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력에 따른 말씀 묵상> (새번역)
누가복음서 2장 10-14절. [10] 천사가 그들에게 말하였다. “두려워하지 말아라. 나는 온 백성에게 큰 기쁨이 될 소식을 너희에게 전하여 준다. [11] 오늘 다윗의 동네에서 너희에게 구주가 나셨다. 그는 곧 그리스도 주님이시다. [12] 너희는 한 갓난아기가 포대기에 싸여, 구유에 뉘어 있는 것을 볼 터인데, 이것이 너희에게 주는 표징이다.” [13] 갑자기 그 천사와 더불어 많은 하늘 군대가 나타나서, 하나님을 찬양하여 말하였다. [14] “더없이 높은 곳에서는 하나님께 영광이요, 땅에서는 주님께서 좋아하시는 사람들에게 평화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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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가 구세주의 탄생의 증거로 제시하고 있는 것이 무엇일까요? “구세주는 성령으로 잉태되어 동정녀에게서 탄생하셨다” (마1:18, 20) 는 것입니다. 이것은 일찌기 예언자를 통해서 세상에 알려 주셨던 말씀, 곧 “동정녀가 잉태하여 아들을 낳을 것이니, …” (이사야7:14) 라고 한 예언이 이루어진 것이라고 논증합니다.
그것은 성경이 예언한 사실을, 성경이 이루어졌다고 주장하는 것이니, 믿을 만한 논증이 아니라고 사람들은 말합니다. 그래서 열심있는 기독교인 생물학자들은, 단성으로 생식할 수 있는 생물들의 경우를 들어 이를 설명하려고 합니다.
그러나 그럴 필요가 없습니다. 마리아의 동정녀 탄생을 생물학적으로 완벽하게 설명할 수 있게 되었다고 하더라도 그들은 믿지 않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오늘의 본문은 또 하나의 방증이 있음을 말씀합니다. “한 갓난아기가 포대기에 싸여, 구유에 뉘어 있을 터인데, 이것이 너희에게 주는 (구세주라는) 표징이다” (12절) 라는 증언입니다. 이것은 예언의 말씀이 성취된 것도 아니고, ‘구유에 뉘인 구세주’ 가 위엄을 갖추지 못한다는 평가 때문인지, 크게 작동하지 못하는 증언이 되고 말았습니다.
어떻든 ‘동정녀’ 증언은 사도신경 신앙고백에도 올라 있어서, “이는 성령으로 잉태하사, 동정녀 마리아에게 나시고 …” 라고 늘 고백합니다. 하지만 ‘말구유 탄생’은 그런 정도의 대접을 못받는 증언이 되었습니다.
동정녀에게서 탄생한 ‘귀인’ 께서, 말구유에 뉘었다는 것은 서로 모순되는 내용이 아닙니다. 창조주 하나님의 독생자이신 예수님께서 인간이 되시어 세상에서 30여 년간 머물러 계셨다는 사건 자체가, 인간의 언어로는 설명이 불가능한 일입니다.
다만 복음서가, 이렇게 태어난 아기가, 자라나, 한 사회인 예수님이 되셔서, 그 분을, 인간의 눈으로 그의 행적을 보고, 인간의 귀로 그의 말씀을 들으면서, 인간의 언어로 기록을 남긴 것입니다. 이 얼마나 고맙고 다행한 일입니까? 하나님을 경험할 수가 있었다니 !
한 마디로, 신비입니다. 인간이 경험하려고 해도 경험할 수 없는, 한 신비를 보았던 것이 ‘메시아’ 곧 ‘그리스도 예수님’ 경험이었습니다.
지극히 감사한 마음으로, ‘인간의 초라한 언어’ 라는, 또 하나의 말구유에 담기신 예수님의 공생애 3년의 기록을 통해서, 구세주 예수님의 귀하신 모습을 바라보기를 우리는 소망하는 것입니다.
<기도> 주 하나님, 하늘의 신비를 인간 세계에도 드리워 주심을 감사드립니다. 그 신비로 구세주 예수님을 저희가 맞이하게 하셨고, 비천한 저희 인간이 알아보기 쉽고, 알아듣기 쉽게 하나님을 경험하게 해 주셨음을 감사드립니다. 비옵나니, 저희의 마음에 항상 성령으로 살아계셔서, 저희를 구원으로 이끌어 주시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