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력에 따른 말씀 묵상>
시편 32편 1-7절 (공동번역). [1] 복되어라, 거역한 죄 용서받고, 죄허물 벗겨진 자, [2] 야훼께서 잘못을 묻지 않고 마음에 거짓이 없는 자, [3] 나 아뢰옵지 않으렸더니, 온종일 신음 속에 뼈만 녹아나고, [4] 밤낮으로 당신 손이 나를 짓눌러, 이 몸은 여름 가뭄에 풀 시들듯, 진액이 다 말라 빠지고 말았습니다. (셀라) [5] 그리하여 당신께 내 죄를 고백하고 내 잘못 아니 감추어, “야훼여, 내 죄 아뢰옵니다” 하였더니, 내 잘못 내 죄를 용서하셨습니다. (셀라) [6] 당신을 굳게 믿는 자, 어려울 때에 당신께 기도하리이다. 고난이 물결처럼 밀어닥쳐도, 그에게는 미치지 못하리이다. [7] 당신은 나에게 은신처, 내가 곤경에 빠졌을 때 건져 주시어, 구원의 노래 속에 묻히게 하셨습니다. (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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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마다 12월 연말이 되면, 새 해가 오기 직전에, 큰 명절인 성탄절을 앞서 지켜야 하기 때문에, 온통 성탄절 행사들에 몰두하고 있다가, 어느새 한 닷새 지나면 우리들은 모두 새 해에 들어와 있곤 합니다.
그래서 신년 벽두부터 어리둥절한 정신으로 새 해를 맞이하게 되고, 영적으로 새 해를 맞이할 상태가 아닌 채로, 우리가 새 해를 맞이하였음을 하느님 앞과 사람들 앞에 송구스럽게 여기곤 하는 것입니다.
아마도 그런 이유 때문에, 오늘 대림절 두 주간을 지낸 토요일 아침 우리들에게, 시편 32편을 읽으면서, 우리가 살아온 지난 한 해를 뒤돌아 보며, 조용히 감사의 기도를 드리도록 안내하고 있다고 봅니다.
특별히 시편 32편은 얼핏보면, 죄의 용서를 탄원하는 시편같이 보입니다. 하지만 그런 탄원의 시편이 아니라, ‘구원의 은총을 감사하는’ 시편입니다.
숨김 없이 내 죄를 아뢸 때마다, 하느님께서 지체없이 내 죄를 용서해 주셨음을 감사하는 마음으로 지난 날들을 회고하고 있습니다. (5-6절)
가난의 고통, 질병의 고통, 전쟁의 위협 등 수많은 고난의 물결이 밀어 닥쳐올지라도, 주님께서 나의 은신처가 되어 주셨고, 나의 입에서 구원의 하느님을 찬양하는 감사의 노래가 나오게 하셨다고 감격하고 있습니다. (7절)
정녕 우리는 이 2022년을 힘들게 지내 보내고 있습니다. 코로나 팬데믹은, 세균이 변형은 될지언정, 완전 소멸될 기미가 아직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소위 ‘위드-코로나’의 방침을 세워, 산업과 생활은 정상화의 길로 가게 하려 애쓰고 있지마는, 아직 이것은 미래를 장담할 수 없는 일입니다.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이 세계대전으로 번질 것 같은 위험이 상존하고 있지마는, 평화를 사랑하는 세계민의 종전의 소망은 머지않아 이루어질 것으로 보고 싶어합니다. 전쟁도발자의 판단에 의존하는 우리들의 자세를 먼저 고쳐야 결론이 나올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 대한민국은 나라 살림도 어려운 형편에, 세계 평화를 위해 직접 간접으로 기여해야 하는 부담을 점점 더 크게 안게 되면서, 이 한 해의 막을 내리게 됩니다.
국내적으로는 정당들 만이 아니고 온 국민의 정치적 견해가 극대극으로 맞서는 양상의 사회를 우리가 살고 있습니다. 너무 치열하게 우리는 대립하고 있습니다. 동창회가, 동문회가 두 편으로 갈렸고, 교회가, 심지어 집안마저 두 편으로 갈렸습니다. 도대체 무슨 세상이 이리도 싸움판이 되었단 말입니까!
월드컵 축구경기도, 경기 끝나는 휫슬이 울리면 서로 상대방 선수들과 위무의 포옹을 하고 있는 것을 보면서, 왜 정견싸움은 까딱하면 살인 날 것 같게 이리도 치열하단 말입니까? ‘함께 잘 살자’고 정치가 있는 것인데 말입니다.
사탄 마귀와의 결전에서 우리들의 전투가 이렇게 치열하기를 소원하면서, 이 한 해는 하느님께 구원의 역사를 감사드리며, 마감하기를 바랍니다.
<기도> 고마우신 하느님, 저희가 하느님의 자비와 긍휼을 힘입어 지난 한 해도 지났음을 감사드립니다. 저희에게 베푸신 은혜가, 저희를 사랑의 도구, 복음진리의 도구, 평화의 도구로 쓰시고자 인도해 주셨음을 고백하며, 저희의 부실함을 용서하여 주시기를 빕니다. 새 해에는 힘써 주님의 뜻에 동역하는 해로 준비하게 하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