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력에 따른 말씀 묵상>
마태복음서 11장 16-19절 (새번역). [16] “이 세대를 무엇에 비길까? 마치 아이들이장터에 앉아서, 다른 아이들에게 이렇게 말하는 것과 같다. [17] ‘우리가 너희에게 피리를불어도 너희는 춤을 추지 않았고, 우리가 곡을 해도, 너희는 울지 않았다.’ [18] 요한이 와서, 먹지도 않고 마시지도 않았다. 그러니까 사람들이 말하기를, ‘그는 귀신이 들렸다’ 하고 [19] 인자는 와서, 먹기도 하고 마시기도 하니, 그들이 말하기를 ‘보아라. 저 사람은 마구 먹어대는 자요, 포도주를 마시는 자요, 세리와 죄인의 친구다’ 한다. 그러나 지혜는 그 한 일로 옳다는 것이 입증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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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살면서 아예 상종을 하지 말아야 할 사람으로 꼽는 이름이 있습니다. ‘너 그러다가 바보 온달에게 시집간다’ 라든지, ‘거지 같이 굴지 말아라’ 합니다. ‘바보 온달’도 나중에 훌륭한 인물이 되었고, ‘거지 왕자’도 얼마나 훌륭한 지도자가 되었습니까? 하지만, 지금은 저주 받은 사람의 대명사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세리와 죄인’이라는 말은 ‘저주 받은 사람’이라는 말의 대명사였습니다. 세리는 세무를 담당하는 사람이니까 하나도 손색이 없는 직업이지만, 그 당시 유대인 사회는 로마제국의 식민지 시대였으므로, 동족에게서 세금을 쥐어짜서는 로마 황제 앞에 갖다 바치는 매국노였기 때문에 이토록 멸시를 받았던 것입니다. ‘굶어 죽을지언정 세리는 되지 말라’고 하는 것이 그들의 철저한 일상적 관념이었습니다.
‘죄인’이라는 호칭으로 불리는 사람은, ‘하나님의 구원의 대상에서 일단 제외된 사람’이라는 뜻으로 쓰였던 말입니다. 하나님의 계명을 맘 놓고 어기며 사는 사람들, 말하자면, 창녀 나 뚜쟁이나, 도둑이나, 강도는 물론이거니와, 돼지를 키우는 사람, 돼지고기 음식을 파는 사람이 포함되었습니다.
그 밖에도, 거름 푸는 사람을 비롯해서 여러가지 고약한 냄새를 피우는 일을 하는 사람들은 모두 죄인이라고 했습니다. 사람 사는 동네에 사시사철 필요한 일이 화장실의 오물을 처리해 주는 일인데, 그 일을 하는 사람을 죄인 취급을 하니, 그런 모순이 어디 있습니까? 대접을 해 주어도 높은 대접을 해 줘야 할 판에..
하여튼, 하나님의 아드님이신 예수님께서, 이 세상에 오신 것만 해도 인류가 감당하기 어려운 송구스런 일인데, 그 분이 세상에 오셔서, 자주 만나고 교제하던 이들이 ‘세리와 죄인’들이셨습니다. ‘매국노들과, 구원의 소망을 일찌감치 포기한 사람들’을 친구로 사귀셨던 것입니다.
왜 그러셨을까요? 주님께서 보시기에, 유대인 사회에서 ‘의인’ 행세를 하고 있는 바리새파 사람들과 율법교사들은 오히려 ‘의인으로 보이는 죄인’들이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사람들에게 멸시를 받던 ‘죄인’들은 오히려 주님 보시기에는 ‘죄인임을 자처하면서도, 그 누구보다도 의를 갈망하는 사람들’로 비쳤기 때문입니다 (눅15:1-2).
이제라도, 예수님께로부터 배웁시다. ‘세리와 죄인’들을 친구로 삼기로. 그 배움의 일환으로 이번 성탄절에 우리 시대의 ‘세리와 죄인’을 초대하면 어떻겠습니까? 법망에 걸려, 지금 교도소에서 격리되어 부자유하게 살고 있는 분들을 돕는 축복을 누리시기를 권합니다. 주님을 본격적으로 배우시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기도> 사랑의 하나님, 이 세상 구석진 곳에 살고 있는 어떤 영혼에게나 구원의 손길을 펴고 계시는 하나님을 찬양합니다. 예수님의 탄생을 기념하는 저희들이, 주님의 ‘친구’들을 먼저 찾아 만나며 성탄을 기쁨으로 경하하게 하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