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순절 묵상 <4> “죄인을 불러 회개시키려고”

<교회력에 따른 말씀 묵상> (새번역)

누가복음 5장 27-32절. [27] … 예수께서 … 레위라는 세리가 세관에 앉아 있는 것을 보시고 그에게 말씀하셨다. “나를 따라오너라.” [28] 레위는 모든 것을 버려두고, 일어나서 예수를 따라갔다. [29] 레위가 자기 집에서 예수에게 큰 잔치를 베풀었는데, 많은 세리와 그 밖의 사람들이 큰 무리를 이루어서, 그들과 한 자리에 앉아서 먹고 있었다. [30] 바리새파 사람들과 그들의 율법학자들이 예수의 제자들에게 불평하면서 말하였다. “어찌하여 당신들은 세리들과 죄인들과 어울려서 먹고 마시는 거요?” [31] 예수께서 그들에게 대답하셨다.” 건강한 사람에게는 의사가 필요하지 않으나, 병든 사람에게는 필요하다. [32] 나는 의인을 부르러 온 것이 아니라 죄인을 불러서 회개시키러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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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성공회의 사제가 되어 날마다 새벽이면 감사성찬례를 집전했습니다. 그 당시에 제가 잘 이해할 수 없었던 것은, 왜 날마다 감사성찬례에서 ‘죄의 고백’과 ‘사죄의 기도’를 해야 하는 것인가 하는 의문이었습니다. 성공회 예식문을 작성한 영국 사람들에게는 날마다 용서받지 않으면 안될 죄가 있었던 것인가? 그런 의문이었습니다. 나중에 깨달은 것은, 하루 열 두 번이라도 사죄하시는 하나님의 은총이 없이, 저는 살 수 없다는 사실입니다.

레위의 다른 이름은 마태였습니다(마 9:9). 그의 직업은 세리 (세관원) 였습니다. 2천 년 전 유대인 사회에서 세관원은 좀 색다른 의미가 있었습니다. 유대는 송두리째 로마의 식민지가 되어 있었고, 모든 유대인들의 세금은 세관원의 추산에 의해서 책정되었고, 그 가운데 어느 정도의 금액은 세관원의 수수료로 자동 입금되었으며, 나머지 금액이 로마제국에 바쳐졌습니다.

말하자면 세리는 동족들의 눈에 ‘흡혈귀 매국노’ 로 밖에는 보이지 않았습니다. 레위 자신도, 자기가 동족들에게 그런 욕을 먹고 있다는 사실을 모르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늘 자기의 직업에 관해 갈등을 느꼈을 것입니다. 그래서 자기도 남의 손가락질 받지 않고, 떳떳하게 살고 싶은 생각이 왜 없었겠습니까?

그런데 어느 날, 예기치 않았던 ‘그 날’ 이 오고야 말았습니다. 나사렛 사람 예수가, 이 마을 (마가복음 평행본문인 9:9 전후를 참조하면 ‘가버나움’인 듯함) 을 지날 때면, 늘 무리들에 에워싸여 세관을 그냥 지나치곤 했지만, 오늘은 세관 사무실을 들여다 보시며, 자기를 향해서 “레위씨, 나를 따르시오. 나와 함께 일합시다.” 라고 하는 것이었습니다.

레위는 그 말씀이 무슨 뜻인지는 몰라도, 자기가 가장 듣고 싶었던 말씀이었습니다. 그래서 자리에서 당장 일어났습니다. 그리고는 예수님을 따라 나섰습니다.

그를 작별하는 잔치가 레위 자신의 집에서 차려졌습니다. 바리새파 사람들과 율법학자들이 문밖에서 기웃거리면서, 합석한 세리들이 많은 것을 보면서, “맨 죄인들만 앉았구만” 하고 거기에 동석한 예수님의 제자들에게 핀잔했습니다. 이를 눈치챈 주님께서 하신 말씀이 오늘의 요절입니다. “나는 의인을 위해 오지 않았다. 죄인을 불러 회개시키러 왔다.”

이 말씀에서, 우리는 우리들의 삶의 목표를 다시 찾게 됩니다. 오늘 나는 소위 의인들과 합세하기 위해 바쁜가, 아니면 죄인을 만나 회개시키려 바쁜가? 이것입니다. 이 질문이야 말로 근원적 문제입니다. 그러나 우리들의 대답은 간단치 않습니다. 우리의 날마다의 생활로 대답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기도> 주 하나님, 사순절에 주시는 질문에 감사한 마음으로 대답하렵니다. 저희가 의인으로 행세하지 말게 하옵소서. 저희가 힘써 죄인들을 만나 회개시키려 바쁘게 하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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