피아로 돌아가서 여왕 칸다케와 온 백성들로 하여금 예수 그리스도를 믿도록 복음을 충실히 전했습니다. 그리하여 에티오피아가 기독교국가가 된 것입니다.
오늘날 수많은 신도들이 교도선교, 문서선교, 구역선교, 노방선교, 직장선교, 통화선교, 친교선교를 하고 있습니다. 그 분들이 어느 정도의 연륜과 능력을 갖추면 ‘디아코노스’ 품을 주는 것이 초대교회의 전통을 살리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기도> 주 하나님, 교회 역사에 출중한 디아코노스인 필리포스를 주셨음을 감사드립니다. 저희에게도 믿음과 성령이 충만한 ‘섬김이’들을 주셨음을 감사드립니다. 그들을 통하여 복음이 온 세상에 전해지게 하시며, 교회가 왕성하도록 인도해 주시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