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력에 따른 말씀 묵상> (새번역)
요한복음 8장 3-11절. [3] 율법학자들과 바리새파 사람들이 간음을 하다가 잡힌 여자를 끌고 와서, 가운데 세워 놓고, [4] 예수께 말하였다. “선생님, 이 여자가 간음을 하다가, 현장에서 잡혔습니다. [5] 모세는 율법에, 이런 여자들을 돌로 쳐죽이라고 우리에게 명령하였습니다. 그런데 선생님은 뭐라고 하시겠습니까?” [6] 그들이 이렇게 말한 것은, 예수를 시험하여 고발할 구실을 찾으려는 속셈이었다. 그러나 예수께서는 몸을 굽혀서, 손가락으로 땅에 무엇인가를 쓰셨다. [7] 그들이 다그쳐 물으니, 예수께서 몸을 일으켜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너희 가운데서 죄가 없는 사람이 먼저 이 여자에게 돌을 던져라.” [8] 그리고는 다시 몸을 굽혀서, 땅에 무엇인가를 쓰셨다.
[9] 이 말씀을 들은 사람들은, 나이가 많은 이로부터 시작하여, 하나하나 떠나가고, 마침내 예수만 남았다. … [10] 예수께서 몸을 일으키시고, 여자에게 말씀하셨다. … [11] …“나도 너를 정죄하지 않는다. 가서, 이제부터 다시는 죄를 짓지 말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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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혼자 간음을 할 수는 없는 일입니다. 그런데 여자 한 사람만 붙들려 온 이유가 무엇인지는 나타나 있지 않습니다. 모세의 법 (레위기 20:10, 신명기 22:22) 을 충실히 지키려면 남자도 붙들어 와야 할 것이 아닙니까?
예수님께서 땅바닥에 뭔가 글을 쓰고 계셨다는 것 (본문 7, 8절) 이 무슨 글이었을까요? 제가 생각하는 바로는, 혹시 붙들려 온 여자에게, 간음하던 상대남이 현장에서 도주했다면, 그가 누구인지, 이름을 말하게 하자고 쓰고 계셨던지, 아니면 지금껏 그에게 와서 집적거렸던 남자들의 이름을 모두 열거하게 하자고 쓰고 계셨던 것이 아니었을까 상상합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 더 차원 높은 글을 쓰고 계셨을 테지, 저와 같은 속된 상상 정도의 글을 쓰고 계시지는 않으셨을 것으로 여겨집니다.
예수님께서는 살기등등하여 모여든 남정네들을 둘러 보시며 말씀하십니다. “죄가 없는 사람이 먼저 돌을 던지시오.” 모난 돌을 하나씩 손에 잡고, 누군가 첫번째 돌을 던지면, 그를 뒤따라 돌을 던지려고 준비하고 있던 사람들은, 예수님의 이 말씀에 ‘나이가 많은 이들로부터 시작하여’ 하나하나 돌을 버리고 떠나갔다고 했습니다.
나이가 많은 사람이 선량합니까? 아니지요. 아무래도 나이가 많은 사람이 죄를 더 많이 지었기 때문에 그랬던 것 같습니다.
거기 모여 들었던 사람들은 그래도 양심의 소리에 민감한 사람들이었던 모양입니다. 아마도 스스로 의인임을 자부하는 사람들이 꽤나 많은 오늘날 같으면, 그 여자는 벌써 돌에 맞아 죽었을 겁니다. 예수님의 위엄 앞이여서 그랬던지, 감히 ‘죄없는 사람’ 이라고 스스로 자부하는 사람이 하나도 없었습니다.
그런데 예수님께서 이 여자를 향하여 “나도 너를 정죄하지 않는다” 하신 말씀이 우리의 가슴을 울립니다. 죄는 그냥 사해 지는 것이 아니라, 죄의 대가를 대신 예수님께서 치르시겠다는 선포였기 때문입니다. 용서 받은 이 여자는 이제 죄에서 해방되었지만, 나중에 골고다에서 예수님께서 십자가에 달리실 때에, 이 여자의 죄를 위해서도 대신 피를 흘리셨기 때문입니다.
<기도> 주 하나님, 간음하다 잡혀 온 여자는 죽을 운명에서 건져 주시면서, 예수님을 죽일 구실을 찾고 있던 율법학자들과 바리새파 사람들에게는, 예수님께서 더 노출되시는 모습을 보며 감격합니다. 저희들이 하나님의 이름을 내세우면서, 하나님께 반역하는 무리 중에 있지 않게 하옵소서. 진실로 의와 사랑을 위해 살게 하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