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순절 묵상 <10> 예배가 아무런 감동 못 준다면, 왜?

<교회력에 따른 말씀 묵상> (새번역)

시편 51편 7, 9-11, 16-17절. [7] 우슬초로 나를 정결케 해주십시오. 내가 깨끗하게 될 것입니다. 나를 씻어 주십시오. 내가 눈보다 더 희게 될 것입니다. … [9] 주님의 눈을 내 죄에서 돌리시고, 내 모든 죄악을 없애 주십시오. [10] 아, 하나님, 내 속에 깨끗한 마음을 창조하여 주시고 내 속을 견고한 심령으로 새롭게 하여 주십시오. [11] 주님 앞에서 나를 쫓아내지 마시며, 주님의 성령을 나에게서 거두어 가지 말아 주십시오. … [16] 주님은 제물을 반기지 않으시며, 내가 번제를 드리더라도 기뻐하지 않으십니다. [17]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제물은 찢겨진 심령입니다. 오, 하나님, 주님은 찢겨지고 짓밟힌 마음을 멸시하지 않으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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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 다윗이, 제단 앞에 나아가 하나님과의 친교제를 드리고자 할 때마다, 그의 심령을 하나님 앞으로 다가가지 못하게 가로막는 것이 있었습니다. 그것은, 그 어떤 날 그가 범한 죄였습니다. 고인이 된 충신, 우리야 장군의 아내를 강간했던 일이었습니다. 날이 지나면 잊어지겠거니 했지만, 더욱 더 무게를 더하여 그의 영혼을 짓누르고 있었습니다.

제사 제물은 다 타고 재가 되었어도, 그 제물을 받아주셔야 할 하나님께서는 처음부터 그 친교제에 임하시지도 않으셨다는 자괴감이 그를 슬프게 만들었습니다. 어린 시절의 예배에서 마음 속에 느꼈던 그 감동, 그래서 날마다 새로운 시로 하나님을 찬양하던 그 감격이 아무리 기다려도 다시 찾아오지 않았습니다.

그런 세월이 흐르면서, 예배를 등한히 여기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하나님과 만나는 예배에 대한 그리움에, 다윗은 자신의 옛 가락으로 찬송을 읊어 보기도 했습니다. 사무치게 그립던 예배의 감동을 아쉬워만 하고 있던 어느 날, 하나님의 사람 나단이 찾아왔습니다.

나단으로부터, ‘회개하시오, 다윗왕이여!’ 라고 지탄을 받은 다윗은 매우 당황스러웠지만, 아무 반항없이 무릎을 꿇었습니다. “예, 제가 죄인입니다.” 그는 인간 나단 앞에 무릎을 꿇은 것이 아니었습니다. 하나님 앞에 항복을 하고 있었습니다. 죄인 됨을 스스로 인정했고, 하나님 앞에서 용서를 빌었습니다. 불륜의 씨앗으로 태어난 자식을 데려가시는 날도, ‘진노하신 하나님’ 앞에 용서를 빌었습니다. 다윗의 회개는 훌륭했습니다.

이윽고, 그가 예배를 회복한 날이 왔습니다. 회개하는 눈물로 제사를 드리면서, 감사의 시를 읊게 되었는데, 그것이 오늘의 시편 51편입니다.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제물은 찢어진 저의 심령입니다.” ‘찢어진 심령’ 이란, 하나님께서 찢으신 것이 아니라, 자기의 범죄로 말미암아 갈갈이 찢어지고 깨져나간 ‘거룩’을 말합니다.

다윗의 시편 제51편 속에서, 밀란의 암브로스도 울었고, 히포의 어거스틴도 울었고, 아씨씨의 후란시스도 울었고, 모든 믿음의 선배들이 울었고, 저와 여러분도 울게 했습니다. 비록 우리의 죄가, 예배의 감격과 감동을 한때 앗아갔어도, 우리에게 회개의 날을 허락해 주셔서, 다시 예배의 감격과 감동을 되찾게 해 주셨습니다.

회개 만이 예배를 예배답게 만들어 줍니다. 그래서 주님께서도 말씀하십니다. “그러므로 네가 제단에 제물을 드리려고 하다가, 네 형제나 자매가 네게 어떤 원한을 품고 있다는 생각이 나거든, 너는 그 제물을 제단 앞에 놓아두고, 먼저 가서 네 형제나 자매와 화해하여라. 그런 다음에 돌아와서 제물을 드려라.” (마 5:23)

우리 형제 자매와의 화해가 제사에 우선되는 일이라면, 그보다 몇 백 배 더 급한 일이 하나님과 화해하는 일이지 않겠습니까? 사순절이 우리에게 회개를 종용하고 있습니다.

<기도> 주 하나님, 저희 이웃과의 불화도 저희의 제사를 가로막고 있거든, 하물며 하나님과 불화한 상태에서 저희의 제사가 온전할 수 없음을 고백합니다. 주님, 저희의 회개를 온전케 하셔서, 저희의 예배도 온전케 해 주시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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