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가 망하는 이유 네 가지

<교회력에 따른 말씀 묵상> ……… (공동번역성서 개정판)

{ 구약 } 열왕기하 25장 1-11절 …. [1] 그래서 바빌론 왕 느부갓네살은 시드키야 왕 구년 시월 십일, 전군을 이끌고 예루살렘을 침공하여 성을 포위하고 사면에 토성을 쌓았다. [2] 이 포위는 시드키야 왕 십일년까지 계속되었다. [3] 그 해, 성에 기근이 혹심하여 식량이 떨어지자 일반 서민들은 굶주려 죽게 되었는데, 시월 구일에 [4] 드디어 성벽이 뚫렸다. 유다 왕은 이를 보자, 바빌론 군대가 포위하고 있는데도 그의 전 호위병과 함께 밤을 도와 성으로부터 도주하였다. 그들은 왕의 정원 근처에 있는 “두 성벽 사이” 라는 성문으로 빠져 나가 나라바 쪽으로 도망하였다. [5] 바빌론 군대가 왕을 추격하여 예리고 들판에서 그를 사로잡자 왕의 군대는 산산이 흩어져 버렸다. [6] 바빌론 군대가 왕을 사로잡아 리블라에 있는 바빌론 왕에게 데리고 가자 바빌론 왕이 그를 심문하였다. [7] 그는 시드키야의 아들들을 그가 보는 데서 살해하고 시드키야의 눈을 뽑은 다음 사슬로 묶어 바빌론으로 끌고 갔다. [8] 바빌론 왕 느부갓네살 제십구년 오월 칠일, 바빌론 왕의 친위대장 느부사라단이 예루살렘에 들어와 [9] 야훼의 전과 왕궁과 예루살렘 성 안 건물을 모두 불태웠다. 큰 집은 모두 불탔다. [10] 친위대장을 따르는 바빌론 군인들은 예루살렘을 둘러싸고 있는 성벽을 죄다 허물어버렸다. [11] 친위대장 느부사라단은 예루살렘 성에 남은 사람들과 바빌론 왕에게 항복해 온 자, 그리고 기타 남은 백성들을 포로로 데려갔다.

~~~~~ ~~~~~

<( 말씀 묵상 )> ( 1 ) 6.25전쟁이 휴전협정에 의해 중지되고, 서울 환도가 1954년에 이루어졌습니다. 저희 가족은 피난지인 부산에서 더 지체할 이유가 없었기 때문에, 그해 봄에 서둘러 서울로 와서 살게 되었습니다.

전후의 수도 서울의 모습은 그야말로 폐허 그 자체였습니다. 제가 처음 살던 곳은 지금 을지로 6가 시구문 로타리 근처였습니다. 거기서 서쪽을 바라보면 지금 영락교회와 명동성당이 있는 자리까지 집이 한 채도 없고, 폭격과 전화로 인해 벌판이 되어 있었습니다.

또 제가 다니던 중학교가 광화문에 있었는데, 지금 세종대왕 좌상이 있는 곳에서 동쪽을 바라보면 안국동 로타리와 기독교태화관 자리까지 온통 잿더미였습니다.

전쟁 전에는 제가 서울에 살고 있지 않았기 때문에 그 폐허된 서울을 바라보는 느낌이 서울이 고향인 분들에 비하면 아픔이 덜했을 것입니다. 저의 생전에 다시는 그런 비참한 망국의 형체를 보고 싶지 않습니다.

( 2 ) 유다인들은 다윗 왕과 솔로몬 왕이 이룩해놓은 그 왕성한 유다 나라가 450년이 채 지나지 못해, 그토록 남은 것 하나 없이 망하리라고는 상상도 못했을 것입니다.

그 웅장한 예루살렘 성전, 그리고 금은보화로 꾸민 유다 왕궁, 곳간마다 세계 여러나라가 조공으로 바친 물자들이 넘쳐나더니, 바빌론의 침략으로 모두 잿더미가 되었고, 물자들은 빼앗겼으며, 왕 시드키야가 성문을 열고 야반도주하다가 체포되어, 왕의 아들들이 모두 처형 당하는 모습을 자기 눈으로 보아야 했고, 그후 왕 시드키야의 눈을 뽑아 장님이 되게 해서 바빌론으로 끌고 갔습니다.

이 얼마나 참극입니까? 생전에 자기가 살던 나라가 이 지경으로 망하는 꼴을 보는 것은 얼마나 큰 저주입니까?

오늘의 본문인 열왕기하 25장은 우리가 익히 아는 ‘유다’ 라는 나라가 처절한 최후를 맞이하고, 다시는 다윗왕조가 회복되지 못한 채, 페르시아제국에, 그리고 마케도니아제국과 로마제국에 차례로 침략을 당해, 나라를 잃고 2천5백 년을 지나 오늘날의 이스라엘로 복구되기까지, 떠도는 유랑의 백성이 된 역사를 말해 주고 있습니다.

구약성경의 상당부분은 이 참담한 망국의 사연을 분석해서 우리들에게 알려주고 있습니다. 여기에 그 사연을 간단히 요약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가) 의로운 사람들을 괴롭히며, 하느님을 경홀히 여겼으므로, 하느님께서 그들을 버렸습니다. “므나쎄(*유다의 왕)는 나(*하느님)의 눈에 거슬리는 그 못할 짓을 하도록 이끌어 유다 백성을 죄에 빠뜨린데다가 무죄한 사람의 피마저 흘려 온 예루살렘을 피바다로 만들었다.”(열왕기하 21:16) 그래서 하느님께서 말씀하시기를, “사람이 접시를 뒤집어 닦듯이 예루살렘 안팎을 말끔히 씻어버리리라.”(열왕기하 21:13하) 라고 하셨던 것입니다.

나) 하느님께서 보내신 사람들의 말을 경청하여 돌이키기는 커녕, 비웃고 듣지 않았습니다. “그들의 선조들의 하느님 야훼께서는 당신의 백성과 당신께서 계실 그 곳을 구원하실 뜻으로 특사들(*예레미야를 비롯한 예언자들)을 다시금 보내어 경고하셨다. 그러나 사람들은 하느님의 특사들을 조롱하였다. 그의 말이면 무조건 비웃었다. … 그러다가 마침내 야훼로 하여금 돌이킬 수 없는 분노를 터뜨리시게 하고 말았다.”(역대기하 36:15-16)

다) 이와 동시에 사회정의가 무너지고 부정부패로 살 수 없는 세상이 되었습니다. “두 손 모아 아무리 빌어보아라. 내가 보지 아니하리라. 빌고 또 빌어보아라. 내가 듣지 아니하리라. 너희의 손은 피투성이, 몸을 씻어 정결케 하여라. 내 앞에서 악한 행실을 버려라. 깨끗이 악에서 손을 떼어라. … 억눌린 자를 풀어주고, 고아의 인권을 찾아주며, 과부를 두둔해 주어라.”(이사야 1:15-17) “뇌물에 눈이 어두워 죄인을 옳다 하고 옳은 사람을 죄있다 하는 자들아! 지푸라기가 불길에 휩쓸리듯 검불이 불꽃에 스러지듯, 너희의 뿌리는 썩고 꽃잎은 먼지처럼 흩날리리라.”(이사야 5:23-24)

라) 유다의 통치자들은 망국을 피할 길이 ‘하느님 앞에 회개함’에 있음을 생각하지 못하고, 강대세력에 의지하는 것으로 자구책을 삼고 있었습니다. (예레미야 26-28장)

그 결과로 마침내 유다의 역사는 종국을 맞이하고 말았던 것입니다.

그 이래로 수많은 세상 나라들이 같은 역사를 반복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들의 백성들과 통치자들은 그들이 당할 똑같은 운명을 내다보지 못하고, 비참한 망국의 역사를 당해 왔던 것입니다.

~~~~~ ~~~~~

<기도> 주 하느님, 나라의 통치자들이 하느님의 노하신 얼굴을 바라보는 눈을 가지도록 은혜 베풀어 주시옵소서. 불의가 가득찬 세상에서 하느님의 공의를 나타내시며, 회개함에 구원이 있는 것을 깨달아, 강대세력에서 구원의 길을 찾는 어리석은 일을 하지 말게 하옵소서. 부정과 부패로 찌그러져가는 이 나라를 안타까운 마음으로 바라보고 있는 이들의 기도와 절규가 하늘 보좌에 닿게 하옵소서. 주 하느님이시여, 이 나라를 구원하여 주시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아멘.

Leave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