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력에 따른 말씀 묵상>
누가복음서 23장 33-42절 (새번역)
[33] 그들은 해골이라 하는 곳에 이르러서, 거기서 예수를 십자가에 달고, 그 죄수들도 그렇게 하였는데, 한 사람은 그의 오른쪽에, 한 사람은 그의 왼쪽에 달았다. [34] [[그 때에 예수께서 말씀하셨다. “아버지, 저 사람들을 용서하여 주십시오. 그 사람들은 자기네가 무슨 일을 하는지를 알지 못합니다.]] 그들은 제비를 뽑아서, 예수의 옷을 나누어 가졌다.
[35] 백성은 서서 바라보고 있었고, 지도자들은 비웃으며 말하였다. “이 자가 남을 구원하였으니, 정말 그가 택하심을 받은 분이라면, 자기나 구원하라지.” [36] 병정들도 예수를 조롱하였는데, 그들은 가까이 가서, 그에게 신 포도주를 들이대면서, [37] 말하였다. “네가 유대인의 왕이라면, 너나 구원하여 보아라.” [38] 예수의 머리 위에는 “이는 유대인의왕이다” 이렇게 쓴 죄패가 붙어 있었다.
[39] 예수와 함께 달려 있는 죄수 가운데 하나도 그를 모독하며 말하였다. “너는 그리스도가 아니냐? 너와 우리를 구원하여라.” [40] 그러나 다른 하나는 그를 꾸짖으며 말하였다. “똑같은 처형을 받고 있는 주제에, 너는 하나님이 두렵지도 않으냐? [41] 우리야 우리가 저지른 일 때문에 그에 마땅한 벌을 받고 있으니 당연하지만, 이분은 아무것도 잘못한 일이 없다.” 그리고 나서 그는 예수께 말하였다. [42] “예수님, 주님이 주님의 나라에 들어가실 때에, 나를 기억해 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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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저는 병원에 가서 초음파 촬영으로 제 심장 판막을 제 눈으로 보았습니다. 일초에 대략 한 번 씩 피를 뿜어 혈관으로 내어 보내는 모습을 보면서, 우리의 창조주이시며, 우리의 대왕이신 하나님의 뜻을 생각했습니다. “무슨 계획이 있으셔서, 저의 심장을 제 어머니 태중에서 열 달을 뛰게 하시고, 세상에 내보내셔서 80년 세월 작동시키셨나?”
대답은 간단했습니다. 이 생명을 통해서, 하나님의 뜻을 이루시고, 하나님의 나라를 이룩하는 일에 조금이라도 역할을 맡기시기 위함이셨습니다. 그렇다면 얼마나 만족하고 계실까를 자문자답해 보았습니다. 부끄럽기 짝이 없었습니다. 대왕께서 저의 심장을 멈추셔도 제가 할 말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오늘은 ‘그리스도 왕’ 주일입니다. 교회력으로 한 해의 끝막음을 하는 주일입니다. 지난 한 해, 얼마나 대왕이신 그리스도의 백성으로 충성스럽게 살았는가를 반성하는 날입니다.
골고다 십자가에 매달리신 우리 예수님을 향하여, 세상 사람들이 각기 제 멋대로 조롱하고 있었습니다. “제까짓 것이 메시아라고? 자기나 구원해 보라지” 하던 유대인의 지도자들, “유대인의 왕아, 너 자신이나 구원해 보시라구” 하던 로마병정들, “당신이 그리스도시라며? 당신도 살고, 우리도 좀 살아 보자” 하던, 곁에서 그날 함께 처형 당하던 죄수 등등, 모두가 예수님을 조롱했습니다.
이 모욕 속에서 예수님께서는 손과 발에서 피를 계속 흘리시며 죽어가고 계셨습니다. 간장이 다 타도록 인간고의 극치를 맛보고 계셨습니다. 모든 일이 가능하신 예수님께서, 왜 십자가에서 훌쩍 아래로 뛰어내려오시고 싶은 충동이 없으셨겠습니까? 하지만, 그 모든 유혹을 물리치셨습니다. 이는 전적으로, 그분의 인내하심이, 저와 여러분의 영벌을 면케 하시고, 구원을 이루기 위함이셨습니다. 우리의 고귀하신 대왕께서!
<기도> 주 하나님, 하나님의 독생성자께서, 저희 인류의 죄를 대속하시고자, 십자가의 고통과 수치를 끝까지 참으셨습니다. 만 입이 있어도, 그 입으로 주님의 은혜를 찬양하겠습니다. 저희를 구원하신 예수 그리스도를, 저희의 왕으로, 오늘 다시 영접해 올립니다. 영원토록 저희를 다스리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