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님의 마음을 알아 드리는 것이 우선

<교회력에 따른 말씀 묵상>

누가복음 10장 38-42절 (새번역)

[38] 그들이 길을 가다가, 예수께서 어떤 마을에 들어가셨다. 마르다라고 하는 여자가 예수를 자기 집으로 모셔 들였다. [39] 이 여자에게 마리아라고 하는 동생이 있었는데, 마리아는 주님의 발 곁에 앉아서 말씀을 듣고 있었다. [40] 그러나 마르다는 여러 가지 접대하는 일로 분주하였다. 그래서 마르다가 예수께 와서 말하였다. “주님, 내 동생이 나 혼자 일하게 두는 것을 아무렇지 않게 생각하십니까? 가서 거들어 주라고 내 동생에게 말씀해 주십시오.”

[41] 그러나 주님께서는 마르다에게 대답하셨다. “마르다야, 마르다야, 너는 많은 일로 염려하며 들떠 있다. [42] 그러나 주님의 일은 많지 않거나 하나 뿐이다. 마리아는 좋은 몫을 택하였다. 그러나 아무도 그것을 그에게서 빼앗지 못할 것이다.”

* * * *

누가복음 10장 38절 본문에서, 예수님께서 “어떤 마을에 들어가셨다” 하신 것은 평행복음인 요한복음 12장 1절 이하를 참고하면, 예루살렘에서 5리 떨어진 베다니라는 마을이었다는 것이 분명합니다.

그리고 누가복음 9장 28절 이하에서, 예수님께서 모세와 엘리야를 만나 나누신 말씀이, 장차 예루살렘에 올라가셔서 죽음을 당하실 일에 관한 내용이었다는 점과, 또 9장 51절에서, “예수께서 하늘에 오르실 날이 가까워지자 예루살렘에 가시기로 마음을 정하셨다” 고 한 것을 보면, 예수님의 마지막 예루살렘 여행길이었다고 보는 것이 정확합니다.

인류의 죄를 대속하시기 위해 십자가를 지실 장엄한 계획으로 마음이 무거우실 예수님을, 베다니 마을의 마르다가 반갑게 자기 집에 맞아들였습니다. 비록 궁색한 살림이었지만, 평소 처럼, 예수님 일행을 정성껏 대접하기 위해 마음이 바빴습니다.

마르다에게, 오라비 나사로와 여동생 마리아가 있었다는 사실을 우리는 압니다. (요한복음 11장 참조) 언니 마르다가 부엌 안팎을 드나들며 바삐 일하고 있다는 것을 마리아가 모를 리 없습니다. 하지만, 예수님의 말씀 한 마디라도 더 들어야 하겠다는 안타까움에 꼼짝않고 예수님 앞을 지키고 있었습니다.

마리아가 예수님에게서 듣고 있던 말씀이 무엇이었던가에 대해서는 본문에 내용이 나와 있지 않습니다. 다만 추측컨대는, 예수님께서 예루살렘에 올라가셔서 당하실 일에 관한 말씀을 중심으로, 유대인의 권세잡은 사람들이 예수님을 극히 적대적으로 대할 것이고, 로마총독마저 회유해서 아마도 사형언도를 받아낼 계획을 하고 있을 것을 전제하고 나누는 말씀이었을 것입니다.

이런 심각한 상황에서 어떤 음식을 차려 놓은들, 그것이 예수님께서 달게 드실만한 음식이 되겠습니까? 장차 예루살렘에서 당하실 잔혹한 죽음이, 오히려 인류를 구원하는 대속의 죽음이 되실 것이라는, 예수님의 오묘하신 말씀에, 눈물지으며 경청하고 있었던 마리아의 자세가 오히려 주님께 고맙게 느껴졌을 것입니다.

그런 장면에서, 문을 열고 들어온 마르다가, 볼멘 음성으로, 예수님 앞에 앉아 있는 동생 마리아에게, 한 마디 간접사격으로, 톡 쏘는 말을 할 때에, 예수님께서 어떤 마음이셨을까요? 마르다의 심정도 이해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마음 씀씀이로 보아서, 마리아가 고맙게 느껴지지 않았을까요?

<기도> 주 하나님, 저희의 좁은 소견으로 사람들을 판단하지 말게 하옵소서. 주 하나님의 심정을 알아드리기 위해, 그리고 이웃들의 마음을 헤아리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면서 오늘을 살게 하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아멘.

Leave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