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력에 따른 말씀 묵상> …………. (공동번역성서)
{ 구약 } 전도서 1장 2-11절 …. [2] 헛되고 헛되다, 설교자는 말한다, 헛되고 헛되다. 세상만사 헛되다. [3] 사람이 하늘 아래서 아무리 수고한들 무슨 보람이 있으랴! [4] 한 세대가 가면 또 한 세대가 오지만 이 땅은 영원히 그대로이다. [5] 떴다 지는 해는 다시 떴던 곳으로 숨가삐 가고 [6] 남쪽으로 불어갔다 북쪽으로 돌아오는 바람은 돌고 돌아 제자리로 돌아온다. [7] 모든 강이 바다로 흘러드는데 바다는 넘치는 일이 없구나. 강물은 떠났던 곳으로 돌아가서 다시 흘러내리는 것을. [8] 세상만사 속절없어 무엇이라 말할 길 없구나. 아무리 보아도 보고 싶은 대로 보는 수가 없고, 아무리 들어도 듣고 싶은 대로 듣는 수가 없다. [9] 지금 있는 것은 언젠가 있었던 것이요, 지금 생긴 일은 언젠가 있었던 일이라. 하늘 아래 새 것이 있을 리 없다. [10] “보아라. 여기 새로운 것이 있구나!” 하더라도 믿지 마라. 그런 일은 우리가 나기 오래 전에 이미 있었던 일이다. [11] 지나간 나날이 기억에서 사라지듯 오는 세월도 기억에서 사라지고 말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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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말씀 묵상 )> 이것은 어떤 허무주의 수필가의 문장처럼 보입니다. 이 본문만 놓고 보면 허무주의가 맞습니다. 왜 이 즐거운 명절에 이런 ‘제행무상’(불가에서, ‘우주 만물은 항상 돌고 돌아 한 모양에 머물러 있지 않음’을 가르치는 말)의 글귀를 읽으라고 지정한 것일까요?
그 이유는, 이 문장의 맨끝에 쓰여진 결론을 보면 알 수 있습니다. “그러니 좋은 날이 다 지나고 ‘사는 재미가 하나도 없구나!’ 하는 탄식 소리가 입에서 새어 나오기 전, 아직 젊었을 때에 너를 지으신 이(* 하느님)를 기억하여라.”(전도서 12:1) 이 얼마나 적극적인 유신론자의 권유입니까?
추석이면 생명의 순환을 다시 한 번 실감합니다. 작년 추석에 먹던 과일이 금년에 다시 익어 햇과일과 햇곡식들이 우리 소반에 놓입니다.
인생들은 기쁜 마음으로 햇 수확들을 맛보면서, 이 감사한 마음을 어디다 감사드려야 할는지 몰라, 앞서 이 인생을 살다간 조상들을 향하여 감사의 예를 드려야 한다며, 성묘를 하고, 제사를 지냈습니다.
우리의 생명과 삶을 베푸신 분이 하늘에 계신 하느님이신 줄을 모르던 시절의 일들이었던 것입니다.
개나 말도 제 명을 다 살면 떠나가듯, 인생도 흘러가면 그뿐인 줄 아는 사람들이 지금도 허다합니다. 그러나 그런 게 아닌 것을 우리는 이제 압니다.
인간에게는 사명을 주셨지요. 오늘보다 내일이, 나의 세대보다 후손들의 세대를 향해 나아지도록 설계하신 창조주 하느님의 소망이 있습니다.
아브라함의 하느님이요, 이사악의 하느님이요, 야곱의 하느님이신 홀로 한 분이신 하느님께서는 인류와 더불어 세상을 만들어 가실 뜻이 있으셨습니다. 그래서 인간의 생명은 덧없이 순환하는 것이 아니었고, 날마다 새로운 역사를 이루어가도록 설계되었습니다.
그래서 인간 각자는 나름대로 자신에게 부여하신 기회와 재능과 경험을 통하여 하느님과 더불어 짝(파트너)이 되어 하느님의 뜻을 떠받쳐 드리는 것이 인간의 사명인 줄 깨닫게 되었습니다. 족장 요셉이 그 일을 담당했고, 출애굽의 지도자 모세가 그랬고, 여호수아와 예레미야와 이사야가 모두 그 역할을 담당했습니다.
이윽고 ‘역사의 절정에’(히 10:26) 이르러, 하느님의 독생자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하느님의 뜻은 성취되었으며, 이 일의 뒷마무리를 베드로와 바울로, 어거스틴과 모든 믿음의 선조들을 통하여 이루어 가시고 계십니다.
이 추석에 우리는 우리의 분명한 자기인식을 다시 다짐합니다. 우리 인생은 덧없이 흘러가는 인생이 아닌 것을 고백합니다. 목적이 있음을 깨닫습니다. 하느님과 짝(파트너)을 이루어, 하느님의 구원의 섭리를 완성하는 데에 우리의 인생을 사용할 책임이 있는 것을.
세상에는 다양한 재능과, 능력과, 성품과, 관심과, 경험들로 준비된 사람들이 살고 있습니다. 어떤 이들은 일찍이 하느님께 헌신하여 하느님의 일에 동원이 되었지만, 어떤 이들은 아직도 자신의 사명을 찾지 못해 방황하고 있습니다.
여러분, 우리 각자의 삶을 통해서 이루어가시는 하느님의 역사의 한 국면 한 국면이 온전하고도 아름답게, 그리고 풍성하게 이루어지도록 우리에게 맡겨진 은사들을 가지고 마음과 힘을 기울이기를 이 추석에 다시 한 번 다짐합시다.
이것이 매년 맞는 우리의 팔월 한가위의 소망이요, 기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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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도> 주 하느님, 이 한 해의 결산을 시작하는 추수의 계절을 맞이하며, 저희의 삶을 돌이켜 생각할 기회를 주신 하느님께 감사를 드립니다. 저희에게 주신 기회와 재능과 경험을 통하여 하느님의 뜻을 이루어가는 동역자로 저희를 불러 주셨사오니, 이 사명을 잘 담당하도록 힘과 지혜와 순종의 믿음과 용기를 더하시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아멘.