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르띤 주교 기념일, 본문 묵상> ……… (공동번역성서 개정판)
{ 복음 } 루가복음서 17장 7-10절 …. [7] “너희 가운데 누가 농사나 양치는 일을 하는 종을 데리고 있다고 하자. 그 종이 들에서 돌아오면 ‘어서 와서 밥부터 먹어라.’ 라고 말할 사람이 어디 있겠느냐?” [8] 오히려 ‘내 저녁부터 준비하여라. 그리고 내가 먹고 마실 동안 허리를 동이고 시중을 들고 나서 음식을 먹어라.’ 하지 않겠느냐? [9] 그 종이 명령대로 했다 해서 주인이 고마워해야 할 이유가 어디 있겠느냐? [10] 너희도 명령대로 모든 일을 다 하고 나서는 ‘저희는 보잘것없는 종입니다. 그저 해야 할 일을 했을 따름입니다.’ 라고 말하여라.”
* = * 주후 325년 경의 일이었습니다. 한창 추운 겨울에 헝가리 변방 아미엔스 지방에서 국경수비를 맡고 있던 젊은 병사 마르띤은 유니폼인 만또를 입고 초소 시찰을 돌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눈벌판에서 헐벗은 거지를 만났습니다.
마르띤은 발걸음을 멈추고 거지에게 다가가, 뭔가 도움을 주고 싶었지만, 주머니에는 아무 것도 없었습니다. 그는 자신이 걸치고 있던 만또를 벗어 절반으로 쪼개어, 그 한 쪽을 거지에게 주고, 마르띤은 자기 가던 길을 갔습니다.
그날 저녁 꿈 속에, 평소 성경 속에서 글로만 읽던 예수님을 만났는데, 몸에 절반짜리 만또를 입고 계셨습니다.
‘그냥 통째로 드릴 것을..’ 후회가 되었지만, 이젠 어쩔 수 없는 일이었습니다. 오늘 복음본문에서 보는 말씀 처럼, ‘주님, 저는 보잘것없는 종입니다.’ 하는 깨달음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그 다음 날 그는 상관에게 가서 ‘이제 나는 그리스도의 군인이 되겠습니다. 더 이상 사람을 죽이는 전투에 가담하지 않겠습니다.’ 라고 했습니다. 전말을 들은 그의 상관은 마르띤의 결심이 공고한 것을 알고, 제대를 허락했습니다.
그는 제대 후, 이탈리아와 달마티아(오늘날의 크로아티아 남쪽 해안)로 갔다가 리구리아(이탈리아 북서쪽) 해안에서 외딴 작은 섬에 정착했습니다.
거기서 20년 동안 은둔수도사로 살다가, 유명한 뽀아띠에의 힐라리 주교에게 사제 서품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나서 고울(프랑스와 벨기에, 스위스 서부, 이탈리아 북서부를 포괄하는 광대한 지역) 지방에서 수도원 활동을 했습니다.
수도원은 오늘날의 지역교회와 같은 역할을 하는 곳이었으며, 가난한 사람들의 거처로도, 신학교육의 장소로서의 역할도 했습니다.
이윽고 372년에 마르띤은 주교로 추대되었지만, 그는 주교 자리에 앉기를 오랫동안 사양하다가, 마르무띠에 또 하나의 수도원을 설립하고 그 경내에 목조로 작은 방을 하나 짓고, 종신 거기 거주하면서 주교의 직을 수행했습니다.
마르띤은 대단히 활동적인 복음전도자였으며, 가는 곳마다 놀라운 일을 성취하곤 해서, 그의 명성은 널리 알려졌습니다.
그는 이교도들의 신당을 철거하는 일에는 앞장섰지만, 이교도들을 잔인하게 다루는 일(* 사형까지 하는 일도 있었음)은 한 번도 하지 않았습니다.
고울 지방 곳곳에서 사회지도자들을 골고루 양육했기 때문에, 프랑스 국민들을 하나로 통일된 국민이 되게 하는 데에 크게 기여한 지도자라고 프랑스 역사에서 평가하고 있습니다.
397년 오늘(11월 11일) 그가 소천할 때까지, 수도원 운동에 전념했습니다.
< 오늘 복음본문에서 보듯이, 그는 평생 무슨 일을 해도 ‘주님, 나는 보잘것없는 종입니다.’ 라고 말하듯 겸허한 종의 자세로 살았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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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도> 주 하느님, 저희가 어찌 주님께서 주시는 상급과 칭찬을 바라겠습니까? 오로지 주님을 저희의 왕이시요 주인으로 모시는 종의 자세로, 주님을 섬기는 것 만으로도 저희의 영광인 줄 알고, 맡은 바 사명을 다하게 하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