왠지 앞날이 암담해요..

<성경을 봅시다 1. > ……. (공동번역성서 개정판)

{ 출애굽기 3장 1-10절 } …. [1] 모세는 미디안 사제인 장인 이드로의 양떼를 치는 목자가 되었다. 그가 양떼를 이끌고 광야를 지나 하느님의 산 호렙으로 갔더니 [2] 야훼의 천사가 떨기 가운데서 이는 불꽃으로 그에게 나타났다. 떨기에서 불꽃이 이는데도 떨기가 타지 않는 것을 본 [3] 모세가 “저 떨기가 어째서 타지 않을까? 이 놀라운 광경을 가서 보아야겠다” 하며 [4] 그것을 보러 오는 것을 야훼께서 보셨다. 하느님께서 떨기 가운데서 “모세야, 모세야,” 하고 부르셨다. 그가 대답하였다. “예, 말씀하십시오.” [5] 하느님께서는 “이리로 가까이 오지 마라. 네가 서 있는 곳은 거룩한 땅이니 네 발에서 신을 벗어라.” 하시고는 [6] 다시 말씀하셨다. “나는 선조들의 하느님이다. 아브라함의 하느님, 이사악의 하느님, 야곱의 하느님이다.” 모세는 하느님 뵙기가 무서워 얼굴을 가렸다.

[7] 야훼께서 계속 말씀하셨다. “나는 내 백성이 이집트에서 고생하는 것을 똑똑히 보았고 억압을 받으며 괴로워 울부짖는 소리를 들었다. 그들이 얼마나 고생하는지 나는 잘 알고 있다. [8] 나 이제 내려가서 그들을 이집트인들의 손아귀에서 빼내어 그 땅에서 이끌어서, 젖과 꿀이 흐르는 아름답고 넓은 땅, 가나안족과 헷족과 아모리족과 브리즈족과 히위족과 여부스족이 사는 땅으로 데려가고자 한다. [9] 지금도 이스라엘 백성의 아우성 소리가 들려온다. 또한 이집트인들이 그들을 못할게 구는 모습도 보인다. [10] 내가 이제 너를 파라오에게 보낼 터이니 너는 가서 내 백성 이스라엘 자손을 이집트에서 건져내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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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말씀 묵상 )> 때때로 우리는 앞날의 희망이라고는 하나도 보이지 않는 날이 있습니다. 나를 귀하게 여겨주던 사람들이 모두 돌아가셨거나, 나를 본척 만척 하고, 모처럼 오랜만에 만난 사람도 건성 반갑게 인사를 건네주지만, 그 옛날 정답던 대화는 이제 어디로 갔는지 다 사라졌고, 딱딱한 인사만 나누다 돌아섭니다.

전에는, 그래도 남아 있는 건강과 창창한 세월이 눈앞에 있다고 믿어서, ‘그럴테면 그래라. 사람이야 내가 새로 만나 사귀면 되고, 돈은 있다 없다 하는 것인데. 내가 누굴 아쉬워 할 일은 없다’ 하고 자신을 위로했는데, 어제는 사람들이 많이 모인 자리에서도, 나는 결산이 이미 끝난 인간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출애굽기를 폈습니다. 그리고 모세의 이야기를 읽었습니다.

모세는 이집트 궁궐에서 공주의 아들로 40년을 살며, 세상에 아쉬울 것 하나도 없는 세월을 살았습니다. 그러나 자기 자신이 이집트 사람이 아니고 지금 이집트에서 노예 민족으로 살고 있는 이스라엘 사람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그의 마음은 평안할 수 없었습니다.

그러던 중, 그가 동족 이스라엘 백성의 작업장을 돌아보다가 이스라엘 사람에게 폭행을 가하는 이집트 관리를 때려 죽여 모래 밭에 시체를 감춘 일이 있었지요.

그 이튿날 다시 작업장을 돌던 모세는 이스라엘 사람들끼리 다투고 있는 현장에 멈춰 섰습니다. ‘같은 노예살이 주제에 무슨 싸움을 그렇게 하냐?’고 끼어들었다가, 그만 그 중의 한 사람에게서, ‘당신이 무슨 상관? 어제는 이집트 사람을 때려 죽이더니 오늘은 나를 죽일 작정이오?’ 라고 대들었지요.

모세는 혼비백산했지요. 이 일을 알게 된 파라오의 낯을 피하여 미디안으로 도망치게 되었습니다.

40년을 그곳에서 양을 치면서 지냈습니다. 창살없는 감옥 생활을 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이젠 자기를 돌봐 줄 사람은 없을 것이고, 인생이 끝장났다고 생각했을 것입니다. 먹고 사는 문제야 없었지만, 사람이 먹는 것만 가지고 산다고 말할 수는 없지 않습니까? 파라오의 사람이라도 지나가다가 자기를 발견하면, 미디안 광야마저 떠나야 할는지 모릅니다.

그러던 어느 날 그는 이상한 산불을 보았지요. 양떼와 함께 호렙 산에 이르렀을 때에, 언덕에서 떨기나무가 훨훨 타고 있는데, 떨기나무는 쓰러지지 않고 그대로였습니다. 너무도 이상하여, 가까이 가서 확인하려는데, 떨기나무로부터 소리가 들려오기를 “모세야, 모세야!” 하는 하느님의 부르심이 있었습니다.

“네가 서 있는 곳은 거룩한 땅이니 네 발에서 신을 벗어라.” 하시는 하느님의 음성도 들었고, “이제 내가 너를 파라오에게 보낼 터이니, 너는 가서 내 백성 이스라엘 자손을 이집트에서 건져내어라.” 하시는 말씀도 들었습니다.

하느님께서는 모세 같은 특별한 사람에게만 나타나시는 것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떤 사람에게든지 그의 생애의 중요한 전환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시는 때면 언제든 오셔서 우리 인생살이에 개입하시고, 인간을 부르시고, 당신의 일에 쓰시는 줄 압니다.

늘 보는 떨기나무요, 불꽃이어도, 어느 날은 하느님의 임재임을 깨닫게 되는 도구로 하느님께서 쓰십니다. 인간이 하느님의 부르심에 믿음으로 동의하기만 하면, 떨기나무도, 내가 밟은 땅도‘거룩한 땅’으로 의미를 가지는 줄 믿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저와 여러분을 절대 포기하지 않으십니다. 이젠 효용가치가 끝났다고 보시는 일 없습니다. 인간이 지닌 믿음의 분량을 키워 가시며, 우리를 쓰십니다.

우리들의 일상에서, 평소에는 보지 못했던 현상을 새로운 눈으로 보기 시작할 때면, 우리는 하느님의 임재와 부르심을 경험하게 됩니다.

발에서 신발을 벗듯, 우리의 일을 멈추고, 조용히 하느님의 임재하심에 영혼의 귀를 기울입시다. 하느님께서 어떤 위로를 주시는지, 어떤 사명을 들려 주실는지에 한껏 귀를 기울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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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도> 주 하느님, 저희가 쓸데없는 상심에, 쓸데없는 좌절에 빠지지 말게 하옵소서. 살아계신 하느님께서 곁에 계셔서 저희를 보고 계심을 깨닫게 하옵소서. 저희를 지으신 하느님을 맞대면 하는 은총을 주시옵소서. 저희의 참 모습을, 저희 스스로 똑바로 보게 하옵소서. 그리하여 팔십 나이의 모세처럼, 이웃을 위한 저희의 사명을 깨닫게 하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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