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드로와 바울로 기념일> ………. (공동번역성서 개정판)
{ 서신 } 디모테오 후서 4장 6-8,17-18절 …. [6] 나는 이미 피를 부어서 희생제물이 될 준비를 갖추었습니다. 내가 세상을 떠날 때가 왔습니다. [7] 나는 훌륭하게 싸웠고 달릴 길을 다 달렸으며 믿음을 지켰습니다. [8] 이제는 정의의 월계관이 나를 기다리고 있을 뿐입니다. 그날에 정의의 재판장이신 주님께서 그 월계관을 나에게 주실 것이며, 나에게뿐만 아니라, 다시 오실 주님을 사모하는 모든 사람에게도 주실 것입니다.
[17] 주께서는 나와 함께 계시며 나에게 힘을 주셨습니다. 그리하여 나는 하느님의 말씀을 완전히 선포할 수 있었고 그 말씀이 모든 이방인들에게 미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주께서 나를 사자의 입에서 구해 주셨습니다. [18] 앞으로도 나를 모든 악한 자들에게서 건져내어 구원하셔서 당신의 하늘 나라로 인도하여 주실 것입니다. 그분께 영광이 영원무궁토록 있기를 빕니다. 아멘.
{ 복음 } 요한 복음서 21장 15-19절 …. [15] 모두들 조반을 끝내자 예수께서 시몬 베드로에게 “요한의 아들 시몬아, 네가 이 사람들이 나를 사랑하는 것보다 더 나를 사랑하느냐?” 하고 물으셨다. 베드로가 “예, 주님. 아시는 바와 같이 저는 주님을 사랑합니다.” 하고 대답하자 예수께서는 “내 어린 양들을 잘 돌보아라.” 하고 이르셨다. [16] 예수께서 두 번째 “요한의 아들 시몬아, 네가 나를 정말 사랑하느냐?” 하고 물으셨다. “예, 주님. 아시는 바와 같이 저는 주님을 사랑합니다.” 베드로가 이렇게 대답하자 예수께서는 “내 양들을 잘 돌보아라.” 하고 이르셨다. [17] 예수께서 세 번째로 “요한의 아들 시몬아, 네가 나를 사랑하느냐?” 하고 물으시자 베드로는 세 번이나 예수께서 “나를 사랑하느냐?” 하고 물으시는 바람에 마음이 슬퍼졌다. 그러나 “주님, 주님께서는 모든 일을 다 알고 계십니다. 그러니 제가 주님을 사랑한다는 것을 모르실 리가 없습니다.” 하고 말하였다. 그러자 예수께서 “내 양들을 잘 돌보아라.” 하고 분부하셨다. [18] 이어서 “정말 잘 들어두어라. 네가 젊었을 때에는 제 손으로 띠를 띠고 마음대로 돌아다닐 수 있었다. 그러나 이제 나이를 먹으면 그 때는 팔을 벌리고 남이 와서 허리를 묶어 네가 원하지 않는 곳으로 끌고 갈 것이다.” 하고 말씀하셨다. [19] 예수의 이 말씀은 베드로가 장차 어떻게 죽어서 하느님의 영광을 드러내게 될 것인가를 암시하신 말씀이었다. 이 말씀을 하신 뒤 예수께서는 베드로에게 “나를 따라라.” 하고 말씀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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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말씀 묵상 )> ( 1 ) 교회를 세우신 분이 누구냐고 묻는다면, 단연코 그리스도(구세주) 예수님이시라고 해야 합니다. 하느님께서 그의 독생자이신 예수님을 보내 주셨기에, 세상에 교회가 탄생한 것이니까요.
그렇지만 예수님께서 가르쳐 주신 복음의 터전 위에 교회를 세우는 일에 가장 공로가 컸던 사람이 누군가고 저에게 묻는다면 ‘베드로였다’고 대답하지 않고 ‘바울로였다’고 대답하고 싶습니다.
왜냐하면 예수님의 생애와 가르침을 복음서로 정리한 사람들이 마태, 마가, 누가, 요한 네 분이었지마는, 복음의 의미를 이론적으로 체계를 잡아 가르쳐준 분이 바울로였던 것을, 신약성서의 태반을 차지하고 있는 바울로의 편지들과 바울로의 사적을 기록한 사도행전에서 저와 여러분이 보기 때문입니다.
만약 바울로의 편지들이 없었다면, 기독교 진리를 누가 알려 주었겠습니까? 비록 그가 한때 초대교회를 박해했던 역도였지만, 그가 회심한 이후에 세운 공로에 비하면 그것은 별것 아니었다고 말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복음(“예수가 그리스도라는 사실”)을 위해 목숨까지 바칠 수가 있느냐고 박해자들이 물을 때에, ‘목숨을 바칠 수 있다’고 대답하는 것이 복음을 믿는 사람들을 확인하는 절차였습니다. 그 확인을 사울(바울로) 앞에서 서슴없이 해 주었던 초대교회 집사(부제) 스데파노의 목숨을 그가 빼앗았던 것처럼, 바울로 역시 복음을 증거하기 위해서 로마의 박해자들 앞에서 확인해 주고, 그의 목숨을 바쳤습니다.
‘복음’은 바울로가 자기 맘대로, 자기 구상대로 작성한 교리신학 체계가 아니었습니다. 하느님께서 이루신 인류구원의 섭리를 바울로가 정성을 기울여 인간의 언어로 풀이했던 내용이었습니다. 전적으로 성령의 인도하심을 받아 이 사역을 감당했습니다.(딤후 3:16)
( 2 ) 바울로의 이런 위대한 업적이 어떻게 이루어질 수 있었느냐고 물으신다면, 저는 ‘이것은 전적으로 베드로의 포용력 있는 리더쉽을 배경으로 가능했었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오순절 날, 성령께서 강림하시고, 베드로가 예루살렘 거리로 뛰쳐나가 다른 제자들과 더불어 수많은 군중 앞에서, 복음의 본질을 최초로 설교할 때에,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이 율법의 완성인 것을 증거했습니다.
그리하여 모교회인 예루살렘교회를 복음의 토대 위에 굳게 세웠으며, 유다 율법주의자들과의 완벽한 결별(행 11장 참조)을 이루었고, 이방인들도 복음을 믿어 구원 얻도록 초청되었음을 확인해 줌으로써(행 10장과 15장 참조), 온 세계 모든 나라들에 복음이 전해져야 한다는 비젼에 바울로와 신념의 일치를 보게 되었습니다.
이것은 바울로의 집요한 주장에 의해서가 아니었고, 베드로의 포용력에 의했다고 봅니다. 포용은 양보가 아니라, 원리를 서로 확인함으로써 가능한 것이었습니다. 비록 바울로가 자기(베드로)보다 나이도 어리고, 다분히 저돌적인 태도를 보인 적도 몇 차례 있었지만, 그것이 그의 개성에 의한 것임을 알기 때문에 인내하고 양해해 주었던 것입니다.
마침내 베드로는 바울로의 편지들을 신도들에게 읽을 것을 공개적으로 권하면서 ‘하느님과 화목하려는 사람은 바울로의 책을 읽어야 한다’고 공인을 했습니다.(벧후 3:14-15 참조)
마침내 이 두 으뜸사도는 주후 64년 경 로마의 기독교인 회중들 속에서 합류했습니다. 그리하여 당시 세계를 휘두르던 로마에서, 복음으로 세속 권력 앞에 도전하고 있었습니다. 베드로는 복음을 위해 십자가에 거꾸로 매달려 순교했고, 바울로는 참수형을 당하여 순교했습니다.
이렇게 두 분은 목숨을 바쳐 복음과 교회를 사랑했으며, 영원한 하느님의 나라를 극진히 사모했습니다. 예수님을 사랑하면서(요 21:15 이하), 그 사랑으로 그들은 교회를 세운 분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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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도> 주 하느님, 오늘도 저희가 주님을 향한 사랑의 마음을 변치 말게 하옵소서. 그리하여 눈물과 땀과 피로 온 생애를 바쳐 주님과 주님의 교회를 사랑한 베드로와 같은, 또 바울로와 같은, 충성된 하느님의 사도들을 본받아 살게 하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