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력에 따른 말씀 묵상> (새번역)
창세기 17장 1-4, 6절. [1] 아브람의 나이 아흔아홉이 되었을 때에, 주님께서 그에게 나타나셔서 말씀하셨다. “나는 전능한 하나님이다. 나에게 순종하며, 흠 없이 살아라. [2] 나와 너 사이에 내가 몸소 언약을 세워서, 너를 크게 번성하게 하겠다.” [3] 아브람이 얼굴을 땅에 대고 엎드려 있는데, 하나님이 그에게 말씀하셨다. [4] “나는 너와 언약을 세우고 약속한다. 너는 여러 민족의 조상이 될 것이다. … [6] 내가 너를 크게 번성하게 하겠다. 너에게서 여러 민족이 나오고, 너에게서 왕들도 나올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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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아의 세 아들이 셈, 함, 야벳입니다. 그런데 셈의 후손 중에 데라가 있었고, 그에게서 아브람(창 17장 이후에 ‘아브라함’이 됨)이 태어났습니다. 하나님께서 아브람을 택하시기 전, 그의 아버지 데라는 하나님이 아닌, ‘다른 신’ 곧 우상을 섬겼다고 전해지고 있습니다 (여호수아 24:2). 그러므로 하나님께서 아브람의 선조들의 신앙을 보시고, 그를 선택하셨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데라는 본래 바빌로니아 우르 지방에서 살고 있었습니다. 그가 어떤 일로 우르를 떠났는지 확실한 기록이 없습니다. 다만 모든 식솔들을 거느리고 서쪽으로 서쪽으로 하란까지 와서, 그곳에 정주했습니다. 말하자면 아버지 데라가 가나안으로의 이주를 결심했었습니다. 그러므로 가나안을 향해 떠난 것이, 어떤 신앙적 동기에서였다고 말할 수가 없습니다.
아버지 데라가 죽고, 아브람이 일흔다섯 살 나던 해에, 아브람은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았습니다. 그래서 온 가족과 더불어 가나안으로 이주했습니다.(주전 약 1921년) 그러나 기근으로 인해서 가나안에 머물지 못하고, 이집트로 내려갔다가, 다시 3년 후에 가나안으로 돌아왔습니다.
이 모든 과정에서 하나님께서는 아브람을 찾아와, 아무에게도 하시지 않았던 계약을 맺으십니다. 세 차례(창12:1이하, 15:1이하, 17:1이하) 에 걸친 계약 과정을 보면, 아브람이 하나님을 선택한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아브람을 선택합니다. 그런데 주의할 것은, 아브람의 어떤 점이 남달라서 하나님께서 그를 선택하셨다는 내용이 없다는 점입니다.
조건이 없는 선택이었습니다. 다만 하나님께서 아브라함과 맺은 계약의 내용을 보면, 과거가 아니라, 장차에 지켜야 할 약속을 주셨을 뿐입니다. “나에게 순종하라. 흠없이 살아라.”(본문 1절) 이 두 가지였습니다. 아브라함과 그의 후손들이 이 약속을 지키는 한, 그들은 하나님의 백성이 되고, 하나님께서는 그들의 하나님이 되시는 것이라고 하셨습니다.
아브라함 이외에도 하나님께서 친히 접근해 오신 이가 역사에 얼마나 있는지는 우리가 알 길이 없습니다. 다만 성경이 말하는 첫 사람은 아브라함입니다. 그의 자손이 큰 민족을 이루어, 나라가 섰고, 아브라함이 ‘축복의 통로’ 가 되었습니다.
선택은 오로지 하나님께서 하실 일입니다. 선택은 인간이 왈가왈부할 수 있는 일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오늘날 세계 어느 민족도 하나님의 부르심에서 제외되었다고 말할 수 없습니다.
그러므로 선택이 문제가 아니라, 선택받은 자가 감사함으로 하나님의 구원섭리를 받아들임이 믿음인 것입니다. 하나님께 “순종하며 흠없이 사는 것” 은, 하나님을 믿는 사람들의 자연스런 체질입니다.
이것은 생물학적 혈통으로 이루어지는 나라 (이스라엘) 를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이 문제에 대해서 사도 바울은 분명히 선언합니다. “유대 사람이나, 그리스 사람이나, 차별이 없습니다. … 주님의 이름을 부르는 사람은 누구든지 구원을 얻을 것입니다.”(롬 10:12-13)
<기도> 주 하나님, 보잘 것 없는 저희들을 부르시어 하나님의 백성으로 삼아 주심을 감사드립니다. 또한 저희가 감사하는 마음으로 하나님의 구원섭리를 믿고 따르게 하여 주심을 감사드립니다. 영원토록 하나님께 충성하며 살아가게 하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