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력에 따른 말씀 묵상> (새번역)
마가복음서 7장 25-30절. [25] 악한 귀신 들린 딸을 둔 여자가 곧바로 예수의 소문을 듣고 와서, 그의 발 앞에 엎드렸다. [26] 그 여자는 그리스 사람으로서, 시로페니키아 출생인데, 자기 딸에게서 귀신을 쫓아내 달라고 예수께 간청하였다. [27] 예수께서 그 여자에게 말씀하셨다. “자녀들을 먼저 배불리 먹여야 한다. 자녀들이 먹을 빵을 집어서 개들에게 던져 주는 것은 옳지 않다.” [28] 그러나 그 여자가 예수께 말하였다. “주님, 그러나 상 아래에 있는 개들도 자녀들이 흘리는 부스러기는 얻어먹습니다.” [29] 그래서 예수께서 그 여자에게 말씀하셨다. “네가 그렇게 말하니, 돌아가거라. 귀신이 네 딸에게서 나갔다.” [30] 그 여자가 집에 돌아가서 보니, 아이는 침대에 누워 있고, 귀신은 이미 나가고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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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로페니키아 여인의 귀신 들린 딸이 몇 살이나 되었던지, 또 어떤 증세였던지에 대해서는 아무런 기록이 없습니다. 그저 짐작하기로는, 아이의 성장이 다른 아이들 같지 않고, 가끔 헛소리를 하며, 시키지도 않는 이상한 짓을 하여, 사람을 놀래켰을 것입니다. 하루 이틀도 아니고, 날마다 이런 증상이 계속되어, 하는 수 없이 밧줄로 침상에 묶어 놓았을 수도 있었을까요? 어떻든 말할 수 없이 안타까운 사정이었습니다.
그런데 놀라우신 의원 선생님으로 이름난 예수님께서, 그가 살던 두로 지방에 오셨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그는 당장 예수님을 찾아뵈었습니다. 그가 예수님 앞에 엎드려 빌었습니다. 제발 자기 딸에게서 귀신을 떠나게 해 달라고 애원을 했습니다. 그런데 예수님께서는 응대를 하시기는 커녕, 냉정히 거절을 하셨습니다. 더구나 멸시와 천대의 말씀을 하셨습니다. “자녀에게 줄 빵을 개에게 주라는 말이냐?” 하셨던 것입니다.
자존심을 내세운다면, 당장 일어나 뒤도 안 돌아보고 나가버릴 일이었지만, 그래도 이 여인은 마음에 믿음이 있었기에, 예수님의 얼굴을 쳐다보면서 애원했습니다. “개들도, 주인집의 밥상에서 혹시나 아이들이 먹다가 떨어뜨리는 밥부스러기를 얻어 먹고서 연명한답니다. 제발 좀 도와주세요.”
예수님은 더 이상 이 여인을 괴롭힐 생각이 없었습니다. 이만하면, 믿음이 ‘상급’이라고 확인하셨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래서 여인에게 선포하셨습니다. “돌아가거라. 귀신이 네 딸에게서 나갔다.”
복음성경을 읽고 있노라면 온통, 믿음의 사람들 만이 예수님께 기쁨을 드렸던 이야기들로 꽉 차 있습니다. 믿음으로 하나님 나라 백성이 되는 것이고, 믿음의 사람들 만이 죽은 후 영원한 하나님 나라에 속한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세상 나라들은 자기 국민들에게 ‘ID카드’ 를 발행해 줍니다. 신분증입니다. 우리 한국사람들은 ‘주민등록증’이라는 ID카드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것만 있으면, 재난 때에는 이 카드로 국가보조금을 받고, 우리들의 신원보증은 이 카드가 해 줍니다.
하나님 나라에도 ID카드가 있습니다. 그것은 ‘믿음’ 입니다. ‘믿음’ 은 종이나 플라스틱처럼 불 속에 넣으면 타서 사라져 버리는 그런 카드가 아니고, 불에 탈 염려가 없는 확실한 카드입니다. 영원히 변함없이 우리들의 신원을 보증하는 카드입니다. 이것이 우리들의 ‘믿음’ 이라는 신분증명서입니다.
<기도> 주 하나님, 저희들도 시로페니키아 여인처럼, 하나님 나라의 ID카드를 확보하게 하옵소서. 곧 ‘믿음’ 으로 저희의 신분을 확인시켜 드리게 하옵소서. 어떤 무안을 당하더라도, 어떤 어려움, 어떤 고난을 당하더라도 변함이 없는 저희의 믿음이 저희의 신분증명서가 되게 하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