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블린 언더힐 기념일, 묵상> …… (공동번역성서 개정판)
{ 만도 성시 } 시편 77편 1-12절 …. [1] 내가 큰소리로 하느님께 부르짖사오니, 이 부르짖는 소리를 들으소서. [2] 답답할 때에 나 주님을 찾았고, 밤새도록 손을 치켜 들고 기도하며, 내 영혼은 위로마저 마다합니다. [3] 하느님을 기억하니 한숨만 터지고, 곰곰이 생각하면 기가 막힙니다. (셀라)
[4] 당신께서 뜬눈으로 밤을 새우게 하시오니, 너무나도 지쳐서 말도 못하겠습니다. [5] 지나간 옛일이 눈앞에 선하고, 흘러간 세월이 [6] 머리를 맴돕니다. 그 때의 일을 생각하여 밤새도록 한숨짓고, 생각을 되새기며 속으로 묻습니다.
[7] “주께서는 영원히 나를 버리시려는가? 다시는 은혜를 베풀지 않으시려나? [8] 한결같은 그 사랑, 이제는 그만인가? 그 언약을 영원히 저버리셨는가? [9] 하느님께서 그 크신 자비를 잊으셨는가? 그의 진노가 따스한 사랑을 삼키셨는가? (셀라) [10] 이 몸이 병든 것 생각해 보니, 지존하신 분께서 그 오른손을 거두셨기 때문이구나.”
[11] 야훼께서 하신 일을 내가 어찌 잊으리이까? 그 옛날 당신의 기적들을 회상하여 [12] 주의 행적을 하나하나 되뇌고, 장하신 그 일들을 깊이 되새기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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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의 묵상 )> 오늘 세계교회가 기념하는 이블린 언더힐(Evelyn Underhill, 1875 – 1941) 여사는 성직자도 아니고 신학자도 아닙니다. 그저 평생 신앙생활을 성실히 해온 저술가요 작가로서 오늘날까지 그의 저서들을 통하여 사람들을 만나고, 대화하는 사람입니다.
언더힐 여사는 영국 런던 근교 울버햄튼에서 태어난 보통사람이었습니다. 다른 사람과 다른 점은 예술과 문학에 관심이 있었고, 남달리 중세 기독교 신비주의자들의 저서들을 탐독했습니다.
그녀는 학술적 논쟁에는 별로 관심이 없었습니다. 다만 기도와 사색으로 옛 신비주의자들이 경험한 내용들을 공감해 보고자 바랐을 뿐이었습니다.
그리하여 1911년 그녀가 출간한 ‘Mysticism’(신비체험) 이라는 책으로 그녀가 유명해지기 시작했습니다. 그녀는 호소하기를, 신비체험은 어떤 특별한 사람만 할 수 있는 것이 아니고, 누구든지 기도생활에 깊이 들어가기를 바라고, 사물의 진실을 알고 싶어하는 사람들은 누구나 신비체험을 하게 된다고 말했습니다.
그녀는 말하기를 “모든 그리스도인은 하느님과 깊은 교제를 누릴 수가 있다.” 고 말하며, 신비체험을 무슨 비정상적인 증상으로 보아서는 안된다고 경계하고 있습니다. 더구나 실증적 사고를 장려하는 과학시대에 살고 있는 현대인들이, 마치 교회가, 마치 신비체험을 과학적 사고와 대립하는 것으로 취급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것은 진실로 기도와 성경의 말씀들을 도외시하는 자세라고 했습니다.
그녀가 한 말 가운데 이런 말이 있습니다. “신학자들은 물론 목회자들 마저도, 하느님에 관하여 지식을 전달하는 형식의 말을 너무 많이 하고 있다. 나는 사람들이 하느님에 관한 지식을 가지려 하지 말고, 하느님과의 대화하는 경험을 많이 가지기를 권한다.”
복음서에 보면, 인간의 몸을 지니고 오신 하느님을 만난 사람들의 이야기가 가득히 소개되어 있습니다. 세리 마태, 어부 베드로, 사마리아 우물가의 여인, 베데스다 못 가의 중풍병자, 세리 사캐오, 예수님 곁에서 십자가 처형을 당하던 강도, 다메섹 도상의 사울, 향유병을 깨어 예수님께 부어드린 여인, 등 등, 모두가 ‘신비’를 추구했던 사람들이라기보다, 세상에서 하느님을 맞닥뜨렸을 때에, 그것을 이상한 현상으로 보지 않고, 인생의 참 맛, 인생의 진실, 인생의 사명과 연결시켰던 사람들이었습니다.
언더힐 여사는, 사람들이 인간의 언어로 하느님과 대화할 수도 있겠지만, 마음으로 하느님을 경험하는 일을 권했습니다. 가령, 음악애호가가 베토벤의 음악을 비롯한 영감을 주는 음악들에 관해서 책을 읽고 연구하면 음악의 지식은 많이 가질 수가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실제로 자기가 베토벤의 음악을 연주하거나, 다른 사람의 연주를 들으면서 깊은 영감에 빠지는 체험은 언어로는 표현할 수 없는 ‘생의 의미’, ‘생의 환희’, ‘생의 고귀함’을 절감하게 만들어 줍니다.
그것은 문학작품이나 다른 예술작품을 통해서도 경험하게 되고, 자신이나 다른 사람의 체험(간증)을 경청하고 나누는 가운데서도 유사한 체험을 하게 됩니다.
이 체험들은, 나누는 사람은 물론이거니와 듣는 사람들의 마음에도, 예수님에 대한 뜨거운 사랑의 경험으로 이어지고, 예수님께서 사랑하시는 우리 이웃들을 향한 뜨거운 사랑으로까지 연결되는 것이, 우리 크리스찬들이 경험하는 신비체험이라고 언더힐 여사는 말합니다.
그녀는 중세의 줄리안(Julian of Norwich), 에크하르트(Meister Eckhart), 아빌라의 데레사(St. Teresa of Avila), 십자가의 요한(St. John of the Cross) 등의 신비주의자들이 남긴 신비체험의 유산을, 현대 합리주의 사고를 하는 사람들에게도 이해할 수 있도록 안내하는 역할을 하고 있었습니다.
온통 신비스런 문학으로 가득차 있는 성경 책을 현대인들이 외면하지 않도록, 성경의 많은 기록에서, 그리고 신앙인들의 생활 속에서, 하느님의 신비의 보편성을 일깨우기 위해서 평생 노력한 이가 언더힐 여사였습니다.
그녀가 1941년 오늘 별세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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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도> 주 하느님, 하느님의 신비로 가득찬 이 세상에서 신비를 하느님의 신비로 보지 못하도록 방해하고 있는 악령의 작간을 물리쳐 주시고, 저희에게 다가오시는 하느님의 신비로운 뜻을 저희가 깨닫게 하시며, 하느님의 사랑 받는 자녀로 살게 하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