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력에 따른 말씀 묵상> …………….. (공동번역성서)
{ 복음 } 루가 복음서 6장 46-49절 …. [46] “너희는 나에게 ‘주님, 주님!’ 하면서 어찌하여 내 말을 실행하지 않느냐? [47] 나에게 와서 내 말을 듣고 실행하는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가르쳐주겠다. [48] 그 사람은 땅을 깊이 파고 반석 위에 기초를 놓고 집을 짓는 사람과 같다. 홍수가 나서 큰 물이 집으로 들이치더라도 그 집은 튼튼하게 지었기 때문에 조금도 흔들리지 않는다. [49] 그러나 내 말을 듣고도 실행하지 않는 사람은 기초 없이 맨땅에 집을 지은 사람과 같다. 큰물이 들이치면 그 집은 곧 무너져 여지없이 파괴되고 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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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말씀 묵상 )> ( 1 ) 10여 년 전에 네팔 카트만두에 가서 빈민촌을 방문한 일이 있었습니다. 말은 빈민촌인데 시냇가 펑퍼짐한 좋은 땅에 바라크(가건물)를 짓고 살고 있었습니다. 이런 좋은 땅을 차지하고 있으니 좋겠다고 했더니, 저를 안내하던 네팔 사람이 ‘여기는 1년에 한 번 씩 꼭 홍수가 나서 물에 잠긴다’고 했습니다.
제가 갔을 때가 홍수의 계절이 아니었기 때문에, 60년 대에 서울의 합정동이나 풍납동 처럼 그저 물이 차올라오는 정도의 홍수일 것이라고 생각했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히말라야 빙산 홍수를 뉴스 영상에서 보니까, 4, 5층 건물마저도 단 숨에 집어삼키는 맹렬한 물살이 골짜기를 메우고 미끌어져 내려오는 모양새가, 마치 종말의 날을 미리 보는 듯했습니다.
( 2 ) 말씀을 듣고도 실행하지 않으면, 큰 물에 집채가 허물어지듯 사라지게 되리라 하신 말씀이, 어떤 말씀을 실천하라는 것일까요?
성경 전체의 말씀들을 실행하라는 것일까요, 아니면 루가 복음서 6장 20절부터 시작하여 45절까지 계속되는 소위 ‘평지설교’(마태복음에서 5-7장을 ‘산상보훈’이라 하는 데 비해서)라고 성서학자들이 이름 붙인 그 교훈들을 지키라는 말씀일까요?
어느 쪽이라도 좋습니다마는, 그저 간단히 줄여잡아 누가복음 6장 20-45의 말씀을 두고 이의 실천을 강조하셨다 하더라도, 그 내용은 그리 단순치가 않습니다.
가) 가난과 굶주림과 슬픔을 당하더라도 하느님의 자녀로서의 신실함을 지킬 것(6:20-26).
나) 원수를 사랑하고, 심지어 미워하는 사람일지라도 선히 대하라(6:27-36).
다) 남을 심판하거나 정죄하지 말고 용서해줄 것(6:37-38).
라) 남의 허물을 보기보다 자기 허물에 먼저 주의를 기울일 것(6:39-42).
마) 좋은 나무가 좋은 열매를 맺듯, 마음에 의로움과 선함을 쌓아 의롭고 선한 삶의 결실을 이루도록 하라(6:43-45).
‘실행해야 할 말씀’의 범위를 짧게 잡았어도, 그 가운데 한 가지라도 간단히 완결될 일은 없어 보입니다.
우리들이 최후의 심판을 모면할 길은, 오로지 예수 그리스도께서 십자가 위에서 흘리신 보혈의 공로를 힘입는 것 밖에는 없음을 다시 한 번 확인하게 됩니다.
( 3 ) 오늘 세계교회가 기념하는 믿음의 선배 : 주후 6세기 아일랜드의 아일베(Ailbhe, ? – 526 ?) 주교
아일베는 평생 개척선교를 위해서 일한 복음전도자였습니다. 주로 활동한 지역은 아일랜드의 엠리(Emly)와 카셀(Cashel) 지방이었고, 특별히 엠리에 공동체(수도원에 해당함)를 건설하여 그곳에서 수많은 제자들을 양성하여 그들이 흩어져서 곳곳에 복음을 전하고 교회를 세우게 했습니다.
이 공동체가 아일베의 사후에도 계속 수백 년 동안 신학교의 역할을 했습니다.
마치 오늘 아침묵상의 성경본문인 ‘홍수가 밀려와도 꿋꿋하게 서서 자기 역할을 하는 튼튼한 집’ 처럼, 이 아일베의 공동체는 오랜 세월 동안 아일랜드는 물론 영국 전체를 복음화하는 데에 기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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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도> 주 하느님, 저희가 말씀을 말로만 논의하지 말고, 실천으로 살아 있는 말씀이 되게 하옵소서. 말씀묵상을 나누는 저 자신이, 말로 전하기보다 실행으로 전하는 사람이 되게 하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