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순절 묵상 <1> ‘일대일’ 로 하나님 앞에 서기를

<교회력에 따른 말씀 묵상> (새번역)

마태복음서 6장 5-6, 16-18절. [5] “너희는 기도할 때에, 위선자들처럼 하지 말아라. 그들은 사람들에게 보이려고, 회당과 큰 길모퉁이에 서서 기도하기를 좋아한다. 내가 진정으로 너희에게 말한다. 그들은 자기네 상을 이미 다 받았다. [6] 너는 기도할 때에, 골방에 들어가 문을 닫고서, 숨어서 계시는 네 아버지께 기도하여라. 그리하면 숨어서 보시는 너의 아버지께서 너에게 갚아 주실 것이다. … [16] 너희는 금식할 때에, 위선자들과 같이 슬픈 기색을 띠지 말아라. … [17] 너는 금식할 때에, 머리에 기름을 바르고, 낯을 씻어라. [18] 그리하여 금식하는 것을 사람들에게 드러내지 말고, 보이지 않게 숨어서 계시는 네 아버지께서 보시게 하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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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 하나님은 만민의 하나님이시지만, 우리 인간이 하나님 앞에 설 때에는 혼자 서게 됩니다. 많은 회중이 교회에 모여 예배를 드리고 있어도, 한 사람 한 사람의 영혼과 소통하시는 하나님이십니다.

우리들은 대부분의 예배에서 회중 속의 일원으로 예배에 참가하곤 합니다. 그래서 마치 회중 속에 숨어 있는 셈이 되곤 했습니다. 하지만 오늘부터 시작되는 사순절에, 하나님께서 우리들에게 바라시는 예배와 기도는 단독으로 만나는 예배와 기도이기를 바라십니다.

무리 속에서도, ‘나’를 바라보시는 하나님의 시선은, 곧장 우리 각자의 영혼을 향하십니다. 하나님과 ‘내’가 ‘일대일’로 만나, 깊이 묻어 두었던 죄를 회개하는 기도를 드립시다.

( 2 ) 사순절은 회개의 기도를 드리는 기간입니다. 회개를 겉치레로 하지 않아야 한다는 뜻에서 ‘극기서약’을 하는 분들이 많이 계십니다. 평소에 즐기던 음식이라든지, 평소에 탐닉하던 취미와 기호활동을 이 기간 동안에 끊기로 한다든지, 특별히 술, 담배. 육식을 끊는 서약을 하는 분들도 계십니다.

다 좋은 일입니다. 유익이 있기를 바랍니다. 하지만 오늘의 본문말씀을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남에게 보이려고 해서는 아무런 유익이 없다고 예수님께서는 단언하십니다. 이미 그 상은 세상 사람들에게 받았으니, 더 기대할 것이 없다고 하셨습니다.

( 3 ) 예수님께서 이 사순절에 우리에게 권하시는 기도가 있습니다. 그것은 골방기도입니다. 하나님 앞에 ‘일대일’로 기도하는 시간을 꼭 가지라는 말씀입니다. ‘일대일’로 기도하는 것이야 말로 진실된 기도입니다.

아주 오래 전에 읽은 글 하나를 소개합니다. 그것은 그냥 웃자고 누가 지어낸 글 같은데, 저는 읽고서 몹시 상심했습니다. 어떤 주교가 대성당에 들어가서, 자기 주교좌에 앉아서, 아무도 없는 대성당 안이 쩌렁쩌렁 울릴 정도로 ‘하나님이여’ 하고 외쳤답니다. 그런데 조금 있다가 더 큰 소리로 ‘그래 나 여기 있다’ 이렇게 하나님께서 대답하시는 소리가 들려 왔답니다. 그러자 주교는 너무도 놀라서, 그만 주교좌에 앉은 채로 기절해서 죽었답니다.

사람들은 그 글을 읽고 웃었는지 몰라도, 저는 화가 났었습니다. 그렇게도 교회를 조롱하고 싶어하고, 그렇게도 성직자를 조롱하고 싶더냐, 하면서 화가 났던 것입니다.

그런데 이제 세월이 지나, 가만이 생각해 보니, 제가 ‘거룩하신 하나님’ 이라고 기도의 서두를 꺼냈을 때에, 인격으로 살아계신 하나님께서 마주 응수해 주시는 것을 영혼의 귀로 들으며 기도해야 하겠다는 각성을 받았습니다. 하나님의 응대하시는 말씀에는 귀 기울이지 않고 내 말만 떠드는 기도는 드리지 말아야 하겠다고 말입니다.

<기도> 주 하나님, 사순절의 제 기도가 진심으로 드리는 회개의 기도가 되게 하시고, 사죄의 은혜를 받는 기도, 기쁨으로 하나님과 한 마음이 되는 기도의 시간을 가지게 하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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