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력에 따른 말씀 묵상>
요한복음서 15장 17-21절 (새번역)
[17] “내가 너희에게 명하는 것은 이것이다. 너희는 서로 사랑하여라.” [18] “세상이 너희를 미워하거든, 세상이 너희보다 먼저 나를 미워하였다는 것을 알아라. [19] 너희가 세상에 속하여 있다면, 세상이 너희를 자기 것으로 여겨 사랑할 것이다. 그러나 너희는 세상에 속하지 않았고 오히려 내가 너희를 세상에서 가려 뽑아냈음의 로, 세상이 너희를 미워하는 것이다.
[20] 내가 너희에게 종이 그의 주인보다 높지 않다고 한 말을 기억하여라. 사람들이 나를 박해했으면 너희도 박해할 것이요, 또 그들이 내 말을 지켰으면 너희의 말도 지킬 것이다. [21] 그들은 너희가 내 이름을 믿는다고 해서, 이런 모든 일을 너희에게 할 것이다. 그것은 그들이 나를 보내신 분을 알지 못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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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몬, 나무 잎새 떨어진 숲으로 가자 / 낙엽은 이끼와 돌과 오솔길을 덮고 있다 … 낙엽 빛깔은 정답고 모양은 쓸쓸하다 / 낙엽은 버림 받고 땅 위에 흩어져 있다 … 해질 무렵 낙엽 모양은 쓸쓸하다 / 바람에 흩어지며 낙엽은 상냥스럽게 외친다 … 발로 밟으면 낙엽은 영혼처럼 운다 / 낙엽은 날갯짓 소리와 여인의 옷자락 소리를 낸다 … 가까이 오라, 우리도 언젠가는 낙엽이 되리 / 가까이 오라, 밤이 오고 바람이 분다”
그 유명한 ‘낙엽’이라는 제목의 시입니다. ‘세미 드 구르몽’의 시입니다. 각 연 사이 (점선으로 표시된 곳) 에는 후렴처럼 들어가 있는 한 줄 노래가 있습니다. “시몬, 너는 좋으냐? 낙엽 밟는 소리가”
저는 이 시를 처음 보았을 때, 왜 ‘시몬’ 이름을 몇 차례 찾고 있는가를 알 길이 없었습니다. 물론 시인도 그 이유를 말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이제 저는 그 이유를 알 것도 같습니다.
오늘이 교회가 시몬의 기념일로 지키고 있고, 지금이 가을의 낙엽들이 가장 투명한 빛깔로 단풍들어, 조용히 땅에 쌓이는 때이기 때문입니다.
시몬은 예수님의 제자입니다. 오늘 그와 함께 기념하는, 예수님의 다른 제자가 있습니다. 유다 (‘다대오’ 라고도 함) 입니다. 두 분이 모두 조용한 분들입니다. 성경에 별다른 일화를 남기지 않은 분들이라는 말씀입니다.
숲에 우거진 나무들은 그 어떤 일화를 남기지 않습니다. 하지만, 봄부터 여름 가을 내내 나무의 신진대사를 담당하면서,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게 합니다. 하지만, 자기 공로를 내세우지 않고, 가을 바람이 부는 어느 날, 나뭇잎들은 마음에 결심했습니다. 이제 할 일은 다했으니, 버틸 것 없다, 나무를 위해 나는 떠나야 한다고..
그래서 시몬도, 유다도, 주님께서 부활 승천하신 후, 각기 페르시아 낯선 지방을 두루 다니면서, 이방인들에게 복음을 전하다가, 순교를 당했다고 전해지고 있습니다. 마치 떨어진 낙엽이 어느 나무의 낙엽인지를 모르듯, 그들의 죽음이 무슨 죽음인지 알아보지 못하는 이들의 동네에서 그들은 낙엽처럼 죽어갔습니다.
<기도> 주 하나님, 교회를 위하여, ‘주님의 몸’을 세상에 남기기 위하여, 생명의 복음을 전하다가, 자기 생명을 하나님의 이름으로 바친, 사도 시몬과 사도 유다를 기념합니다. 저희도 교회를 위하여, ‘주님의 몸’을 세상에 번성케 하기 위해, 자신의 생명을 산화하던 분들을 본받게 하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